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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보니 한통 값이면 최신 아이폰 8.3대 구매"요새 나오는 신약들은 다 비싸서 말이야….""그렇죠. 아, 그런데 도대체 '비싸다'는 의미는 뭘까요?""맞아. 나도 그게 궁금하더라. 백만원이 넘어야 비싼 건가? 만원짜리 약이라도 투약비용과 시간, 효능군에 따라 더 비쌀 수 있는 거 아닌가.""환자 입장에선 50만원짜리 항암제보다 20만원짜리 일반 신약이 더 비쌀 수 있죠. 산정특례 때문에…."데일리팜 기자들이 가진 물음의 시작은 아주 단순하고 예기치 않은 '수다'에서 비롯됐다.우리가 날숨 내쉬듯 내뱉곤 하는 '비싼 약'이라는 말. 그렇다면 과연 어떤 약을 '#고가약'이라고 할까. 과연 고가약은 '비싼 약'인가? 아니면 그저 추세를 말해주는 대명사에 지나지 않을까.최근 급여 등재된 대표적인 경구용 고가 신약들. (왼쪽부터 시계방향) 하보니, 서튜러, 소발디, 델티바, 자이카디아, 카프렐사.우리는 곧 야심차게 기획팀을 꾸렸다. 정부, 공공기관, 약국, 병원, 제약, 유통을 아우르기 위해 데일리팜 편집보도본부 안에서 이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담당하는 기자 넷을 모았다.각자의 출입처와 현장에서 전문가들을 찾아 고가약에 대해 물었다. 그 전에 관련 연구자료를 찾고 정부와 약제관리 수행기관들이 말하는 정의를 조사했다."공식적인 '고가약'의 정의와 기준은 없어요. 약제마다 특성이 다르고 가격대가 제각각인데 얼마 이상은 고가이고 이하는 저가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요?"약제 등재적정성을 심의하는 심사평가원과 약가를 합의하는 건보공단의 입장은 같았다. 교과서적인 답변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처음부터 빗나갔다.약가 일괄인하와 대체조제 인센티브, 경제성평가와 약가협상 등 약가제도 전반의 취지를 미뤄보건데 고가약이란 단어 속에는 '상대적인 고가'라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는 짐작만 어스름하게 할 뿐이다.하지만 국회와 업계, 학계 시각은 각자의 입장에서 뚜렷했다.사실 외국에선 초희귀의약품(대부분 바이오)들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공급을 독점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가 나오는 추세다.미국 메사츄세츠 주 암 전문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항암제 선택기준에 대한 연구에서 "비싼 약 때문에 처방을 주저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의사 수가 2003년에 비해 2008년 현저히 늘어났다는 사례 연구가 발표된 적도 있다.그렇다면 우리나라 전문가 집단의 의견은 어떨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소속의 한 의원실에서는 고가약 기준에 대해 단가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단가에다가 치료에 필요한 수량을 곱한 총액을 기준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학계의 입장은 보다 신중했다.한 교수는 "효과도 없는데 약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면 신약이든 제네릭이든 고가라고 봐야 한다"며 "다만 맞춤형 또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 추세나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조공정이 까다롭지만 효과나 가치가 충분한 약들이 생겨나고,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는 것이라면 고가라고 해도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효능·효과를 중심으로 한 가치적인 문제를 충족한다면 비싼 것이 비싼 게 아니라는 얘기다.약과 생·사를 함께 하는 제약계의 관점은 같으면서도 다르다.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세계적으로 환자가 매우 적어 단가가 높게 책정될 수 밖에 없고 가중평균가가 계속 낮아져서 나중에 가서는 기존 약제 투약비용보다 신약이 더 비싸게 보이는 구조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제약계 한 관계자는 "굳이 정의를 내려본다면 약이 주는 사회적 이익의 가치가 아니라 시장논리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최고 비싼 약"이라고 규정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기존 투약비용의 3배 이상 또는 전체 치료비용의 2배 이상을 동시에 만족한다면 고가약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비용효과성을 따져서 국내 고가약의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서울아산병원 이대호 교수는 "개인적으로 GDP 1.5~2배 이상 의약품을 고가약이라고 생각한다. 약가는 질환 치명률이나 환자 규모, 유병률, 임상개발비용 등이 결합돼 반영된다"고 말했다.신약 1개를 만들기 위해 10년 이상 투자하는 제약사들의 입장에선 성공할 10년 보상에 더해 실패할 10년의 비용을 모두 약 1개에 담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단순한 생산단가로 가격경중을 따질 수 없다는 전제도 덧붙였다.사족을 달면, 우리 주변에서 보는 이런 '비싼 약'의 가격이 다른 나라에서는 더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어도 공식적으로 확인 가능한 약가수준에서는 그렇다.제약계 한 관계자는 "의약품 가격은 효과에 비례한 값이다. 비교약제 대비 얼마나 효과 등이 개선됐는 지를 먼저 보고 판단해야 한다. 대체제가 없거나 대체치료법이 없는 신약은 (고가냐 저가냐가 아니라)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보는 게 합당하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고가나 저가 여부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A7 국가 또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데일리팜이 만난 정부기관과 국회, 업계 전문가들은 신약의 비싼 정도를 논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분명히 고가약은 있다고 했다. 고가일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더라도 비싼 건 비싸다는 얘기다.우리는 최근 몇 년 간 업계에서 회자되고 이슈를 오르내렸던 #표적치료제들을 추려 데이터를 만들어봤다. 약제마다 용법·용량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단가를 배제하고 대표 함량의 1개월치 투약비용을 기준으로 산출했다.결과는 입이 떡벌어졌다. 온갖 혁신기술이 다 담긴 획기적인 신약들이 급여권에 들어오려고 일정부분 조율을 거쳤는데도 한달 약값이 최저 84만원대에서 최고 1900만원을 육박한 것이다.평면적인 수치비교에서 더 나아가 적절한 비교 대상을 찾기 위해 논의를 벌였다. '약 대 약'으로 갈 것인지 '약 대 생필품'으로 갈 것인지도 우리의 논쟁거리였다.신기술을 집약하고 획기적인 기능(효능·효과)을 탑재한 의약품 하나가 과연 다른 업계에서 일컫는 '혁신'의 아이콘과 비교해 얼마나 비싼 지 보고 싶었다.최근까지도 업계 관심이 뜨거웠던 C형 간염약 하보니정 한 통(28정)을 사는 것과 스마트폰의 종결자로 불리는 아이폰 최신기종 8.3대는 대략 가격이 같다.사용범위와 적용 인구, 생산단가 등은 각기 다른 상황이지만 양 업계의 최첨단 제품이라는 점에서 그 차이의 무게와 질감은 컸다.우리는 중간 취재 점검을 하면서 우리 나름대로 고가약 의미를 정의해 제시하려던 했던 당초의 계획을 급선회 하고 분야별로 흩어진 생각들을 주워모아 집단지성화시키기로 했다.이 과정에서 우리가 처음 추구하려고 했던 고가약의 본질을 보다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공동취재]=최은택·김정주·정혜진·이정환2017-01-02 06:15:00데일리팜 -
"YG 안부러워" 밥정 나는 제약사…어디?#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밥정(情)이라고 했던가.식당 밥이 맛있어서 회사 다닐 맛이 난다는 직원이 과연 있을까 싶지만, 매일 반복되는 팍팍한 일상에 소소한 기쁨 정도는 될 수도 있을 것 같다.사무실 근무를 주로 하는 내근직 종사자들에게는 점심식사만 해도 1년 250끼를 해결하는 공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오늘의 메뉴를 확인하는 순간이 괜스레 설레는 것도 당연지사.데일리팜 기자들에게는 #데팜미식회 #구내식당편을 취재하면서 잠시나마 각 제약사들의 사내 분위기를 체험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이기도 했다.#YG 부럽지 않은 제약사들의 구내식당, 이번주에는 CJ헬스케어와 유나이티드, 화이자제약 본사와 함께 진천에 위치한 유영제약 공장을 찾아가봤다.#◆날마다 외식하는 기분, CJ헬스케어 #CJ헬스케어 직원들은 매일 외식을 한다.직원들만을 위한 식사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진 않지만, 쌍림동 CJ제일제당 빌딩 지하에 위치한 'CJ푸드월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1700평이 넘는 CJ푸드월드 제일제당센터점에는 제일제면소, 삼호어묵, 차이나팩토리, 프레시안, 로코커리, 비비고 등 CJ 외식브랜드 15개 식당이 모여있다. 15개 식당 중 그날 입맛이 당기는 식당을 골라 식사한 뒤 사원증을 제시하면 35% 할인가가 적용된다.직원가로 매일 맛집에서 외식하는 기분을 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곳뿐 아니라 전국 어느 매장에 가도 '직원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식음료, 영화, 유통 등 생활밀착형 계열사들을 다수 보유한 CJ 임직원들만의 특권이 아닐까. 일명 '마법의 카드'라 불린다는 CJ 임직원 사원증이야말로 다른 회사들과 차별화된 복리후생임이 분명했다.CJ푸드월드 제일제당센터점의 어마어마한 스펙은 이미지로 대체한다.#실제 CJ제일제당 건물에는 외식브랜드 말고도 올리브영, 프레쉬마켓 같은 쇼핑공간과 투썸플레이스, 뚜레쥬르 등의 매장이 입점해 있어 건물 밖에 나가지 않고도 왠만한 수요가 해결 가능하다. 