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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공보험 쌍생아, 갈등과 경쟁 속 '성장가도'7월 1일로 통합 건강보험출범 11주년,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리 11주년을 맞는다. 우리나라 공보험은 1977년 11월 전국의료보험이 처음 도입된 이후 크고 작은 변화를 거쳐 단일보험체제로 확립됐다. '더 내는' 직장조합과 '덜 내는' 지역조합 간 치열한 논쟁 속 통합 공보험의 탄생은 '능력에 따른 부담, 필요에 따른 이용'을 기치로 우리나라 건강보험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었다. 2000년 7월 정부는 진료와 조제 직능을 분리하는 의약분업 제도 시행과 동시에 단일 보험자의 심사·평가 기능도 나눴다. 통합 공보험 출범과 심사·평가의 분리 징수·지급기능을 핵심으로 하는 건강보험공단과 심사·평가 전담 기관인 심사평가원의 분리 출범은 보험자에서 심사·평가 기능을 떼어내 공정성과 형평성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서 출발한다. 공단은 당시 139개로 산재해 있던 보험(조합)들의 완전 통합 시점인 2000년 탄생했다. 그러나 실질적 통합은 직장조합과 지역조합의 재정이 통합된 2003년 7월이라는 것이 공단 측 설명이다. 단일 보험자인 공단은 약가협상과 상대가치점수에 따른 요양기관 수가협상을 비롯해 급여비 지급, 부당청구에 따른 환수 등이 업무의 핵심이다. 약제비 증가와 함께 재정건전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불자로서의 공단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2006년 약제비적정화방안의 일환으로 시작된 약가협상제도와 2008년도분부터 적용되고 있는 요양기관 유형별 수가협상제도는 지불자로서 공단의 역할이 더 증대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보험자인 공단으로부터 요양기관과 약제 급여청구 심사·평가 기능이 분리, 독자 기관으로 출범한 심평원은 심사물량 폭증과 전자급여청구의 발달 등으로 전산기반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심평원은 전체 요양기관 99.9%의 전산청구를 바탕으로 현재 50%에 달하는 전산심사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으며 약제와 치료재료를 포함한 다양한 재원의 급여를 심사·평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시장형실거래가제도 시행과 기등재약목록정비사업, 요양기관 DUR 사업 등 정부정책을 핵심적으로 수행하면서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심사-환수 사이, 업무 중복 논란 비화되기도 양 기관의 이 같은 독자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한 몸'에서 비롯된 특성으로 기관별 기능에 대한 갈등은 여전히 잔존한다. 특히 최근까지도 기관 간 해석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부문은 심사와 사후관리를 둘러싼 재정절감 실적이다. 지난해 공단은 요양기관 부정·허위 청구 자동적발 장치인 '건강보험 급여관리 시스템( NHI-BMS, 구 FDS)'을 개발하면서 심사부문 업무 중복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심평원 심사와 NHI는 각각 사전-사후관리 기전으로 그 형식은 다르지만, 부당·부정 청구 적발이라는 공통분모는 이중심사라는 요양기관의 비판과 업무중복이라는 국회의 뭇매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공단은 부정·부당 적발을 강화시키는 것이 보험자로서의 당면 과제라고 강조한다. 의료소비 패턴 변화와 늘어나는 약품비, 급여비를 통제하고 재정절감 효과를 거두기 위한 방책이라는 것이다. 연 13억 건의 요양기관 청구 중 심평원에 제기되고 있는 이의신청이 연 11만건 수준에 삭감실적(적발)도 저조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해석이다. 반면 심평원은 지난 11년 간 사후심사 위주에서 적정급여 자율개선제 등 사전관리 정책으로 지향, 예방실적만 자체추산 4215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간극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공단-협상·지불, 심평원-심사·평가…업무 정교화 주목 끊임없는 업무 중복 논란에도 양 기관의 독자적 성장은 주목할만 하다. 공단은 지불자의 입장에서 재정악화를 이슈화시키면서 요양기관 수가협상과 약가협상, 더 나아가 지불체계 개편을 주도하고 있다. 약가협상의 경우 짧은 역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협상 기전을 연구하고 적용방안을 모색하는 등 정책 전반에서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경우 2005년 시범사업을 거쳐 2008년 독자적으로 실시, 올해로 3년째 접어들고 있다. 인력문제와 근무환경, 부당청구 및 기관관리 등 당면해야 할 난제는 산적해 있지만 유럽 선진국형 사회복지 지향에 발을 뗀 것에는 의미가 있다. 심평원 역시 기등재약 목록정비와 시장형실거래가, DUR, 가감지급사업 등 보건당국의 핵심 정책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고 의약품 유통의 과학적 관리를 통해 업무 스팩트럼을 다양화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1~2년새 연이어 도입된 기등재약 목록정비와 시장형실거래가, 가감지급은 심평원의 핵심 사업들로 급여 의약품의 수와 사용량, 비용을 선제적으로 통제한다는 의미에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전산심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동차보험 등 민간보험 영역의 심사도 위탁받을 예정이다. 출범 11년을 맞은 현재 공단과 심평원은 지불 및 심사·평가 기관으로서 각각의 독자 업무를 점차 정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경향은 약품비 통제 등 재정절감과 의료의 질 향상 등 보건의료 선진국들의 정책 흐름과 맥을 같이 하면서 보건의료와 제약 전반의 통제기전이 고도화될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2011-06-30 06:49:55김정주 -
제네릭 신뢰 형성, 시판 후 품질 관리에 달렸다생동조작 사건 이후 2007년부터 유지한 생동성시험 전(全)품목 실태조사가 올해부터 선별 품목 실태조사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이전 실태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생동성시험 기관은 실태조사가 면제된다. 그간 식약청은 15명 안팎 인력으로 신규 승인된 생동성시험의 실태조사를 모두 진행해 왔다. 생동성인정품목은 2007년 716개, 2008년 650개, 2009년 420개, 2010년 435개로, 약 2200개의 품목을 고작 15명이 실태조사를 진행해 온 것이다. 여기다 생동재평가로 들어오는 생동성시험 검토업무까지 감안하면 ‘어떻게 일을 했을까’ 정도로 업무량이 많았다. 사실 전품목실태조사는 생동조작 사건으로 땅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고자 식약청이 던진 승부수였다. 어느 나라도 '무식하게' 전품목에 대해 현장 조사를 실시하지는 않는다. 심지어 미국은 기초자료 조차도 전체의 20%(한국 100%)밖에 검토하지 않는다. 시판약 못미덥다…식약청 더 엄격해야 이제 식약청은 잘 못하는 기관만 골라 실태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생동성시험 기관 지정제’가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앞으로는 보다 합리적인 관리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렇듯 생동조작 후폭풍에 의한 비상시기는 끝이 나고 이제는 안정화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지난 초인적인 생동성시험 관리가 드디어 빛을 보고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생동성시험 신뢰회복이 금세 제네릭 신뢰 회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생동시험약과 시판약이 똑같냐”는 의심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7일 진행된 식약청-대한의사협회 생동성시험기관 공동실사에 참여한 의사들도 시판 의약품 품질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당시 이재호 의협 의무이사는 “일부 우려스러운 건 시간이 지난 의약품도 품질이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라며 “이러한 의약품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판약에 대한 품질평가 방법으로 의료계는 최근 무작위 추출 재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시판하는 의약품 몇몇을 골라 생동성시험을 통해 동등성 여부를 따져보자는 것이다. 