요즘처럼 영하권의 매서운 추위에는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이날 선택한 식당은 #제일제면소. 각자 입맛대로 왕새우 튀김우동 차림상과 얼큰 해물칼국수, 차돌박이 국수를 골랐다. 소면, 쌀면부터 메밀면, 우동면까지 각 육수 베이스에 따라 4가지 면을 선택할 수 있어 고르는 재미마저 쏠쏠하다. 블로거들 사이에서 동대문 맛집으로 소문난 이 곳을 매일 찾을 수 있다니 젊은 여성 직원들에겐 인기만점이라고.여친, 남친과 먹어도 손색이 없을법한 점심메뉴#수제주먹밥이나 유부초밥, 튀김류를 추가할 수도 있다. 입사 4년차로서 최근 홍보팀에 합류했다는 김민수 대리도 능숙하게 불고기주먹밥을 추가했다.할인혜택 외에 한 달에 12만원까진 점심 식대가 지원되는 데다,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는 야근자들을 위해선 저녁 6~8시 야간식대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단다.그래서인지 평일 점심시간에는 이곳 이용자들의 80%가 CJ 임직원들이라니 이용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마법의 카드' 만큼은 다른 어떤 제약사도 따라오기 힘든 혜택인 듯 했다.▷데일리팜의 한마디◁ "골라먹는 재미, 여기에 있었다"#◆유나이티드 '집밥 강선생의 밥상머리 경영' 제약사 구내식당이 주택 안에 있다면 믿을까.거짓말 같지만 강덕영 #유나이티드 대표가 살던 집을 본사로 사용하며 집 안에 구내식당이 만들어지게 됐다.1997년 돌반지와 혼수를 모아서 나라살림에 보탰던 IMF시절, 알짜경영을 이어오던 유나이티드는 옆 집 지하에 '구내식당'을 만들게 된다. 독특하게도 강남 논현역, 학동역, 언주역 삼각지대 한복판 주택가로 들어가면 유나티드 본사와 지하식당을 찾을 수 있다.주택을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식당으로 가기 위해선 좁은 골목을 지나야 한다. 아치형 출입문을 지날 땐 해리포터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가는 '9와 3/4 플랫폼'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조금 과장하자면 그렇다.미로의 계단을 내려가면 지하1층에 직원식당이 등장한다.#서양에선 '테이블 매너', 장유유서를 가르치는 우리는 이를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한다. 가정교육이 밥상머리에서 시작되듯이 유나이티드 경영이념을 식당에서 느낄 수 있었다.오랫동안 사용해 온 물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사람의 손을 타는 물건에는 손때와 광이 묻어난다. 애정을 받지 못하면 사람이건 물건이건 빛이 바래기 마련이다.유나이티드 식당에서는 문질문질해진 식판, 식기, 에어컨, 벽지 하나하나에 직원들의 세월이 묻어 나옴을 느낄 수 있다. 영양사 아주머니는 약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유나이티드 식당을 책임지고 있다. 직원을 위한 음식맛과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수취거절이지만 남길 걱정보단 리필 걱정을 해야 한다.#기본적으로 웬만한 반찬류는 직접 만든다. 이날 식사에는 돼지수육에 쌈장, 고추, 김치, 무 무침, 나물이 나왔다. 특히 김치는 철원군 1사1촌 자매결연 마을과 김장담그기 행사 때 만든 것이다.김치는 아삭하게 싱싱하고, 돼지수육도 식당에서 먹는 맛이 아니다. 어머니가 직접 퍼다주신 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그 맛'이었다. 유나이티드 본사에는 120명의 인원이 근무하며 거의 모든 인원이 식당을 이용한다. 데팜미식회 팀은 '집밥 강선생'이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한편 유나이티드는 매년 6월 25일에는 주먹밥을 먹는다고 한다. 국가적 비극을 잊지 말자는 '밥상머리' 교육이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음식물은 수취거절이다. 남겨서 가져가면 등짝 한대씩 맞을지도" #◆'전국 최고의 쌀' 유영제약 진천공장 구내식당 3첩 반상, 12첩 반상이 있다. 밥, 국, 김치, 장 이외에 세 가지 반찬이 오르는 것이 3첩 반상이다. 12가지 반찬이 오르는 12첩 반상은 임금님만 먹을 수 있는 상, 수랏상이라 부른다.그런데 3첩이든 12첩이든 뒤에는 꼭 '반상'이 붙는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상차림이란 뜻인데 그만큼 밥심으로 일하는 한국인에게 쌀은 빼놓을 수 없는 '맛'. 맛의 옛말은 음식이다.데팜미식회 팀이 밥맛 좋다는 소문을 따라간 곳은 #유영제약 충북 진천 공장이다. 쌀만 먹어도 입맛이 살아난단다. 그 비밀은 '충북 쌀'이다. 올해 고품질 쌀생산 대회에서 국내 '최고의 쌀'로 인정 받았다.0#식당의 다른 특징은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구내식당 김영주 영양사는 "지역 농촌 생산물을 직접 구매해 식자재로 사용하고 있다"며 좀 더 신선한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전했다.직영운영의 장점은 음식이 생생하고 2~3주 이내에는 중복 메뉴가 없다는 점이다. 또 먹고 싶은 메뉴를 알리면 그 다음주 식단에 바로 포함된다.진천공장 식사는 일반 식판이 아닌 직경 30센치는 될 법한 뷔페그릇에 한다. 유영제약 김승식 본부장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아느냐"고 물었다.그는 "과거를 보러 박달재 고개를 넘는 선비가 하룻밤 머무른 다음 날, 주모가 싸준 것을 보고 '주모 이게 뭐요'라고 물으니 '싼 게 비지떡'이라는데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더 좋은 식사를 푸짐하게 주기 위한 주모의 마음과 같다는 것이다.1#점심과 석식을 제공하며 식중독에 대비한 보존식 보관 등 위생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공기 맑은 곳에 있다보니 직원들 서로서로 사이도 좋다. 매월 첫째주 화요일에는 생일자를 위한 파티와 음식이 준비된다. 생일을 앞두고 먹고 싶은 메뉴를 알려주면 당일 점심식사로 나온다. 마침 미식회 팀이 방문한 날도 생일날이었다. 미역국과 제육볶음이 나왔다.밥을 보니 퍼지지 않고 윤기가 자르르 나는 게 보기에도 맛나 보이며, 입 속에 들어갔을 때 쫄깃한 게 '고소하다'는 느낌이 왔다. 저염식 미역국은 삼삼하니 밥에말아먹기 좋았다.▷데일리팜의 한마디◁ "넉넉한 충청도 인심에 맛 좋은 쌀, 맑은 공기가 더해지니 입맛이 좋다"2#◆다국적사의 자존심, 화이자= 데팜미식회 '직원식당편'에서 다국적사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사내식당을 갖춘 업체를 찾기 어려운 탓이다.유일하게 자존심(?)을 지킨 회사는 한국화이자. 명동역 부근에 위치한 #화이자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사내식당은 매주 수요일 TWO코너(한식, 양식, 일식 중 두가지 메뉴 제공)를 운영한다.그래서 어제(수요일) 다녀왔다. 준비된 메뉴는 현미밥에 사골미역국, 오징어굴소스볶음, 날치알계란찜, 콩자반 등이 포함된 한식과 꼬치어묵우동에 후리가케밥, 닭봉바베큐구이, 고구마롤로 구성된 일식이었다.여기에 별도의 샐러드바를 설치, 김치, 샐러드, 바나나, 파스타샐러드, 레몬홍차를 입맛에 맞게 담아올 수 있도록 했다.기자는 한식, 함께 방문한 안경진 기자는 일식을 골라 배식을 받았다. 한식과 양식 코너를 지키는 아주머니들이 서로 자신들이 준비한 음식을 추천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3#한식코너에서 밥공기를 '적당량'과 '적은양'으로 나눠 배식하는 방식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또 하나의 센스.화이자 식당은 12시(정오)를 넘어서자 거의 만석이 됐다. 이날은 아니었지만 오동욱 대표이사를 비롯 임원진들도 특별한 미팅이 없는 날은 사내식당을 찾는다고 한다. 외자사 답게 여성직원 비율이 높다는 점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여직원들이 많았지만 대부분 깨끗이 비워지는 식판을 보고 맛에 대한 만족도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대외협력팀 유누리 과장은 적정량으로 배식한 밥과 반찬 모두를 비워내며 "먹어도 먹어도 허기가 진다"고 말했다.다국적사 답게 사내식당 자체에서 '직원 복지' 이미지가 강하게 풍겼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식사지만 직원들의 종합적인 건강관리를 고려한 프로그램까지 운영되고 있었다.사옥 3층에 위치한 휘트니스센터와 연동된 이 프로그램에서는 한끼당 채소 300g 이상,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균형잡힌 특별 식단을 선보였는데,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4#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길에는 직원들이 개선사항과 만족도를 표시할 수 있는 터치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항상 선호도 조사를 진행하고 신규 메뉴를 선정한다고 한다.다국적사 중 유일한 참여 제약사가 화이자지만 여타 업체에 절대 뒤지지 않는 사내식당이 자리잡고 있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유누리 과장은 식사 후 찾은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와 요거트와 초코케익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술을 선보였다"◆정리= CJ헬스케어 안경진, 유나이티드·유영제약 김민건, 화이자 어윤호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2016-12-08 06:14:54제약산업팀 -
YG 뺨치는 제약사 구내식당 맛집, Follow Me~#아마 3년 전쯤부터였던 것 같다.합정동 YG 엔터테인먼트 사옥 지하 1층에 위치한 YG 구내식당은 빅뱅, 2NE1, 세븐 등 내로라하는 한류스타들이 즐겨찾는 것으로 알려지며 누리꾼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3년 9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지드래곤과 정형돈이 YG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이 방송된 다음에는 "YG 식당에서 밥 먹는 게 소원"이란 유행어가 등장했을 정도다.양현석 대표가 YG 직원 및 소속 아티스트들을 위해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이 구내식당에서는 전문영양사 4명을 채용하고 가급적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단다.#공짜지만 균형잡힌 식단에 푸짐한 양, 감동적인 맛까지. YG 못지 않은 #구내식당을 찾아내기란 제약업계에서도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점심식사 제공은 기본, 식사를 거른 채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아침식사가 마련되는가 하면 맞벌이 부부, 야근자들에게 저녁 걱정을 덜어주는 제약사들도 있다.그동안 몰랐던 내부직원들만의 공간, #데팜미식회 9번째 순서로는 제약사 구내식당으로 안내한다.#◆한독 '비원가든' "#한독에도 직원식당이 있나요?" 데팜미식회 섭외를 위해 연락을 돌리는데, 난감한 답변이 돌아왔다. 직원식당이 있다는데 이름이 '#비원가든'이다.기자는 식판에 밥을 타먹는 구내식당 시스템이 맞는지 2~3번 더 확인한 뒤 약속을 잡았다. OO가든. 흡사 고깃집을 떠올리게 하는 고급진(?) 이름 때문에 벌어진 작은 헤프닝이었다. 알고보니 한독 사옥 지하 1층(B1)에 위치해 직원들 사이에서 비원가든이라 불린단다.비록 처음 오해했던 것처럼 고깃집은 아니지만 가든이란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내부 식당은 정갈했다. 매일 한식과 일품으로 나눠진 2가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데다 오전 11시까지 신청한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위한 샐러드를 받을 수도 있다는 설명. 물론 가격은 전부 무료다.A(한식), B(양식) 코스와 샐러드까지 선택 가능한 비원가든#"자고로 직원들 배를 곯리지 말고, 배불리 먹여야 한다"는 선대 회장의 지침을 따라 회사가 직원들 식사에 드는 비용은 아끼지 않는다는 홍보팀의 귀띔이었다. 생산본부의 경우 기숙사 비용 월 3만원에 점심, 저녁식사를 포함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단지 공짜라서가 아니라 직원들 건강을 위해 염도 0.5%, 나트륨 함량 520mg에 맞춘 식사는 맛도 훌륭했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 강남 일대 어느 식당에서 이처럼 가성비 좋은(?) 식사를 만나볼 수 있으랴. 그래서인지 한독 직원들은 대부분 외식을 하지 않고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한다. 사장님, 회장님이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광경도 어렵지 않게 관찰할 수 있다.매월 말일 저녁에는 이곳에서 호프데이 행사가 진행된다.#특히 저녁식사는 혼자남(혼자 사는 남자를 지칭하는 신조어)은 물론 아내의 저녁식사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유부남들에게도 인기만점이란다.월말에는 이 공간에서 호프데이 행사가 열린다는데, 심야식당처럼 셰프님이 상주하면서 직원들이 주문하는 안주를 뚝딱 만들어 주신다니 한번쯤 참석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식단을 비운 채 나오는 길에 발견한 임산부 전용좌석과 직원들 건강증진 차원에서 진행 중인 계단운동 캠페인까지. 한독 비원가든은 YG 양현석 사장님 못지 않은 배려심이 느껴지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궁금해서 그러는데, 다음 호프데이는 언제인가요?"#◆대웅제약 '착한식당' #대웅제약은 본사에서 한식과 퓨전양식, 두 개 식당이 운영된다. 5일 중 4일은 '#착한식당', 1일은 퓨전식으로 돌아가게끔 팀별로 로테이션하는 방식이다.예상 가능하듯이 퓨전식은 여성이나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고, 한식은 남성 직원들이 선호하는 편이다.기자가 체험해 본 대웅제약 착한식당은 저염분, 저지방, 저칼로리 메뉴에 직원 복지를 위해 무료로 운영된다고 했다. 정말 착하다. 월급은 통장을 스쳐갈 뿐이어도 점심값은 굳었다. 여기에 맛까지 확보했다. 건강에 맛을 더하고 주머니까지 든든하니 '복지대웅'이라고 부를 만하다.웰빙을 표방한 음식은 대부분 음식맛에 특징이 없다. 건강을 위해 '염분'을 낮추니 '맛'이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요리경력 40년의 조리장과 초롱초롱한 눈빛의 영양사는 주방식구들과 찰떡궁합이다. 매주 1회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맛있으면서 더 건강한 식단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단다. 대웅제약 식당은 지난해 5월 서울시 선정 '건강밥상지킴이(건강바람)'에 선정됐다. 조선일보에는 '맛,건강 다잡은 구내식당'으로 실리기도 했다.서울시 인증 '건강밥상 지킴이'에 선정된 대웅제약 착한식당.#헬스를 즐기는 사람들은 칼로리와 성분 하나하나 따져가며 먹을 정도로 식단관리에 있어선 '미슐랭'보다 더한 사람들이다. 멘즈헬스에도 소개될 정도면 건강식으로 보장받은 셈이다.착한식당의 비법은 '우리 엄마'가 만든 식사다. 이화수 대웅제약 홍보팀 차장은 "국물에는 다시다를 안 쓴다. 전부 우려서 집밥처럼 해준다"고 설명했다.매일 아침 디포리, 보리새우, 다시마, 멸치, 각종 채소로 우려낸 천연 조미료를 사용한다. 견과류와 두부, 과일을 활용한 양념장에 진간장을 넣은 저염간장이 사용된다. 육류도 전부 냉장이다. 점심식사를 위해 줄을 서있던 이종욱 부회장은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먹고 싶을 정도다. 직원들이 여기서 식사 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며 구내식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월요일 식단은 차돌 된장찌개에 콩나무아귀찜, 오꼬노미야끼 계란말이, 물파래 무무침, 저염김치, 백김치, 방울토마토 그린샐러드였다. 육류를 즐기는 입장에서 차돌 된장찌개와 계란말이가 끌렸다. 찌개는 소고기 무국처럼 시원한 느낌을 줬다. 천연육수를 써서 그런지 맛과 건강식의 경계선에서 조율 되는 맛이 훌륭했다. 기사를 쓰는 지금도 그 맛에 침이 고인다.퓨전식도 영양사님의 꼼꼼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이렇게 맛있는 식사가 공짜인데 영업직 직원들이 아쉬워할 것 같다" 기자의 솔직한 평이다. 대웅제약 1일 평균 식수는 700명에 달한다.대웅은 음식 뿐 아니라 '먹는 방법'도 건강하다. 샐러드→반찬→밥 순으로 거꾸로 먹는 '건강한 식사'는 섭취열량을 낮출 수 있다. 밥칸에 밥대신 샐러드를 담아 탄수화물 섭취량도 줄이도록 하고 있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외근자는 아쉬워서 어쩌나요?"#◆보령제약 '사내진미' 깔끔한 식단에 수려한 인테리어, 식탐나는 사내식당을 꾸린 곳은 #보령제약이다. 보령제약은 올해 초 칙칙한 지하공간을 화사하게 바꾸는 '보령빌딩 리뉴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지하 1층에 230인치 대형스크린과 최적화 스피커 시스템을 보유한 '중보홀'을 새로 만들고 기존 헬스장을 고급사우나와 헬스, 골프장이 하나로 연결된 '헬스피아'로 개선했다. 가장 공들여 진행한 부분 중 하나가 사내식당 '#사내진미'를 탄생시킨 것이다. 사내진미는 대대적인 개·보수 끝에 모던한 수트를 차려입은 말끔한 신사 이미지를 가진 사내식당으로 재탄생했다.최근 활발한 해외진출 활동을 벌이는 고혈압제 '카나브'를 비롯해 대표 OTC품목인 용각산쿨과 겔포스엘을 리뉴얼하며 20대까지 타겟층을 넓힌 보령제약은 역동성있는 기업문화를 식당까지 옮겼다. 사내에서의 또 다른 승부인 리뉴얼 프로젝트 정점을 사내진미로 볼 수 있다.0#식당 안에 들어서며 받은 느낌은 마치 '백화점 푸드코트'나 '프랜차이즈 음식점'에 온 듯했다. 동현석 보령제약 홍보팀 대리는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벽면과 실내를 그레이, 화이트, 블랙 컬러로 톤을 맞춰 차분한 느낌을 주면서도, "일단 유명해져라. 사람들은 당신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줄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팝아트 예술가 앤디워홀의 마릴린 먼로 그림으로 감각적인 면을 강조했다. 은은한 조명이 분위기를 더했다.산해진미는 산과 바다의 온갖 진귀한 재료로 만든 맛 좋은 음식이란 뜻이다. 분위기는 만점이다. 사내(산해)진미는 어떠한 맛을 가졌을지 자못 궁금하다.동원푸드가 위탁운영을 맡아 '일품'과 '한식' 2가지 코너로 운영한다. 일품메뉴는 매일 중식·일식·양식이 번갈아 제공된다.보령제약을 비롯해 계열사 보령메디앙스, 빌딩 입주사 등 약 900명이 이용하고, 보령그룹 직원에게는 무료로 중식과 석식을 제공하는 만큼 '엄지척'을 줄 만하다.1#이날은 한식 닭곰탕 소면사리와 토마토미트 스파게티 치킨까스가 나왔다. 치킨까스에는 두툼한 주먹밥 한 덩어리도 올려져 포만감을 더했다.사실 동원푸드에서 운영하는 만큼 사내진미의 맛은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한 셈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된다'는 점이었지만 한식과 일품메뉴를 연달아 먹을 순 없었다.▷데일리팜의 한마디◁ "멋과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정리= 비원가든 안경진, 착한식당·사내진미 김민건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에는 이번 편에서 다루지 못한 제약사 사내식당 소개가 한번 더 이어집니다.2016-11-30 06:14:50제약산업팀 -