이는 시판약이 허가 당시 품질과 다르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의료계는 국내 제약사의 생산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식약청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의료계의 불신이 예상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시판약을 생동성시험을 통해 점검하는 곳은 없다”며 “의료계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시판약은 현재 GMP(우수제조·품질관리기준)제도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는 게 식약청 입장이다. 특히 제네릭 허가심사가 생동성시험을 통해 철저하게 이뤄지는 것처럼 허가 이후 시판약도 선진 GMP 제도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테면 시험약과 동일한 제조방법과 공정에서 시판약이 만들어지고 있고, 제조환경에 변화가 생기면 생동성시험을 재실시하는 방법으로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이미 검증된 시판약까지 생동성시험으로 품질을 검증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반해 전문가 그룹에서는 제네릭 품질의 의심을 가진 세력이 많은만큼 제약사와 식약청 스스로 신뢰 확보 차원의 '행동'도 보여줄 ?요가 있다고 말한다. 변진옥 박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제네릭의 질을 담보해내지 못하면 어떤 정책을 써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나 제약사 모두 사후관리 강화나 실증연구 등을 통해 이런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김진현 교수도 "사후관리를 통해 부적합 품목을 과감히 퇴출시키는 조치를 보여야 한다"며 식약청의 미온적인 품질관리 정책을 비판했다. 사후관리 강화 필요성 '인정'…홍보가 최우선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제네릭 품질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식약청도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론에서 외부 목소리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심포지엄에서 식약청 정수연 약효동등성과장도 “허가받을 때와 똑같은 상태로 품질을 유지하는 게 식약청의 향후 가장 큰 숙제”라며 사후관리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일환으로 지난 5월에는 생동인정품목에 대한 기획점검을 처음으로 실시하기도 했다. 선진GMP 도입 이후 지난 4년간 지도·교육에 매진했다면 연착륙을 이룬 지금부터는 엄격한 잣대로 단속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제 걸음마 단계지만 해외 제조소에 대한 사후 방문도 작년부터 시작됐다. 작년 2곳에 이어 올해 미국, 인도 등 해외 소재의 제약공장 3곳을 방문해 품질을 점검할 예정이다. 식약청은 그러나 행동도 중요하지만 신뢰 회복의 열쇠는 '홍보'에 있다고 보고 있다. 현 제도의 이해부족이 불신을 더욱 부채칠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도 지난 3월 열린 생동성시험 간담회에서 "잘 모르는 사람이 문제를 제기한다"며 "모르는 사람의 의견을 가르치고 설명하고 참여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제네릭 신뢰 회복의 가장 중요한 잣대"라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이에 향후 방안으로 의·약사 등 전문가 대상 집중 홍보 및 일반 소비자 대상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다. 최근엔 일반인 대상으로 생동성시험 홍보 리플릿도 마련했다. 또한 오는 12월에는 지난 5월에 이어 또한번 의료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생동성시험 기관 탐방도 가질 계획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생동시험약과 시판약이 다를 것이라는 오해를 바로 잡아줄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는 생동성시험 운영 및 GMP 등 사후관리 제도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2011-06-29 06:50:00이탁순 -
"오리지널도 생동시험 똑같지 않을 때 있다"대부분 국가들이 제네릭 약효검증 척도로 생동성시험을 활용한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도 우리나라처럼 제네릭의약품 허가를 위해서는 생동성시험을 필수로 여기고 있다. 미국 FDA의 경우 제네릭의약품 허가 시 제출자료 적용 우선순위로 첫번째가 생동성시험, 이어 약력학 시험, 비교임상시험 순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정과도 다르지 않다. 생동성시험은 대게 20~30대 건강한 성인 약 30명을 대상으로 2주간에 걸쳐 진행된다. 국내에서는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 남학생들이 주말을 이용해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사례비는 40~50만원 정도. 대학병원보다는 각 CRO(분석기관)들이 지정한 지방 중소병원에서 진행하는 일이 잦다. 그 이유로 대학병원 교수들이 연구논문을 위해 생동성시험보다는 임상시험을 선호하는데다 환자가 아닌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해 병원매출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항간에는 대학병원에서 생동성시험으로 돈만 벌었어도 의사들이 괜한 불신은 갖지 않았을 것이라는 우수개소리도 있다. 하지만 최근 개량신약 임상시험이 늘면서 그 과정에서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대학병원도 증가하고 있어 생동성시험에 대한 의료계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생동 분석기기 면적당 세계 최다…데이터 조작 꿈도 못꿔 피험자들은 채혈 하루 전 병원에 입원해 준비를 하고 다음날 아침 공복 상태에서 그룹별로 시험약 또는 대조약을 투여 받는다. 투여 30분 이후부터 채혈을 하게 되는데, 보통 1분 간격으로 최소 12번 혈액을 채취한다. 다만 반감기가 긴 약은 채혈횟수도 늘어난다. 똑같은 방법으로 일주일 후에는 시험약과 대조약을 바꿔 복용하며 채혈을 진행한다. 이렇게 확보된 피험자의 혈액은 혈장만을 분리해 초저온 냉장고에 보관하고, 분석기관에 가져와 동등성 여부를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 엉뚱한 약을 먹으니 부작용이 걱정되는 건 당연지사다. 실제로 부작용이 큰 것으로 알려진 일부 정신분열증약이나 골다공증약 투여 시에는 구토 등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업계는 전한다. 이런 약들은 안전성을 감안해 사례비도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부작용이 있다 해도 대부분이 경미한 수준이다. 특히 피험자 보호를 위해 시험 전 서약과 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는데다 철저한 건강검진을 통해 대상을 선별하고 있어 안전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다. 한번 시험에 참여한 사람은 이후 3개월 동안은 시험에 참가할 수 없다. 국내 생동성시험 분석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 중심에는 뛰어난 인재풀과 많은 경험, 최첨단 실험장비가 한몫을 하고 있다. 생동성시험 분석기관 태동기인 2000년대 초반에는 2~3곳의 기관들이 실적의 대부분을 나눠갔지만 지금은 20개가 넘는 기관들이 제약사 수주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경쟁은 질적 업그레이드를 불러왔고 한 대에 5~6억원씩 하는 분석기기도 이제는 흔한 게 됐다. 