일본에선 눈에 띄는 OTC…한국에선 왜 안보일까?"일본 드럭스토어는 확실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어요. 우리나라에는 없는 신기한 제품도 많고요. 특정부위에 바르면 반창고처럼 얇은 막이 생기는 제품도 있어요. 붙이는 반창고보다 편리하기도 하고, 효과도 나쁘지 않아 저는 일본 갈 때마다 사요."한국에 없는 일본의 일반의약품(#OTC)을 취재하면서 일본인 아내를 둔 A씨에게 처음 소개받았던 제품이 '바르는 반창고'였다. 이 제품은 고바야시제약의 '사카무케아'다. 액상 타입의 매니큐어형으로, 상처부위에 바르면 얇은 막이 생겨 습윤드레싱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요즘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일본 드럭스토어 필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그런데 취재를 하다보니 '바르는 반창고'는 한국에도 있었다. 이미 2009년 일동제약이 '메디폼리퀴드'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것이다. 작년에는 JW중외제약이 '필모겔'이라는 제품도 발매했다. 이외에도 다른 제약사들이 유럽 등지에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필모겔 마케팅 담당자는 "국내에 소개된지 몇년 됐지만 아직 소비자 인지도가 부족해 시장규모 자체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한일 바르는 반창고 사카무케아(왼쪽)와 메디폼리퀴드국내 도입 7년이 지난 제품이 '일본에만 있는 아이템'으로 전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에 '원조'가 있어서? 국내에서는 잘 안 팔려서? 고민은 여기서부터 출발했다. ◆일본박카스 '리포비탄' 한해 매출 6000억원…한국은 50억이 대박? 우리나라와 보건의료제도가 비슷한 일본의 OTC 시장은 침체된 국내와 달리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시장도 소폭 성장하고 있고, 매년 신제품이 쏟아지며, 일반의약품으로만 먹고 사는 제약사가 많은데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글로벌 리서치업체인 니콜라스홀스 OTC 리포트(Nicholas Hall's OTC REPORTS)에 따르면 2015년 일본의 전체 OTC 시장규모는 71억달러인데 비해 한국은 17억달러로 4배 이상 크다. 물론 한국보다 2배 이상 많은 인구수와 구매력이 시장규모 차이에 크게 기인하고 있지만, 최근 성장세를 보면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한국제약협회가 지난 7일 발간한 '2016년 제약산업 DATA BOOK'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5년간 일반의약품 생산실적은 2.78% 감소했고, 전체 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18.38%에서 2015년에는 16.96%로 떨어졌다.반면 일본은 작게나마 일반의약품 시장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후지경제에 따르면 2015년 일반의약품 시장은 전년대비 4.3% 증가했다. 소비수요 증가와 전문의약품에서 일반의약품으로 전환된 약품이 유입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일반의약품만 만드는 제약회사도 여럿 있다. 현재 일본 OTC 의약품 협회에 가입된 업체만 76곳에 달한다. 우리나라 박카스와 비슷한 리포비탄을 판매하는 '다이쇼'나 대표 자양강장제인 '윤켈'의 사토제약 등이 OTC 위주의 영업을 펼치고 있다.올초 동아제약이 국내 출시한 안구세정제 은 일본 OTC 순위 65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매출은 200억원을 넘는다. 품목 하나로도 충분히 먹고 살만하다. 다이쇼의 '리포비탄'은 2014년 기준으로 5억3129만달러, 우리돈으로 61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한 일본 OTC 기준 65위의 아이봉(코바야시)은 2028만달러, 한화 233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100억원은커녕 50억원만 넘어도 '대박' 대접을 받는 우리나라와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국내 상위제약 OTC 기획팀장 B씨는 "일본 제약사들은 어린이, 여성 등 타깃을 세분화해 제품을 출시하고, 종류도 다양하다"며 "매년 굉장히 많은 OTC 신제품이 쏟아진다"고 말했다.한마디로 일본은 OTC가 돈이 되고, 한국은 안 된다는 것이다. 국내제약사 마케팅 임원 C씨는 "해외에서 인기있는 품목도 국내에서는 1년에 고작 20~30억원 매출에 그친다"며 "일례로 글로벌 본사에서 신제품 출시를 추진해도 한국지사에서 말리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더구나 OTC의 경우 홍보마케팅 통로가 'TV 광고'가 절대적인 상황이어서 투자대비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C씨는 "TV광고에 연간 100억원씩 3년 이상을 투자해야 한해 매출 100억원이 나올까 말까한다"며 "시장규모는 작고, 수익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신규로 OTC사업에 투자를 하는 제약사는 '기업이미지'를 신경 쓰는 회사들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OTC는 드럭스토어에서만...난매·마케팅 걱정 없어제약업계 OTC 담당자들은 협소한 국내 유통환경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우리나라는 OTC의 최종 판매처가 약사가 운영하는 약국이다. 약국에서는 OTC도 팔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전문약을 조제해 팔기도 한다.반면 일본에서는 처방약은 조제약국이, OTC는 대형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한다. 2015년 기준 일본 드럭스토어의 수는 약 1만8500개이며, 조제 약국은 약 5만8000개이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처럼 의약분업이 정착돼 있어 개인 조제약국 비율이 높은 편이다.하지만 OTC는 드럭스토어를 통해 성장했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본은 지역별로 체인형태의 유명 드럭스토어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마츠모토 키요시', 오사카에는 '고쿠민' 같은 드럭스토어가 유명하다. 대형 드럭스토에서는 OTC뿐만 아니라 식품, 화장품, 생활용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 술, 담배 빼고는 없는 게 없다. 도심의 대형 드럭스토어의 판매 아이템은 3만개에 이른다.일본 도쿄의 한 드럭스토어 모습.제약회사는 특정 체인 드럭스토어를 상대로 판매하기 때문에 대량공급이 쉽고, 마케팅과 가격정책을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난매, 마케팅 분산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 10년 넘게 OTC 마케팅을 했다는 다국적사 임원 D씨는 "신제품 정보가 담긴 팸플릿을 예로 들자면 일본 드럭스토어는 단숨에 약국에 공급돼 소비자들에게 노출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약사마다 성향이 달라 통일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그렇다고 일본식 드럭스토어를 당장 우리나라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제도 자체가 다르다. 일본은 일반의약품을 3분류로 나눠 운영하고 있고, 설명문서 제공이 의무가 아닌 2류와 3류의 경우 약사가 아닌 등록판매원도 판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국 개설허가권이 약사에만 한정돼 있는데다 의약품 판매자격 범위 확대에 약사사회 반대가 심하다.C씨는 "얼마 전 의약품 슈퍼판매를 한다고 했을 때 글로벌마켓 인사들이 대형마트를 통한 유통에 주목하고 우리나라 시장에 관심을 표했던 적이 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일반의약품 유통이 크게 변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표제기 성분 확대 염원, 만들기 쉬운 OTC 신제품 확대 해답일반의약품 활성화를 위해 개선될 부분으로 유통구조 변화와 함께 '인허가 기준'도 꼽힌다. 특히 복잡하고 어려운 허가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의약품표준제조기준(이하 표제기)' 지정 성분이 적다는 데 업계는 공통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일반의약품의 경우 아직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성분보다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기존 성분을 조합한 복합제를 통해 신제품을 내놓는다. 새로운 성분의 제품을 허가받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 난해한 개발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안전성이 축적되지 않아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하지만 표제기로 지정된 성분을 조합해 제품을 만들면 관할 식약처에 신고만 하면 판매가 가능하다.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는 14개 효능군에 총 931개의 성분(효능군별 중복되는 경우도 있음)이 표제기로 지정돼 있다. 앞서 B씨는 "OTC의 경우 로컬 시장만 보고 임상시험을 거쳐 제품을 출시하기는 어렵다"면서 "표제기로 지정된 성분을 조합해 복합제로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우리나라는 표제기 지정항목이 외국보다 협소해 직접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소연했다.일본의 경우 총 36개 효능군으로, 우리나라보다 범위도 넓고 성분수도 훨씬 많다. 물론 우리나라도 개발이 쉬운 표제기 성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은 해외 사용경험 성분을 무턱대고 등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복약지도 활성화가 해답일까? 정책목표 조화, 장기적 지원 병행돼야소비자 대상 광고나 마케팅 규제도 OTC 매출역량을 모으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한편에서는 약사 복약지도 활성화, 오픈 셀프매대 확대 등 약사들의 노력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표제기를 대폭 확대하고, 광고규제를 푸는 것도 현재 유통상황에서는 시장성을 담보하기 싶지 않다.결국 장기적 목표를 갖고 시장과 제품개발 지원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일반의약품 활성화'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일본의 경우 1950년대 의약분업 이후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화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약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셀프 메디케이션(자가 치료)' 확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재흥전략을 세워 정부투자를 통해 건강수명 연장 산업 등을 육성해 나가기로 한 정책이 대표적이다. 일본 드럭스토어 업계는 셀프메디케이션의 거점 역할로써, OTC 시장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다국적사 임원 D씨는 "일본의 경우 일반의약품 시장의 단계적 개방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했다"면서 "그 결과 일본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약의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서 제품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2016-11-11 06:15:00이탁순 -