국내 CRO(분석기관) 한 관계자는 “생동성시험 분석기기(LC/MSMS) 총 보유 숫자로 봤을 때는 미국과 중국이 가장 많지만, 면적당 보유대수를 보면 우리나라가 월등히 앞선다”고 말했다. 최근엔 다국적제약사도 국내 CRO에 분석을 의뢰하는 등 국내 분석능력은 이미 세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CRO 한 대표는 “신약개발을 위해 다국적제약사 본사에서 시판 중인 약에 대해 동등성을 의뢰한 적이 있다”며 “당시 오리지널 명성에 걸맞지 않게 비동등 결과가 나왔지만 서슴없이 데이터를 본사에 보냈다”고 자랑했다. 2006년 사건처럼 연구원이 생동 데이터를 조작하는 일은 꿈도 꿀 수 없다. 생동조작 파동 이후 자료조작방지프로그램(Audit Trail;컴퓨터 기록 자동 저장 장치)설치가 의무화된 데다 컴퓨터 원본파일도 매번 식약청에 제출하고 있어 데이터 조작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은 사라졌다. 게다가 시험 종료 후 빠짐없이 식약청이 실태조사를 나와 원본파일과 결과보고서 데이터가 동일한 지를 대조해보고 간다. 생동조작은 ‘과거의 일’이라고 분석기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생동성시험이 부정확해 국내 제네릭을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여전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역설적으로 “오리지널도 동등하지 않을 때가 있다”며 일침을 가한다. 국산 제네릭만 문제 있다는 시각은 '오해'에서 비롯 CRO 한 관계자는 “생동성시험을 분석하다보면 수입 오리지널 의약품이 혈중농도가 다르게 나올 때도 있다”며 “국산 제네릭만 문제 있다는 시각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아주 드물지만 대조약으로 쓰인 오리지널 제품의 수치가 다르게 나와 시험약을 비교하는 데 애를 먹은 적이 있다”며 사실을 뒷받침했다. CRO 업계는 생동성시험에서 비동등이 나올 확률이 전체의 5% 정도밖에 안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 학술대회에서 식약청 정수연 약효동등성과장이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5% 가운데는 사람마다 약물반응이 다른 이른바 ‘고변동성 약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역시 피험자를 늘려 재시험했을 때는 적합한 결과가 나온다고 업계 관계자는 덧붙였다. 생동조작 이후 여태껏 신규 허가를 위한 생동성시험에서 부적합이 나온 사례는 없다. 이는 식약청에 모두 적합한 결과보고서가 제출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태조사에서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건 데이터 신뢰성은 확립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해석이다. 또한 매년 실시되는 생동성시험 기관 실태조사에서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기관도 전혀 없다. 식약청 관계자는 "일부 보완건수는 있지만 심각한 부적합 사례는 여태껏 없다"며 "보여줄 게 없다"고 되레 미안해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최소한 생동성시험만큼은 완벽한 관리 하에 진행되고 있지만, 인식수준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2011-06-28 06:50:00이탁순 -
"그때 그 제네릭들은 '밀가루약'이 아니었다"지난 5월 12일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예상을 뒤엎는 판결이 나왔다. 생동재평가를 통한 허가취소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D사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난해 1심에서도 법원은 1차 생동성시험 결과만을 근거로 허가를 취소한 식약청의 조치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만일 대법원에서도 1, 2심과 같은 판결이 나온다면 이 약은 허가 취소된 지 2년 여 만에 되살아날 수 있다. 무엇보다 효과가 없는 ‘밀가루약’이라는 누명을 벗게 된다. 의협 자체시험 결과 '동등성 부적합' 나와 D사가 억울하다고 전한 약은 ‘심바스틴정20mg'이다.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치료제로, 조코정(한국엠에스디)의 제네릭이기도 하다. 이 약은 원래 생동조작 사건 이후 식약청이 지난 2007년부터 진행한 1차 생동재평가 대상품목은 아니었다. 생동재평가는 2006년 생동조작 사건 당시 생동성시험자료가 없거나 검토가 불가능한 제네릭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 약은 어떻게 보면 의료계의 불신이 발단이 됐다. 2007년 1월 대한의사협회는 자체적인 조사를 통해 시중 유통 중인 3개 의약품이 오리지널과 동등하지 않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식약청이 자료조작 혐의로 허가취소한 115품목말고도 약효를 확인할 수 없는 제네릭이 더 있을 것이라는 의심에서 비롯된 시험이었다. 당시 의협이 문제를 제기한 약은 고지혈증약 심바스타틴을 비롯해 항진균제 이트라코나졸, 고혈압약 펠로디핀 등 3개였다. 식약청은 의협 발표 즉시 이들 약을 1차 생동재평가 대상으로 포함하고, 당시 구성된 생동성시험특별심의위원회를 거쳐 생동성시험계획서를 심의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지난 2009년 3월 식약청은 1차 생동재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심바스타틴 제제 14품목이 오리지널과 동등하지 않다고 판명돼 허가가 취소됐다. 의협에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바로 그 약이었다. 14품목은 모두 D사가 진행한 생동성시험을 통해 허가받은 같은 약이다. D사는 억울했다. 재평가를 위해 다시 진행한 생동성시험에서 적합한 결과가 나왔던 것이다. 사람마다 약물반응이 다른 '고변동성 약물' 고려 안해 생동성시험은 피험자들이 시험약과 대조약을 투여해 나온 혈중농도의 중간값으로 동등성을 확인한다. 이 때 시험약과 대조약이 80~125% 신뢰구간에 걸쳐야 적합 판정된다. 쉽게 말해 피험자들의 약 흡수율이 같은지를 보는 것이다. D사는 첫 번째, 두 번째 시험에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피험자 수를 54명으로 늘려(1, 2차 때는 30명) 재시험한 결과에서는 신뢰기준을 통과했다. 오리지널 약물과 동등하다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D사는 1, 2, 3차 시험결과를 모두 식약청에 제출했다. 식약청은 그러나 당시 기준을 들어 1차 시험 외에는 추가시험을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1차 시험 결과대로 오리지널과 같은 효과를 내지 못한다고 봤다. 식약청이 생동성시험을 1회에 한해 추가시험을 인정한 것은 2008년 7월부터다. D사가 식약청에 생동성시험계획서를 제출한 게 2007년 4월이라고 보면 식약청의 결정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당시나 지금이나 추가 시험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추가시험은 생동성시험을 진행하는 해당병원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통과하면 문제없이 진행해 왔고, 식약청도 이에 별다른 제제를 가한 적이 없다”며 식약청의 행정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바스타틴 제제처럼 개개인마다 흡수율이 다른 ‘ 고변동성 약물’의 경우 피험자 수를 늘려 추가시험을 진행하는 게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변동성 약물은 흡수율에서 개인차가 워낙 크다 보니 혈중농도의 평균값을 내는 생동성시험에서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 이에 대부분은 피험자수를 늘려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시간과 비용이 증가해 업계는 고변동성 약물은 기준값을 완화해달라고 식약청에 요청하고 있다. 고변동성 약물로 알려진 의약품은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약,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약 등이 대표적이다. 