"혼자서도 잘 먹어요" 데팜 기자 3인의 혼밥 체험#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혼행(혼자 여행하기)…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나홀로족들을 위한 '#혼밥' 문화가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지난달 종료된 tvN 드라마 '혼술남녀'나 '나혼자산다' 같은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도 이를 반영하는 현상 중 하나일 것이다.한술 더 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혼자 밥 먹기를 등급화 하는 '혼밥 레벨 테스트'까지 등장했다. (처음 들어본 분은 심심풀이로 아래 그림에서 나의 레벨을 체크해보시길.)삼각김밥이나 컵라면 등 혼자서도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편의점이 1단계, 대학가 학생식당이나 푸드코트가 2단계, 패스트푸드점과 분식집이 각각 3, 4단계를 차지하고, 중국집, 냉면집 등 일반음식점은 5단계, 유명 맛집은 6단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이는 패밀리레스토랑, 고기집이 7, 8단계란다. '혼밥 고수'라는 9등급은 '술집에서 혼자 술 먹기'다.#늘상 사람에 치일 것 같은 제약인들에게도 혼밥이 필요한 순간은 있다.특히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는 영업사원(MR)들은 병원 근처에서 햄버거나 도시락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기 마련. 매일 먹어야 하는 점심, 가격 부담이 크지 않다면 가끔은 새로운 맛집을 찾아가보면 어떨까.#데팜미식회 8번째 메뉴는 MR들을 위한 병원 근처 '혼밥 맛집'으로 정해봤다. 혼밥 레벨이 각양각색인 데일리팜 기자 3인의 혼밥 체험기를 공유한다.#◆강동성심병원 근처 '안녕식당' 지난해 1월에 오픈한 '#안녕식당'은 말 그대로 숨은 맛집이다. 가게 위치도 천호동 코오롱상가 뒷편 골목길 안에 숨겨져 있다.#강동성심병원에서 10분 정도 걷다가 좁은 골목길을 들어서면 일본 마을을 연상케하는 아기자기한 식당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한 곳이다.식사시간에 가면 기본 30분을 기다려야 한다지만 평일인 데다 오후 2시가 다 된 시간에 도착한 덕분에 곧장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시간이나 좌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혼밥러'가 누릴 수 있는 특혜가 아닐까.가게 내부는 전체 테이블이 5개 남짓 되나 싶을 정도로 아담했다. 조리공간을 둘러싸고 바 형식으로 된 좌석도 마련돼 있었는데, 그야말로 혼밥하기엔 딱인 자리였다.식사시간에 가면 기다림은 필수. 미리 주문도 가능하다.#'안녕짬뽕'과 '사케동(연어덮밥)'이 이곳의 대표메뉴로, 가츠동이나 가라아게동, 명란소고기덮밥 등도 인기란다. 메뉴판에는 "폭발적", "인기" 등의 간단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메뉴 선택 시 참고할 만 했다.잠깐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일반적인 여성분들보다 혼밥을 두려워하는 편은 아니라고 자부한다. 혼밥 레벨로는 4단계 정도? 다만 혼자 가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여러 개를 시킨 뒤 나눠먹을 수 상대가 없다는 정도였다. 고심 끝에 '가라아게동'을 주문하고 단무지와 김치는 담고 나니 금새 유부된장국과 주인공이 등장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지 않기도 했지만, 바 좌석에는 혼자 식사하러 온 젊은 여성들이 서넛 있어 전혀 어색함을 느낄 수 없었다. 그만큼 맛도 분위기도 보장된 곳이다.덮밥에 올려진 닭튀김은 정말 실하다.#조금 과장해서 주먹만한 치킨 튀김이 듬뿍 올려진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하랴. 치킨 한 입 베어물고, 소스를 쓱쓱 비벼 밥 한 숟가락을 떠넣으면 꿀맛이 따로 없다. 대화상대가 없으니 맛에 한층 더 집중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듯 했다. 식사시간 단축으로 오후시간이 한결 여유있어 지는 건 덤이다.그러고보니 점심시간에도 데팜미식회 취재나 미팅 등을 핑계로 혼자 밥을 먹어본 적이 얼마만이었을까. 피치못할 사정으로 혼밥을 해야 하는 분들은 물론이지만, 가끔은 일부러라도 '혼밥의 여유'를 즐겨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혼밥이 아니라 몇 명이 가도 후회하지 않을 맛"#◆세브란스병원 근처 '더닭' 최근 혼밥 전문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젊음의 거리 신촌을 찾았다. 그 중에서도 닭도리탕을 혼자서 먹을 수 있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 명물거리 '#더닭'을 소개한다.더닭은 1인 닭도리탕과 닭 샤브샤브 전문 체인점이다. 혼밥이 콘셉트지만 1인분부터 5인분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어 회사 직원끼리도 부담없이 주문이 가능하다.무엇보다 영업사원들이나 외근이 잦은 제약사 직원이라면 혼밥이 '흔밥'이 될 정도로 혼자 먹는 것에 내성이 생겼을 것이다. 점심식사를 이용해 업무를 한다던지, 오후 업무 구상을 하는 경우, 또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통해 평소 보지 못했던 동영상을 즐기기 위한 '점심'장소는 마땅치 않다.그런 면에서 더닭은 편하면서 여유롭게 혼자 식사가 가능한 장소를 제공한다. 하루 평균 6명에서 10명정도 '혼밥러'가 찾는다고 한다.신촌 명물거리에 지하에 위치한 #더닭 메뉴 중 닭도리탕+면종류+떡사리+흑미밥으로 구성된 1인용 '런치세트'를 먹기로 했다. A·B·C·D 각 세트별 구성이 조금씩 다르다. 최저 6000원에서 8000원대로 냉면이 들어간 메뉴는 1000원이 더 붙는다. 밑반찬은 단무지, 피클, 김치 세 종류가 끝이다. 단촐하지만 부족하지는 않다.기본 닭도리탕이 들어간 A세트를 주문했다. 닭고기는 한 번 삶아져 나와 탕이 끓자마자 먹을 수 있었다. 약 11분 정도가 걸려 패스트푸드 못지 않은 속도였다. 바쁜 시간 쪼개어 혼자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맛은 일반적인 닭도리탕 집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라면사리와 감자, 떡사리 등 양은 의외로 푸짐했다.야채는 물론 떡사리와 라면사리, 감자 등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 참고로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점심시간임에도 복작복작 거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널찍한 탁자를 놓고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했다. 탁자가 크다보니 컴퓨터를 올려놓고 간단한 작업까지 마무리 한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을 치운다던가 빨리 일어나라고 눈치 주는 경우는 없었다.매운 요리를 좋아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매운맛을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더닭 신촌점에서는 현재 4단계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한 고추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란다. 주인장은 "엽기떡볶이보다 더 맵다. 우습게 보다간 큰코 다친다"며 웃었다.▷데일리팜의 한마디◁ "나혼자 밥먹고, 일하고, 놀고 다 할 수 있는 혼밥집"#◆서울성모병원 근처 '우마이도' '혼밥' 하면 역시 라면 아니겠는가. 이쪽 바닥(혼밥계) 이른바 저렙인 기자도 OO천국에서 앉아 라면과 김밥을 주문한 기억은 갖고 있다.데팜미식회 혼밥편에서는 여기서 '대충'이라는 이미지를 제거해보기로 했다. 찾은 곳은 일본식 돈코츠 라멘과 혼밥으로 유명한 '우마이도'.제약업계 영업사원들 사이에서 둘째가면 서러울 정도로 유명한(?) #서울성모병원 맞은편에 있는 센트럴시티에 위치해 있다. 가게 입구에서 내부를 확인하자 마자 홀로 들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인테리어가 혼밥에 특화돼 있었다. 양념통, 젓가락, 곁반찬 등을 놓아두는 진열대가 일종의 칸막이 역할을 하고 옆으로 늘어져 앉는 방식의 테이블은 혼밥하는 이들의 시선처리를 돕기에 충분했다.0#라멘 메뉴는 딱 2종류, 돈코츠오리지널(8000원)과 돈코츠라멘매운맛(9000원)이다. 제약 기자 답게 오리지널이란 단어에 이끌려 주문했다.돈코츠오리지널은 순대국 국물과 비슷한 색감의 육수에 돼지고기 차슈, 숙주, 파, 삶은계란 등이 토핑돼 있었다. 진한 국물과 독특한 면발이 술자리가 많은 제약 영업사원들의 해장에 딱이란 생각이 들었다.1#전날 회식 후 출근해 의사 고객님들 만나고 나오신 서울성모병원 담당자들이라면 한번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아, 사진에 보이는 삶은계란을 가르면 반숙의 노른자가 등장한다는 것이 히든카드.▷데일리팜의 한마디◁ "오리지널을 시켰지만 옆에서 먹는 매운맛라멘에 계속 눈이 가긴 했다."◆정리= 안녕식당 안경진·더닭 김민건·우마이도 어윤호 ◆그래픽 이미지= 양미영※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2016-11-10 12:21:48제약산업팀 -
한국은 못 만드는 원조 OTC…"그것을 알고싶다"연말을 맞아 친구들과 일본여행을 계획 중인 기자 A씨. 신이 나서 일본 쇼핑리스트를 검색하던 A는 직업병 탓인지 화장품, 과자, 장난감 등 여러 항목들 가운데 '드럭스토어' 구매목록에 눈길이 갑니다.네티즌들로부터 일본여행 시 반드시 사야 된다고 추천받은 품목에는 일본말로 '산테보디'라 불리는 안약부터 동전파스와 함께 인기라는 '사론파스', 바르는 반창고라는 '사카무 케어'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돼 있었습니다.그런데 '산테보디'라는 이 안약, 어쩐지 눈에 익다 했더니 올해 초 동아제약이 정식수입해 판매되고 있는 '아이봉' 아닙니까. IMS 헬스 데이터 기준, 상반기 동안 동아제약에 18억원의 매출을 안겨주며 시장에 안착한 효자품목입니다.일본에서는 눈병의 원인이 되는 눈 속 오염물질을 씻어낸다는 콘셉트로 1995년 고바야시(KOBAYASHI)가 출시했던 제품으로 현재 700억 안구세정제 시장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2013년 전국 일본의약품 패널조사에서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됩니다.그러고보니 '쓱(SSG)' 광고를 패러디하며 재기에 성공한 보령제약의 '용각산'도 눈에 띄는군요. '겔포스'와 함께 국내에서도 장수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용각산 역시 1970년대 보령제약이 일본에서 도입한 진해거담제랍니다.이쯤에서 '반짝'하고 발휘된 기자정신, "한국에는 왜 원조 OTC(#일반의약품)가 없을까?"#OTC야말로 제약사들이 소비자와 가장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생각되지만, 정작 국내 출시되는 신제품 갯수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해외에서 도입한 약물이 대부분으로, 자체 개발한 품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OTC 히트상품이 많은 일본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있는 걸까요?데일리팜 제약산업팀의 OTC 기획은 이처럼 '무모한(?)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안 된다는' 한국 OTC 시장, 어느 정도길래?사실 OTC 시장 침체 현상은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우리나라의 OTC 시장은 계속해서 내리막을 향하고 있는 듯 합니다.최근 식약처가 낸 '2016년 식품의약품통계연보'를 보면, 2015년 생산된 의약품은 1만 7907개 중 일반의약품이 5624개로 전체 품목의 3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생산금액을 비교해보니 사태는 더 심각합니다. 전체 의약품의 생산금액인 14조 8560억원 중 OTC는 2조 4342억원(16%)에 불과하네요. 2008년까지만 해도 7138개에 이르던 OTC 품목수가 7년새 1500개 넘게 줄어든 셈입니다.반면 전문의약품은 2008년 9321개에서 2015년 1만 2283개로 늘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1만건을 돌파한 2013년 이후부터 3여 년새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생산금액은 무려 12조 4218억원에 달합니다.물론 의약분업 직전에 실시됐던 의약품분류 과정에서 상당수 일반의약품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뒤 재분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영향도 배제할 순 없겠지만, 시장 자체가 침체길로를 겪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대로라면 31%로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는 일반의약품 비중이 내년쯤 30% 아래로 주저앉을 것이 자명합니다. 아니, 올해 이미 그리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양보다 질'이란 반론을 예상해 OTC 성공사례가 있었는지도 한번 찾아봤는데요, 요즘 '동전파스'라 불리는 소형파스가 약국가에서 뜨고 있다지요? 앞에서도 나왔듯이 동전파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OTC 히트상품입니다. 매니큐어처럼 바르는 형태의 액상형 밴드도 마찬가지구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게 됐지만 비교적 인지도가 낮은 OTC 품목들도 많은 듯 합니다.(왼쪽 위부터)아이봉, 동전파스, 공파스플라스타, 안티프라민코인플라스타. 액티넘, 카베진그 뿐인가요?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젊음, 지킬 것은 지킨다' 등 명카피를 쏟아내며 피로회복제의 대명사격으로 자리잡은 동아제약의 '박카스'도 일본에서 제조기술을 배운 뒤 만들어졌답니다. 물론 처음 들여오던 1961년 당시에는 알약 형태였다는데요, 정제 표면을 감싸는 당의가 녹아내리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1962년 앰플제로 한 차례 바뀌었고, 이듬해에야 오늘날의 드링크제 형태를 갖추게 됐습니다.물론 일본에만 국한된 사례는 아닙니다. 30년 넘게 상처치료제 분야에서 판매율 1위 자리를 지켜 온 '후시딘'의 경우, 1962년 덴마크계 피부질환 전문제약사인 레오파마가 선보였던 제품으로 80년대 동화약품이 판권을 사오면서 국내 출시한 제품이지요. 친정인 레오파마가 2011년 한국에 직접 진출하면서 그간 위탁판매하던 제품의 판권을 전부 회수했지만, 후시딘은 유일한 '노터치' 품목으로 동화약품이 생산과 판매를 지속하고 있습니다.그러고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정말로 '원조 일반약'을 찾아보기 힘드네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제품 중에선 고종황제가 즉위하던 해에 개발됐다는 동화약품의 '활명수' 정도일까요? 자료를 조사할수록 미궁에 빠지게 된 기자는 일본 OTC에 빠삭하다는 제약업계 전문가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갔습니다.◆'잘 나가는' 일본 OTC, 뭣이 다른디?기자가 만난 복수의 현직 OTC 전문가들은 '익명'이란 전제 아래 허심탄회한 의견들을 털어놨습니다. 다국적사와 국내사를 거치며 10년 넘게 OTC만 팠다는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의약분업 이후 대한민국의 OTC 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는 내용이더군요.다국적 제약사 컨슈머헬스사업부를 맡고 있는 B 임원은 "OTC에 비전을 두고 전성기를 기다려 왔지만 10년이 지나니 지쳐간다. 의약분업 후 OTC 시장이 축소되면서 제약사들은 완전히 손을 놓은 듯 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단기 성과를 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1~2년 안에 신제품을 개발하기 어려우니 소위 '일본에서 잘 나간다는' 제품을 가져다가 파는 게 속 편하다는 얘깁니다.다국적사에 오래 근무하다 국내사로 자리를 옮긴 C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국내사들이 독자적인 OTC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직접 제품 성분을 개발해서 생산하는 것보다 일본 등 해외에서 도입해서 판매하는 편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랍니다. 전문의약품에 비해 투자할 만한 매력이 떨어지는 분야라는 거지요. 맞습니다.이윤을 극대화 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당장의 이득만 놓고 보면 당연한 선택입니다. 문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과연 현명한 선택이냐?'는 겁니다.앞서 레오파마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사가 영업력을 들여 제품을 키워놓은 뒤 다국적사가 직접 진출하게 될 경우 판권을 회수하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고 있는 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이들은 다국적사들이 제품의 상품성을 테스트하는 소위 '간보기용' 시장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일본에서 조금 잘 된다고 하면 표제기(표준제조기준)를 보고 대략 성분을 맞춰다가 뚝딱 만들어내다보니 제품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매출도 나오지 않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냐는 따끔한 지적입니다.C는 "다국적사는 기댈 구석이 브랜드 밖에 없다보니 소비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에 신경을 쓰지만 영업력이 떨어지고, 국내사들은 영업은 잘 하지만 브랜드 마케팅에는 소홀한 것 같다"는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이에 반해 일본은 OTC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답니다. B의 말을 인용하자면, 일본 역시 몇년 전 의약품 재분류 과정에서 한바탕 진통을 겪으며 OTC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브랜드 가치를 워낙 중시하는 탓에 기존 제품의 리뉴얼이나 라인 확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브랜드를 출시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다는 게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라구요.물론 눈감고 코끼리 만지듯 띄엄띄엄 찾아나가다간 한도 끝도 없지요. 일단 우리나라와 일본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약품 시장규모 자체가 7~8배는 차이가 나니까요.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이나 유통채널, 표제기 성분 확대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입니다.이어지는 '그것을 알고싶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세부적인 진단과 솔루션을 찾아보기로 하겠습니다.2016-11-10 06:15:00안경진 -