식약청은 당시 특별위원회를 통해 심의된 시험계획서는 1회 시험만 인정하고 있다며 허가취소는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은 그러나 식약청이 직권조사를 통해서라도 생동성을 규명할 수 있는데도 단순히 기준을 근거로 1차 시험결과만을 인정해 허가취소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D사 측 변호를 맡은 진현숙 변호사(법무법인 화우)는 이에 대해 “이번 판결은 의약품 재평가의 효능 입증 책임을 식약청도 있다고 봤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생동성시험 결과가 의약품 효능여부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법원의 판단은 오리지널과 다르다는 오명을 벗긴 셈이다. 1차 생동재평가 결과 당시 주요 언론들은 이전 생동조작 사건을 떠올리며 의료계의 ‘밀가루약’ 주장을 팩트삼아 국산 제네릭의 품질 신뢰성을 의심했다. 특히 의협에서 문제 제기된 약이 ‘오리지널과 동등성 부적합’이 나오자 비난은 더 거셌다. 생동조작으로 잃었던 신뢰가 이 사건으로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추락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그때 그 약은 결코 ‘밀가루약’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다.2011-06-27 06:50:00이탁순 -
"범죄자도 아닌데 신분 감추고 영업해야 하니…"업무를 마치고 그를 만난 건 5월 중순 영등포 어느 고깃집에서다. 그를 이 자리로 불러내 앉히기까지 참 어려웠다. 바야흐로 때가 공정위, 검찰 등 리베이트 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던 시기라 제약회사에서 영업 사원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빡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고초려(?) 끝에 그는 인터뷰에 응해줬다. 그는 기자와 만남이 부담됐는지 후배 한 명을 데리고 나왔다. 민감한 시기인만큼 업무 얘기를 하기까지 쉽지 않았다. 술이 몇 잔 들어가고 나서야 마음 속 갇혔던 얘기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한 말은 "더 이상 못 해 먹겠다"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아무리 힘들어도 의사들 비위만 맞춰주면 실적이 나왔는데 거래처도 맘대로 드나들기 힘들어진 요즘은 실적 채우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고민을 했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워낙 활달한 성격탓에 주위에 사람들을 몰고 다닌 그였다. 제약회사 영업직으로 취직하게 된 계기 역시 이런 그에게 친한 선배가 영업직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영업이 성격에 잘 맞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가 열심히 한만큼 실적도 따라줬고, 회사에서도 그의 능력을 인정해 입사 동기들보다 인센티브도 많이 받았다. 월급도 남부럽지 않게 받았기 때문에 같이 졸업한 친구들보다 사회 생활에서 한발 앞서나간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뭐 물론 실적 올려 보려고 안 해 본 것이 없긴 해요. 처방 바꿔준다고 해서 의원 청소 해주는 것은 다반사고 심지어 이삿짐까지 날라줬어요. 한 번은 아는 의사 분 동생이 카드 회사에 다니는데 실적을 채워야한다고해서 카드 영업까지 대신 해 줬을 정도니까요. 술 접대는 말할 것도 없고요." 영업직이라는 게 오장육부를 꺼내 놓고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런 일 이 힘들지는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그에게 스트레스가 심해진 것은 최근 들어서다. 제약사 리베이트 이야기가 공중파에서 적나라하게 다뤄지면서부터 고민이 깊어졌다. "공중파에서 제약사 리베이트가 다뤄지자 걱정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친구가 점점 늘더군요. 자격지심인지는 몰라도 의원에 가서 기다릴 때 환자들의 보는 눈도 곱지 않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를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그가 천직으로 생각했던 영업 자체를 못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얼마 전에 아는 영업 사원이 의원을 나오다가 불심 검문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부터 정장 차림이 세미 정장이 간편한 복장으로 바꿔 입으라는 지시가 내려왔어요. 범죄자도 아닌데 신분까지 감추고 영업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짜증이 났어요. 이제 영업 사원이 잠재적 범죄자가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에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실제 이 날 만났던 두 명 모두 넥타이를 하지 않은 차림새였으며, 한 명은 청바지에 상의를 걸친 모습이었다.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먹는 술의 양도 늘었지만 속에 있는 고민을 얘기도 같이 들을 수 있었다. 바로 요즘 제약사 영업 사원들이 누구나 한 번 쯤은 고민해 봤을만한 이직 문제였다. "얼마 전 아는 의사 분 장례식에 갔었는데, 거기에 외자사 관리자급 직원이 왔더라구요. 외자사로 이직할 때 추천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의사보다 더 극진하게 대했어요. 요즘 같은 때에 국내사에 답이 없다는 생각때문에 외자사로 이직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주위에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직원들이 아마 한 둘이 아닐 거에요." 외자사로 이직을 원하는 이유는 뭘까. 그는 대우가 좋은 점도 한 몫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회사의 실적 압박에서 우선 벗어나고 싶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상대적으로 외자사의 실적 압박이 더 적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를 떠나려는 직원 중에는 격해지면 다 까발리고 나갈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요즘 내부 고발이다 뭐다 말이 많은데 그건 솔직히 아니라고 봐요. 내부 고발을 하면 제약사도 휘청하겠지만, 정작 가장 힘들어지는 건 거기서 일하는 직원들이거든요. 뭘 알고 있더라도 어차피 나간다고 마음을 먹었으면 그냥 조용히 떠나는게 맞는 것 같아요." 이직 얘기가 길어지자 그는 조심스레 자신의 현 상황을 털어놨다. 그 역시 전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저도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드네요. 여기를 떠나려고 마음을 먹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이제는 정말 떠나려구요. 요즘 보험 관련 자격증 공부도 하고 있고, 이제는 여기 있을 날도 얼마 안 남았은 것 같네요." 새벽까지 이어지는 긴 술자리였지만, 그의 답답한 마음을 해소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그는 "언제 또 볼 지 모르겠지만 그 때는 좀 밝은 얘기로 술 자리를 하고 싶다"며 마지막 잔을 들었다.2011-06-15 12:29:42최봉영 -
"재수해서 의사 됐는데…" 38세 봉직의사의 한숨"수능 1% 였어요. 앞만 보고 달렸죠." 진료를 마친 서울소재 중소병원 봉직의 A씨(38)를 만난건 5월 초, 사당의 한 횟집에서다. 소주 한잔을 입안에 털어내며 "갓 봉직의를 시작한 내게 물을게 뭐냐"는 A씨의 말에 기자는 차마 "리베이트"라는 말을 다 꺼내지 못했다. "리베…."라는 단어를 내뱉자 그는 또 다시 소주 한잔을 비워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술을 마셨을까. 그는 "파란만장한 내 과거 이야기를 들어보겠느냐"면서 입을 열었다. A씨는 9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의 한 전문대를 입학했다. 지금은 4년제 대학교와 통·폐합되면서 인지도가 나아졌지만, 그가 입학할 당시만 해도 '전교 꼴지'들이 모이는 학교였다. 회의감을 느끼던 A씨는 군 입대를 택했다. 전역 이후 복학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법한 "복학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삶을 살아보자"며 A씨는 무작정 재수학원을 등록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그의 부모님은 자식의 도전을 말릴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다면 한다"는 A씨의 의지를 믿었던 친구들이 알음알음 학원비를 보탰다. 목표는 상위 1%만 간다는 의대로 정했다. 친구들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의사가 되면 주변 사람이 아플때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그의 머리를 스친 것이다. 수능 점수는 가고 싶은 의대를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 그는 집안 사정을 고려, 장학금을 받고 다닐 수 있는 서울의 모 의대를 선택했다. "재수학원까지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다닐 수 있었지만, 6년동안 비싼 등록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깜깜했다"는 그는 인턴시절까지 과외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벌었다. 그렇게 의예과 2년, 본과 4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펠로우 3년이라는 시간동안 모 의대를 떠난적이 없었다. 레지던트 시절 소개로 만난 평범한 여자와 결혼도 했다. 펠로우 생활로 한창 바쁠 때 첫 아이를 품에 안았다. 이제 그의 마지막 꿈은 의대 교수로 학교에 남는 일이었다. 하지만 교수가 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꼭 시켜주겠다"면서 달콤한 말로 유혹하던 집도 교수도 결국은 T.O 문제로 그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끝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A씨는 또 다시 술잔을 비워냈다. 이야기를 시작한지 1시간을 막 넘겼지만, 소주병은 벌써 3병째다. 당장 개원을 하고 싶었지만 개원 실패로 아픔을 겪었던 선배를 많이 봐온지라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는 A씨. 결국 "당분간은 월급쟁이로 살자"는 생각으로 중소병원에 취업했다. "페이가 어느 정도"냐고 살짝 묻자 그는 "한달에 1000만원 이상은 받고 있다. 나중에 자식을 나아서 의사를 시키면 초반에 고생은 하더라도 40대 이후부터 돈은 많이 벌 것"이라고 말하는 A씨의 목소리가 커졌다. 술때문에 거나해진 그는 "재수 시절 꿈꾸던 의사의 이미지와 현실의 내 모습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언급했다. "리베이트? 우리나라 의사들 모두가 리베이트로 먹고 살려고 하는 것 같느냐"면서 A씨는 지난해부터 의사 '연관검색어'가 될 정도로 못 박힌 리베이트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갓 봉직의 생활을 시작한 탓에 병원에서 제약회사 직원을 만난적은 없지만, 대학시절 리베이트로 운영되던 의국비를 떠올렸다. 그는 "30대 초반의 레지던트 대다수는 결혼을 한 사람들"이라며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한 월급으로 의국 운영비까지 충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의국 운영이나 행사, 학회 참가 등은 제약회사의 도움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30대 후반, 40대 초반이나 돼야 연봉 1억 5000만원 수준이지, 레지던트, 펠로우 시절에는 평범한 직장인과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면서 무조건 의사에게 '노블리스오블리제'를 원하면 안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걸어온 세월을 이야기 하면서 연거푸 소주를 마신탓에 주량을 넘어섰다는 A씨는 "모든 난관 다 극복하고 의사가 됐는데, 사회는 우리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술집을 나갈 채비를 하던 그는 "요즘 같은 때는 괜히 의사가 된 것은 아닌지 후회를 거듭하게 된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2011-06-14 12:25:00이혜경 -
의약, 치열한 공방전 예고…재분류 논란은 산으로"전문약에서 일반약, 일반약에서 의약외품 전환이 물 흐르듯이 이어져야 한다."(대한약사회 박인춘 부회장) "우선 국민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외품전환 논의부터 하고, 재분류는 큰 틀에서 장기적으로 논의하자."(의사협회 이재호 의무이사) 의사협회와 약사회 관계자가 지난 11일 KBS 심야토론에서 언급한 말들이다. 15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는 일반약에 대한 조치 외에 의약분업 이후 사실상 방치돼 온 일반-전문약 '스위치'(전환)를 다루기로 해 의약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반-전문약 스위치와 일반약 외품전환, 슈퍼용 자유판매약 도입 필요성을 바라보는 의약단체간 접근법은 천양지차다. KBS 심야토론은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약간 기싸움의 일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약사회는 논의안건에 대한 '일괄타결'을, 의사협회는 우선순위에 따른 '선별타결'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합의를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일반-전문 '스위치'=그렇다면 복지부는 어떤 카드를 제시할까? 의약품정책과 김국일 과장은 일반약 분류와 마찬가지로 스위치 부분도 정해진 게 없다고 일축했다.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의 몫이라는 것인데, 복지부의 방안은 서울신문의 단독보도에 의해 일부 알려졌다. 비만약은 일반에서 전문으로, 라니티딘 등 전문약 10개 성분은 일반으로 분류하는 방안이 그 것이다. 이는 복지부가 그동안 수행해온 연구용역을 통해 확인한 국내와 해외에서 다르게 분류돼 온 의약품 사례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 다시 말해 복지부는 기존 연구실적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스위치 방안을 마련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시메티딘과 파모티딘, 로페마이드, 라니티딘, 데펜하이드라민, 펠로우스 그루코네이트, 아이론 프마레이트 등 7개 성분은 국내에서는 전문약이지만 미국과 일본, 영국에서는 일반판매약으로 분류돼 있는 성분이다. 니자티딘, 오메프라졸, 로라티딘 역시 국내에서는 전문약으로 분류돼 있는 반면, 미국과 영국에서는 일반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들 성분은 전문약에서 일반약 스위치로 우선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일반약인 이부프로펜, 염산디싸이클로, 살부타몰, 돔페이돈, 우르소덱스목시콜린, 에리스로마이신, 염산테르비나핀, 아시클로버 등의 성분은 미국이나 일본, 영국에서 처방약으로 분류돼 있어 역스위치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할만한 의약품 재분류안은 경실련이 2008년 복지부에 제출한 조정신청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복지부는 당시 경실련이 조정신청자가 될 수 없다는 결격사유를 이유로 신청서를 반려하는 대신, 식약청에서 재분류시 참고하도록 통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실련의 이 분류안은 단체에 직간접적으로 몸담고 있는 의사들이 직접 검토한 내용이다. 경실련은 우선 일반에서 전문 역스위치 대상으로 항생제 성분의 외용제를 거론했다. 대상은 클린다마이신, 겐타마이신, 가나마이신, 테트라사이클린 등이었다. 반면 상부위장관 운동에 작용하는 약, 급성위염에 단기 사용하는 약, 변비약 등의 일부와 오마코연질캅셀, 인공눈물제제, 응급피임약인 노레보 등을 일반약 스위치 대상으로 분류했다. 성분은 듀스타파린, 포리부틴, 레보설프라이드, 이토프라이드, 라니티딘, 패모티딘 등이다. 경실련 김태현 정책실장은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일부 일반약 슈퍼판매와 함께 일부 전문약에 대한 일반약 전환은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특히 "응급피임약은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인 데다가 정부가 낙태수술 금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시급히 전환시켜야 할 품목"이라고 말했다. 