세포치료제 생산 좌우하는 제약업계 숨은 3인방#줄기세포 치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줄 '첨단재생의료지원법'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글로벌 시장규모도 점점 커질 기세다. 프로스트앤설리번(Frost&Sullivan)은 오는 2018년 세계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1170억 달러로 2013년(400억 달러)보다 3배가량 성장하리란 전망을 내놨다.그 중 대한민국은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서 나름 선도적인 입지를 자랑하는 나라다. 전 세계적으로 품목허가된 7건 중 4건이 국내 기업에 의해 개발됐다는 사실. 줄기세포 치료제 2호로서 '세계 최초의 동종줄기세포 치료제'란 타이틀을 자랑하는 '#카티스템' 역시 #메디포스트의 작품이었다.2012년 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은 제대혈에서 유래된 중간엽줄기세포를 주원료로 삼는다.줄기세포라고 하면 환자 자신에게서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직접 주입하는 '자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떠올리기 쉽지만,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의 경우 기성품 형태로 사전 제조가 가능하다.물론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생산 공정은 필수적인데, 카티스템 역시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받은 구로디지털단지 내 자체 생산시설에서 엄격하게 제조 및 관리되고 있다.2006년 466평 규모로 완공됐던 메디포스트의 세포치료제 공장은 7년이 지난 2013년 11월, 985평 규모의 2공장을 완공하며 2배가량 커졌다. 카티스템의 판매 증가에 따른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동화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함이다. 그 덕에 카티스템의 생산능력도 연간 6000 바이알에서 1만 2000 바이알로 증가될 수 있었다.(왼쪽부터)GMP지원팀 조대철·최윤영· 양재훈 대리 이쯤에서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 #세포치료제GMP공장이 제조팀이나 품질관리팀만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메디포스트 공장에는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제조 1, 2팀과 제품의 규격시험을 담당하는 품질관리팀, 품질 보증을 담당하는 품질보증팀, 시설 및 장비를 유지 관리하는 공무팀 외에도 '#GMP지원팀'이 존재한다. 원자재 수급부터 원가회계, 완제품 출하, 병원 운송까지 카티스템의 모든 생산공정에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는 다양한 업무가 GMP지원팀의 소관. 이 방대한 업무가 팀장 이하 실무진 3명에 의해 운영된다는 점이 더욱 놀라웠다.양재훈 대리구성된지 2년차에 불과하다는 GMP지원팀의 양재훈 대리와 조대철 대리, 최윤영 대리 3인방이야말로 카티스템이 2012년 5월 판매를 시작한 이래 국내 4000여 명의 환자에게 투여될 수 있었던 숨은 공로자들이었던 셈이다.입사 6년차, 팀내 최고참인 양재훈 대리는 원자재 재고관리와 재고자산 관리, 카티스템의 출하 및 임상시험용 의약품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GMP지원팀 박희섭 팀장의 오른팔로서 팀 내 모든 업무의 중간검토를 책임진다.줄기세포 원료의약품과 카티스템 완제의약품,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제조되는 가운데 원재료 및 완제품의 물류관리가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생명공학을 전공했다는 양 대리는 입사 이후 품질관리팀과 품질보증팀을 거쳐 GMP지원팀이 신설되던 2년 전 합류하게 됐다.양 대리는 "GMP지원이 회계, 총무 역할부터 구매, 완제품 출하관리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다보니 회사 회계와 내부 시스템에 관한 기초적인 이해는 물론 물류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자세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며, "다른 부서와 업무처리가 많은 관계로 정확하게 정보전달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기술도 요구된다"고 말했다.공급업체와 구매 계약을 진행할 때는 원자재의 안정적인 수급과 원가방어를 위한 협상력도 상당히 중요하다는 설명이다.GMP생산공정을 소개하는 조대철 대리양 대리와 함께 품질보증팀 소속으로 근무하다 2년 전 GMP지원팀에 발령 받았다는 조대철 대리는 원자재의 구매와 보관관리를 위해 최일선에서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카티스템 생산계획에 따른 원자재의 수급계획을 바탕으로 업체와 구매공급 계약을 맺고 원가방어 및 품질안정 등에 힘써 왔다. 이미 품목허가를 받은 카티스템 뿐 아니라 뉴로스템, 뉴모스템 등 임상시험 단계의 의약품 관리도 이들의 몫.조 대리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던 첫 해에는 시장상황에 의해 원자재의 구매단가가 상승하면서 협상이 장기화 되어 많이 힘들었다"고 회고하면서 "시장상황과 구매전략 등을 변경해 협상을 마무리하고 계약이 체결되는 순간에 가장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꼽았다.지금이야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신청을 받고 월요일, 수요일에 완제품이 출하되는 등 주 2회 시스템이 자리를 잡았다지만, 매일 신청을 받고 휴일도 없이 근무해야 하던 시절도 있었다고. 지금도 완성 단계는 아니다. 카티스템 판매량이 매년 30%씩 꾸준히 상승하다보니 그에 비례해 업무량도 계속 늘어난다고 봐야 한다.임상병리사 출신으로서 제조팀과 품질보증팀 등을 거쳤다는 조 대리는 "카티스템 판매량이 증가됨에도 생산시설 규모가 커지고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면서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이 가능해졌다"며, "현장에서 쌓은 줄기세포 치료제 제조 경험이 현재 업무에 밑거름이 되어준다"고 말했다.이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팀웍'이었다.팀의 홍일점이자 막내인 최윤영 대리는 카티스템의 신청접수와 발주, 원자재 등의 구매에 관련된 회계 업무와 부서 전체의 총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GMP공장 내 회계와 인사, 총무, 그 밖에 지원업무들은 모두 최 대리 손을 거쳐야만 한다. 카티스템 출하신청 접수를 받고 원자재 구매와 출고 이후 거래명세서 발행, 출하과정의 문서를 관리하는 살림꾼이다.입사 4년차라는 최 대리는 "생소한 분야라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카티스템과 함께 회사가 커져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금이나마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자부심도 느낀다"면서 "뉴로스템, 뉴모스템 같은 후속치료제들도 순조롭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업무 담당자로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뭐니뭐니 해도 소수인 만큼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들 3인방은 "구매계약을 통한 원자재 공급관리는 일반적인 MRO 업체에 유사하지만, GMP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제약업계 특성상 외부업체 관리를 통한 품질보증이 중요하다"며, "원자재 공급과 완제품 출하 등 품질보증 활동을 수행하는 GMP지원팀의 업무가 향후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내다봤다.2016-10-27 06:14:57안경진 -
남녀노소 호호호…장안에 소문난 돈가스 맛집#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데, 돼지고기를 튀겼으니 그 맛 어디 비할까. 포크, 나이프가 필요한 서양식 돈가스든, 젓가락을 쓰는 일식 돈가스든 언제든 환영이다.'#돈가스'는 115년 전, 도쿄 긴자의 식당 '렌가테이'에서 돼지고기를 튀겨 만든 '돼지고기 가쓰레쓰'로 추정된다 한다. 서양요리 '커틀릿(cutlet)'의 일본식 발음인 '가쓰레쓰'에서 유래한 셈이다.데일리팜 기자들은 #데팜미식회 7번째 메뉴로 #돈가스를 점심 식탁에 올린다.##◆파미셀 '한성돈까스' 신사동 '#한성돈까스'는 사실 알 만한 사람들은 아는 맛집이다. 데일리팜 이탁순 기자가 뻔질나게 드나드는 곳이기도 하다.신사역 4번출구 5분거리 강남 한복판에 있지만 외관은 수수하다. 가로수길 인근 다른 신상 가게들과 다르게 간판부터 역사를 읽을 수 있다. 1986년 개업해 2대째(3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뼈대 있는 식당이란다. 가정집처럼 보이는 2층 벽돌집에서 1층만 식당으로 개조해 쓰는 듯 했다.이날 일행은 지하철로 한 정거장 떨어진 압구정역 소재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기업 '#파미셀'의 원나래 대리. 유독 일정이 많았던 그 날 약속을 잡은 데는 사실 숨겨진 사연이 있다. 사랑니 발치를 앞둔 원 대리에겐 '마지막 만찬.'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이라면 조금 일찍 나서길 추천한다.#정오를 넘겨 도착해보니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이 곳 메뉴는 '돈까스'와 '비후까스', '생선까스', '치킨까스' 4가지. 줄을 선 채 돈가스를 주문한 뒤 10여 분을 기다리고나서야 입장이 가능했다.설레는 마음으로 깍두기를 옮겨담고 있자니 바삭해 보이는 돈가스와 흰 밥, 양배추, 미소장국이 곁들여진 한 상 차림이 나온다. 겉모양은 수수한데 한 입 베어물면 '음~' 진가가 나온다. 단면이 제법 두툼한데도 느끼하기는커녕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다.