전문약에 대한 일반약 스위치 활성화에 무게를 둔 주장이다. 충북의대 김헌식 교수는 의료정책연구소가 의뢰한 연구보고서에서 2000년 의약품분류 중 문제 사례로 해열소염진통제(NSAID), 근이완제, 소화기계 진경제, 혈관보강제, 진해거담제, 소화성궤양용제, 기타 소화약제 일부 성분을 거론하며,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분류 논란은 의약간 대척점, 속칭 '밥그릇' 싸움으로 비화될 소지가 커 협의가 쉽지 않다. 의약단체는 의약분업 이후 재분류 필요성을 거듭 제기해왔다고 주장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김헌식 교수에 따르면 의약분업 시행 이후 11년 간 린단제제, 슈도에페드린제제, 조인스정, 리노에베스텔캡슐, 다이안느35 등 안전성 정보에 의한 후속조치 또는 효능효과 변경으로 5건이 일반에서 전문으로 전환한 사례 외에는 스위치 사례가 없다. 최근에는 푸로스판시럽이 재평가를 통해 전문에서 일반에서 전환됐지만, 이 제품은 오리지널은 전문약, 제네릭은 일반약으로 허가됐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분류소위에 대한 회의론=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가 한꺼번에 일반-전문 스위치, 일반약 외품전환, 슈퍼용 일반약 도입을 논의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복지부 손건익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소분과위원회에서 검토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얻었다"고 말했지만, 법률문제와 현실 간 간극은 무시될 수 없다. 강원약대 이범진 교수는 "현실적으로 12명의 위원이 분류를 진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전문가 인력을 보강해 충분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박인춘 부회장은 "재분류에 찬성한다. 하지만 정부가 미리 정해놓고 제대로 된 재분류 논의 없이 일반약 외품전환에만 초점을 맞출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반-전문약 스위치와 외품전환을 한꺼번에 논의해 일괄타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소화제 등 일부 일반약을 약국 밖으로 내주는 만큼 응급피임약 등을 전문약에서 뺏어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셈법에 기반한다. 대한의사협회 이재호 의무이사는 그러나 "소분과위원회는 자문기구다. 여기서 재분류를 논의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시간도 너무 부족하다. 일단은 일반약 중 몇개만이라도 외품으로 전환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맞섰다. 소분과위원회 인적 구성에 대한 이견도 제기됐다. 의약단체 각 4인, 공익대표 4인은 정치적 합의를 위한 성격으로 재분류를 위한 전문적 판단을 이끌어낼 논의구조로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김헌식 교수는 의약품 재분류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이해당사자 간 협상에 기반한 의약품 분류 및 재분류는 과학성이나 전문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좀더 많은 전문가들이 깊이 있게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임시 위원회나 연구팀 등에 임상 전문의들이 참여해 전문지식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재분류 논의의 의미와 전망=소분과위원회 논의는 산 너머 산이다. 복지부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급한대로 외품전환 대상을 우선 선별해 고시개정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이 우여곡절을 거듭하면서 적은 규모에서 봉합만 이뤄져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바로 안전성 정도에 따라 전문→일반→슈퍼용약→의약외품 순으로 흘러가는 재분류 활성화의 중요한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한편 의약단체는 논란과정에서 또 한번 밥그릇 싸움 양상을 노출시키면서 전문가주의에 대한 불신을 자초했다. 의약품 안전성에 대한 이중잣대 때문이다. 약사회는 일반약도 의약품인 만큼 부작용 우려가 있고 오남용 소지를 차단해야 한다는 이유로 약국외 판매 반대 논리를 폈지만, 거꾸로 스위치 논의에서는 안전성이 입증된 약이 전문약으로 묶여 있어서 국민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협회 또한 안전성이 입증된 일반약은 슈퍼에서 팔아도 하등의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작 수십년 간 안전하게 사용돼 온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에 대해서는 '약은 질병치료의 일부이고 치료과정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가 더 잘 안다'는 논리로 역스위치에 반감을 드러냈다. 의료계는 2006년 일반약 복합제 비급여 전환 논의 때는 130개 품목을 전문약으로 재분류해야 한다고 주장 중앙약심에서 심의를 진행하기도 했었다.2011-06-14 06:50:00최은택 -
생활인과 전문가의 갈림길…"나, 너무 힘들어요"기자가 밤 9시를 넘겨 A약사를 찾았을 때도 약국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매일 밤 10시까지 약국을 지킨다는 그의 얼굴에는 다소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자리를 옮겨 인근 횟집 한 구석에 앉기가 무섭게 늦은 술자리를 강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답이 돌아왔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이제 30대 중후반으로 접어드는 A약사는 오히려 기자가 무엇을 궁금해 하는 지에 더 관심이 쏠리는 것 같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는 정말 약사가 되고 싶었을까? "솔직히 말해 의대와 약대를 동시에 지원해 약대만 합격했지만 약사가 된 것에는 후회가 없습니다. 어쩌면 약사가 되고 싶었을 지도 모르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직업. 약사로서 전문가 정신을 갖고 충분히 그에 걸맞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잖아요." 그가 약사의 길을 선택한 것에는 구약사회 임원까지 지낸 선친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대를 이어 약사의 길을 택했다는 듣기 좋은 소리가 그에게 달갑지만은 않았다. 과거 그가 보고 자라온 약국들은 전문가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그야말로 동네주민들의 사랑방이었다.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이 혼재된 만큼 합법과 불법의 경계도 모호했다. "당시 약국들은 약사 가족의 의약품 판매가 일상적이었어요. 아직도 어머니는 약사 가족이 약을 판매하고 조제하는 것에 문제 의식을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막상 약대에 진학하니 그게 너무 싫더라구요. 때문에 아버지와도 험한 말까지 하면서 많이 싸웠죠. 집안에 신세를 지고 싶지 않았던 것도 그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때 마침 의약분업이 시작됐다.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약국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졸업 후 2년 만에 약국을 열었지만 세상은 그의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선배 약사들은 몫 좋은 병의원 인근 자리를 차지했고 기존 약국가의 병폐들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연거푸 소주를 들이키던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분위기가 다소 무거워졌다는 생각에 급히 화제를 취미생활로 돌렸다. 그러나 그는 밤 10시까지 약국을 하면서 제대로 취미생활을 즐길 시간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약사들의 근무시간은 이미 주40시간을 넘기고 있지만 사회는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는 불만이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불만은 자연스럽게 대한약사회로 향했다. 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5부제? 하라면 하겠습니다. 하지만 5부제가 시행되도 일반약 약국외 판매 요구는 또 나올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 이후 약사회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대책이 있는 지도 모르겠고 있더라도 회원들은 알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약사회는 상황이 급하니 일단 5부제를 하자고만 합니다. 만약 5부제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약사회는 심야응급약국 때처럼 또 회원들이 동참하지 않아 실패했다고 할 것입니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지만 마치 선배들의 잘못을 후배 약사들이 떠안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이다. 그 속에는 자신도 갈수록 기성세대화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도 깔려 있는 듯 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빚을 쌓아가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현실의 삶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나이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상 최근 그의 머리를 가장 복잡하게 하는 것도 새로 약국을 개설하면서 받은 2억원의 은행 대출금 상환이라고 털어놨다. 자신과 아내의 신용도 모자라 친지가 부지점장으로 있는 은행에서 간신히 받아낸 대출금이었다. 약사면허로 어느 정도의 대출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저도 기성세대로 접어든다는 생각도 듭니다. 형님-동생 관계 같은 그런 것을 인식하게 되더라구요. 사실 요즘 가장 큰 고민도 새로 약국을 개설하면서 은행에서 빌린 2억원이나 되는 대출금을 빨리 갚고 싶다는 것입니다. 회전이 맞지 않아 대출금 상환에 차질이라도 발생하면 안되잖아요." 그럼에도 그에게는 약대를 진학하며 가졌던 버리고 싶지 않은 꿈이 있다고 했다. 그가 불쑥 일본의 걸작 SF소설 은하영웅전설의 주인공 가운데 한명인 '양웬리'를 아느냐고 물었다. 전쟁을 끔찍이도 싫어하지만 역사학을 공부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천재적인 전략·전술로 시대의 영웅으로까지 불리게 되는 양웬리의 꿈은 안락의자에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눈을 감는 것이었다. 동네약국에서 약사라는 직업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지역민들에게 '약사님'으로 존경받으며 이들과 함께 호흡하는 삶, 주민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약국을 만든다는 것이 그의 소박한 꿈이었다. 하지만 평온하고 한적한 약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며 그의 표정에 잠시 어둠이 드리웠다. 새벽 1시. 자리를 정리하고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A약사는 연신 "그래도 오늘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이야기처럼 이것 저것 얘기하니까 속이 좀 시원해지는 것 같네요"라는 말은 읊조렸다.2011-06-13 12:30:25박동준 -
자유판매약 도입땐 일반약 시장 77% 슈퍼로 이동'판도라의 상자'는 열릴까? 일반약 구입불편 해소논란이 결국 의약계의 뜨거운 감자를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일반약은 앞으로 일본처럼 등급이 매겨져 여러 이름으로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15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의약품분류소분과위원회에는 복지부가 그리고 있는 '의약품 재분류 등 일반약 구입불편 해소방안 운영계획'이 제시된다. 의제로는 ▲전문약-일반약 스위치 ▲일부 일반약, 외품 전환 ▲약국 외 판매약(자유판매약) 도입 필요성 및 대상품목 등이 다뤄진다. 복지부 손건익 보건의료정책실장은 3개월 전부터 전문가 의견을 들으면서 재분류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검토안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외품전환=우선 검토대상이다. 일반약 약국 외 판매 요구를 이행했다는 가시적 성과를 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대상 품목은 의약품의 지위를 잃게 된다. 그만큼 접근성이 높아지고 오남용 우려도 커진다. 의약외품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의약품 범주에 속하지 않고 인체에 작용이 약하거나 직접 작용하지 않아야 한다. 손건익 실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까스활명수나 위청수 같은 약들은 중추신경에 직접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의약외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해 액상소화제에 대한 외품전환을 시사한 바 있다. 의약품정책과 김국일 과장은 "여러가지 접근 방안이 있다. (아직은) 어떤 품목, 몇개 식으로 단정지을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간접적으로 흘러나온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생약성분의 액상 소화제와 일부 정장제가 우선 고려대상으로 파악된다. 품목 수는 20여개로 알려졌다. 사실 생약 소화제와 일부 정장제의 외품전환 리스트는 2008년 일반약 약국외 판매가 국정과제로 선정돼 이미 검토된 바 있다. 복지부는 당시 '슈퍼 등 약국외 판매가능 의약외품 확대' 방안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화제, 정장제 중 일부 품목선정, 일본의 의약부외품 지정품목, 식약청에 보고된 부작용 사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기로 했었다. 이는 '식약청장이 정해 고시하는 의약품 등 표준제조기준에서 정하는 소화제 및 정장제'를 의약외품지정 고시에 신설하는 내용의 개선안으로 구체화되기도 했다. 일반약 외품전환은 이들 품목을 시작으로 드링크제, 외용제, 파스류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슈퍼용 일반약=경제부처와 의사협회, 경실련 등 일부 시민단체가 주창해온 구호였다. 복지부는 일반약 구입불편 해소 대상으로 거론된 대표 약품인 감기약과 진통제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하기 어렵다고 보고 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의약품 분류체계를 현행 전문약-일반약 2분류에서 전문약, 일반약, 약국 외 판매(일반)약 3분류로 전환하는 방안으로 약사법 개정이 수반돼야 한다. 의약품 안전성이 편의성을 우선한다는 복지부의 원칙이 도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용 일반약 도입 필요성과 대상품목 선정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단 슈퍼용 일반약을 도입한 미국이나 영국, 독일, 2009년 일반약 분류체계를 전면 개편한 일본의 예를 참고했다는 후문이다. 슈퍼용 일반약 도입이 약국경영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약사회는 제도도입 논의부터 대상품목 지정까지 명운을 걸고 나설 수 밖에 없다. 실제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실이 최근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한 참고자료를 보면 약국의 위기를 실감하게 한다. 원희목 의원실은 2008년 경실련이 약국외 판매 대상 의약품으로 분류한 일반약 6개 약효군의 시장규모를 추정한 결과 생산금액 기준 일반약의 77%가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대상 약효군은 진해제 및 감기약, 진통제, 소화제 및 소화기관용약, 피부치료제, 비타민 및 미네랄제제, 금연보조제 등 4876개 품목으로 2009년 기준 생산금액이 1조9600억원에 달했다. 일반약 전체 생산금액인 2조5223억원의 77.7%, 전체 의약품 13조1760억원의 14.8%에 해당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사회의 합의를 전제로 한 약사법 개정안 마련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슈퍼용 일반약의 오남용과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일본의 등록판매사제도 도입이 검토될 가능성도 크다. 진수희 장관이 복지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검토방안 중 하나로 등록판매사를 거론했기 때문이다. ◆일반약 DUR 유명무실=일부 일반약 외품전환와 슈퍼용 일반약 도입은 요양기관이 아닌 슈퍼나 편의점에서 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DUR)을 적용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자가당착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 시스템은 금기약물(병용/연령/임산부)과 의약품 중복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사전 점검 프로그램이다. 복지부는 7월부터 일반약 전 품목에 대한 DUR 적용을 추진 중인데, 심평원이 최근 공개한 비급여 적용대상 목록에는 까스활명수액, 활명수엠액, 까스활명스쿨액 등 생약 액상소화제가 포함돼 있다. 바로 우선 순위로 슈퍼판매용 외품전환 대상에 포함된 품목들이다. 장기적으로 약사법 개정을 통해 슈퍼용 일반약이 도입된다면, 일반약 DUR 시행을 약국과 국민들에게 홍보하고 권고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다. ◆국회로 공 넘기면=약사법 개정안이 정부 입법으로 발의되더라도 국회처리는 쉽지 않다. 총선과 대선 등 이른바 '선거의 해'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도 뜨거운 감자이기는 마찬가지다. 개정안 처리에 찬성하기 위해서는 약사 사회와 사실상 등을 져야 한다. 거꾸로 반대하면 국민여론을 앞세운 찬성론자들의 비판의 도마에 오를 수 있고 자칫 낙선운동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정부 개정안 제출이 예상되는 올해 정기국회와 내년 2월 마지막 임시회에서 약사법 개정안은 여야 국회의원 모두에게 커다란 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 처리와 폐기여부는 내년 2월 임시회에서 사실상 판가름 날 전망이다.2011-06-13 06:50:00최은택 -
인터넷 강의, 시간·경비 절약…근무약사에게 추천메가스터디, EBS교육방송 등의 선전으로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완전히 자리잡은 반면 약업계는 최근 몇년새 인터넷 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강의의 강점과 보완해야할 점 등을 수강한 약사들과 강사를 통해 들어봤다. "온라인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절약" 대전 성실약국 김영란 약사는 지금까지 온라인 강의를 8개 이상 들었다. 과거 서울에서 약국을 경영할 때는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해 교육을 들었지만 대전으로 약국을 옮기고부터는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간적인 제약이 많아졌다. 김 약사는 지인의 추천으로 인터넷 강의를 접했다. 샘플강의를 보고 관심 있는 커리큘럼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김 약사는 "한방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관련 강의를 수강하기 시작했다"며 "해당 강좌가 끝날 때 즈음되니 다양한 강의가 눈에 들어왔다. 강의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컨텐츠도 풍부해져 수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정에 맞춰 수강할 수 있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것이 인터넷 강의의 장점이다. 김 약사는 "환자가 몰릴 때는 일시 정지 해놓고 약국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내서 참석해야 하는 오프라인 강의보다 시간이나 경비가 절약된다"며 "강사에 대한 신뢰도도 있고 샘플강의 시스템도 갖춰져 있어 취사선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장강의에서는 쑥스러워서 질문이 있어도 망설여지지만 온라인 강의는 1대1 문의 게시판이 있어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질문을 할 수 있다"며 "강의를 숙지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약국경영에 응용…관리약사들에게도 추천 경북 상주 경동메디칼약국 이인숙 약사 역시 지역적, 시간적 제한이 없는 인터넷 강의 수강에 적극적이다. 이 약사는 "상주에 있기때문에 교육을 들으려면 대구로 가거나 서울까지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인터넷 강의를 통해 시간제약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검증된 강사를 통한 유용한 강의들은 실제 약국경영에 응용할 수 있어 밤이 늦더라도 강의를 수강하는 편이다. 이 약사는 "관리약사들에게도 추천할 만큼 유용한 강의들이 많이 있다"며 "학부시절 임상병리에 대한 강의가 아쉬웠는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그 자리에서 물어보거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오프라인 강의는 수강생들의 열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어 강사들은 힘을 얻을 수 있다. 피드백이 확실하고 절대시간이 확보된 것이 강사의 관점에서 보는 오프라인 강의의 장점이다. 하지만 약사들의 근무시간 확보, 시간적 제약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교육을 선호하는 수강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강사들도 온-오프라인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질문을 통해 강의 숙제하는데 효과적" 팜아카데미에서 '모니카약사의 아주 특별한 상담노트'를 코너를 맡고 있는 김혜경 약사는 "현장강의를 듣고 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약사는 "현장에서는 수강생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생동감 있는 강의를 할 수 있고 인터넷 강의는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준비를 더 많이 하게 된다"며 "일장일단이 있지만 약사들의 근무환경을 보면 앞으로 온라인 교육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교육은 Q&A, 1대1 문의게시판 등이 활성화돼 있어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다. 강의를 수강하면서 메모한 질문을 강사에게 문의하고 답변을 받은 후 다시 반복 수강하면 완전히 자기 것으로 습득이 가능하다. 김 약사는 "혼자 공부를 하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온라인 강의가 질문이 훨씬 많다"며 "질문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강의해야 할지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교육 시장은 내용적인 측면은 물론 기술적인 보완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 김 약사의 주장이다. 김 약사는 이어 "현재 팜아카데미는 속도조절이 안된다. 강의를 반복시청 하면서 빠르게 넘기고 싶은 부분도 있을텐데 불가능하다"며 "이 같은 기술적인 요소들도 받쳐준다면 온라인 교육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2011-06-09 12:30:14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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