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맛에 중독될지도 모른다.#사랑니가 말썽인 원 대리도 문제 없이 뚝딱 해치웠다면 설명이 될까. 굳이 따지자면 일식돈가스에 속하지만 정통 일본식이라기보단 한국식으로 변형된 형태에 가깝다.수고롭게 칼질할 필요 없이 집에서 만든 것 같은 깍두기를 곁들이니 20분 안에 3인분도 거뜬할 것 같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보기에는 평범한데 두고두고 생각나는 맛" "저녁 시간엔 맥주 한 잔을 기울이기도 좋다"#◆IMS헬스 '원조남산왕돈까스' 돈가스와 짜장면, 치킨은 어릴적 추억의 8할이다. 이들 앞에선 언제나 군침이 돌고, 추억이 되살아 난다. 치킨은 아버지 월급날, 짜장면은 초등학교 입학·졸업식, 돈가스는 중학교 졸업식장면이 떠오르는 것이다.돈가스는 짜장면과 치킨보다 더 고급진 음식이었다. 시내 중심지 경양식 집에 가야만 만날 수 있었다.먹고 있을 땐 느끼하고 기름지다는 생각이 든 적 없다. 심지어 소화가 안 될 때도 돈가스를 먹으면 절로 낫곤 했다. 기자에겐 정말 신비의 음식이다.이것이 추억의 맛이렸다. 원조남산왕돈까스.#돈가스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옛날 방식으로 나오는 게 좋다. 예를 들면 식전 크림스프가 나오고, 칼로 썰어야 하며, 깍두기도 나와야 한다는 것. 스무살 즈음 미소된장국과 함께 나오는 일본식 돈가스도 좋아한적이 있지만, 다시 복고풍이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남산왕돈까스'는 이런 개인적 취향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크림스프, 쓸기에 크고 넓적한 면적, 먹기 좋게 잘게 쓴 깍뚜기까지.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돼지등심맛은 담백한데다 소스는 달짝·새콤, 어린시절 저장된 기억과 다르지 않다. 맛있다는 표현말고 뭐가 좋을까. 더구나 남산타워 가기전 초입에 있어 한참을 걸어올라 허기도 진 터여서 맛있지 않을리 없었다.현재 '남산왕돈까스'는 자칭 원조라 부르는 가게들이 즐지어 있다. 그 중에서 77년 개업했다는 '원조남산왕돈까스'를 찾았는데, 점심시간되니 직장인들이 꽤 몰려들었다.근처 남산스퀘어빌딩에 일하고 있는 #IMS헬스코리아 홍보업무 담당 김혜정 차장도 금세 한접시를 비웠다. 어릴적 사이판에 살아서 한국식 돈가스의 진정한 맛을 모를까 싶었는데, 역시 한국인 DNA는 다르지 않은가보다.남산 초입에 위치해 더 맛있는 '남산왕돈까스'. 과도한 호객행위가 옥에 티지만, 서울에 산다면 한번쯤 가보는 것도 좋겠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어릴적 경험에 비춰본다면 실패할 수 없는 집이다"#◆안국약품 '온정돈까스' '대왕돈까스'를 '폭파' 시키겠다는 개인적 다짐이었고 도전이었다. 맛집탐방을 넘어 자신 한계를 시험하는 처절한 사투, 하지만 실패했다.*주의: 데일리팜은 이 기사를 보고 '대왕돈까스'나 '디진다돈까스'에 도전할 경우 후폭풍(두통과 메스꺼움을 동반한 부작용)을 책임지지 않습니다.돈가스 특집 마지막 취재를 위해 돈가스 매니아 3인방으로 구성된 데팜 미식회 '돈가스 원정대'는 안국약품 근처에 있는 '#온정돈까스'를 찾았다. 20분 안에 돈가스 3판과 고봉밥 3그릇(실제 공기밥 8개 정도)을 먹는 이벤트에 도전하기 위해서다.'온누리에돈까스'에서 '온정돈까스'로 이름이 바뀌었고, 대왕돈까스로 더 유명해 여러 집이 있는 것으로 헷갈릴 수 있지만 모두 한 집이다.신대방 삼거리에 위치한 '대왕돈까스', 정식 상호명칭은 '온정돈까스'다. 지금까지 약 80명이 도전에 성공했다고 한다.#대왕돈까스 도전에 나설 상대방은 #안국약품 이정석 대리였다. 지금껏 최고기록은 한 남성이 남긴 9분44초다. 여성도 6명이나 도전해 성공했으니 해볼만하다는 판단이 들었다.20분 안에 먹으면 '당일', 10분은 '2번', 5분은 '6개월'동안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본 기자는 "맛을 즐기기 위함이 아닌 도전하기 위해서다"고 말했지만 이탁순 기자는 "무지하다"고 평했다. 사실 '왕돈까스'는 동네 돈까스 식당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메뉴가 됐다. 왕돈까스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얇은 패티에, 먹었지만 먹은 것 같지 않은 양을 볼 땐 돈까스 매니아로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가 종종 있다.하지만 최소한 돈가스 매니아에게 왕돈까스가 이정도는 되어야 '왕'이라는 격에 맞다면, 서울 시내에서 대왕돈까스만한 크기와 양은 찾아보기 힘들 듯 하다(있다면 제보를 바란다).메뉴 구성은 단촐하다. 돈가스와 밥이 전부로 '머슴밥'이다. 첫 숟갈은 언제나 가볍다.본인 전략은 평소대로 '빨리' 먹는 것이고, 이 대리는 '천천히'를 택했다. 9분 정도에 돈가스 한 판과 고봉밥을 어느정도 먹었다. 하지만 처음에 해낼 수 있다는 판단은 자만 속에 태어난 오해와 실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는 느려지고 점점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느끼하다"거나 "그만 먹고 싶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보는 사람도 답답해 했다.0#최근 유행하는 단어인 '폭파', '파괴', '먹부림'을 외치며 대왕돈까스에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결국 18분 만에 멈춰야 했다. 한판 반을 넘겼을 때 먹었던 것이 슬며시 올라오는 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한편 이곳은 매운 소스를 즐길수(?) 있는 '디진다돈까스'로도 유명하다. 시식용을 먹은 이탁순 기자는 한 입 먹고 땀샘이 폭발했다. 새댁인 안경진 기자는 결혼식장에서도 보이지 않던 눈물이 눈가에 촉촉히 스며들었다.말 그대로 배불러 터지거나, 매워죽거나 둘 중 하나다.▷데일리팜의 한마디◁ "6개월 동안 공짜로 돈가스 먹으려다 6개월 동안 못 먹는다"는 말이 맞았다.◆정리= 한성돈까스 안경진·원조남산왕돈까스 이탁순·온정돈까스 김민건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 이 기사는 '김영란법' 아래서 취재됐습니다.2016-10-26 06:14:51제약산업팀 -
요즘이 제철…아껴뒀던 순댓국 맛집을 찾아서#"비욘세와 순댓국을 먹어보고 싶다."며칠 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 성시경의 소신발언이 화제란다. 서울의 맛집과 역사적 의미가 담긴 명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세계적인 디바 비욘세가 방한한다면 한국의 맛으로 #순댓국을 맛보게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는 소식.또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모델 한혜진이 아침부터 순댓국을 배달시켜 먹는 의외의 모습이 방영되며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이 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순댓국이 지닌 소탈하면서도 서민적인 이미지가 반영돼 있는 것 아닐까. 개인적으론 "식사 한번 하시죠"란 인삿말보다 "순댓국 한그릇 하러 가실까요"가 더 정겹게 다가오는 것도 같다.#아침 저녁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는 요즘이야말로 순댓국 먹기 딱 좋은 날씨다. 오늘 점심은 데일리팜이 추천하는 제약사 앞 #순댓국 맛집으로 찾아가보자.#◆대웅제약 '본가신의주찹쌀순대' # "순댓국이 뭐 다 거기서 거기지." #데팜미식회 6번째 메뉴로 '순댓국'으로 정했을때 순간 들었던 생각이다.요즘 어딜가나 접할 수 있는데다 맛도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탓이다. 또 대부분 자극적인 맛을 내다보니 음식점 특성을 분간하기도 어렵다고 느꼈다.더군다나 최근에는 체인점도 많이 생겨 어느정도 맛이 보편화됐다고 할까. 하여간 순댓국 맛집을 찾는 건 쉬운일이 아니라고 속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근처에 있는 '#본가신의주찹쌀순대'도 가기 전엔 그랬다. 일단 간판이름부터 체인점 냄새를 풍기는데다 큰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특별함보다 대중적이라는 생각이 앞섰다.대웅제약 홍보실 직원이 이전 직장에서도 일부러 찾아왔을 정도라며 안심시켜 줬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심지어 가게 앞에 써놓은 '10시간 이상 우려낸 100% 오리지널 육수'라는 홍보문구에도 덤덤했다.가게 앞에 붙여놓은 , 깊은 맛이 증명해낸다.#다행히 이 집은 체인점이 아니라 개인 직영점이란다. 그럼 어디 10시간 이상 우려낸 100% 오리지널 육수를 먹어볼까나.육수를 들이켜는 순간 쌓였던 의구심은 말끔이 사라졌다. 깊고 진한 맛, 그동안 먹었던 순댓국은 자극적인 양념 맛에 진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오래 머무는 느낌은 없었다.하지만 이 집 육수는 오래된 설렁탕집에서 나는 깊이랄까, 일단 합격이다. 첫 느낌이 좋아 그런지 다음 젖가락이 가는 곳부터는 후한 점수가 매겨졌다.국물속에 숨겨진 다대기 등 양념을 휘익 저어주니 짜지 않으면서 얼큰한 맛이 완성됐다. 별도로 양념을 첨가할 필요가 없었다.쫀득쫀득 찹쌀순대와 오소리감투, 염통, 지라 등 돼지 부속물도 가득 들어있어 한끼 식사로는 손색이 없었다. 그동안 어떤 집은 순대가 두 세개만 들어있어 실망했던 적이 많았었다.왼쪽 사진에는 국물에 숨겨져 있지만, 순대와 돼지 부산물이 적지 않다. 오른쪽은 찹쌀순대의 위엄. 그 옆 오징어순대(전)은 막걸리를 부른다. #이 집 순대 맛을 보기 위해 모듬순대도 하나 시켰다. 역시나 기본 찹쌀순대는 실망을 시키지 않았다. 또 고추가 들어간 매콤한 순대, 오징어순대도 기대 이상었다. 특히 오징어순대는 명절 '전' 마냥 계란옷을 입혀 달콤하면서 오징어 특유의 쫀득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점심시간 1시간으로는 즐기기 어려운 순댓국이었다. 해서 막걸리 한잔으로 아쉬움을 달랬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순댓국 다 거기서 거기는 아니더라" "비오는날 넉넉한 시간에 술 한잔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동아제약 '와가리피순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우연치 않게 괜찮은 물건을 건졌을 때 '득템했다'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곤 한다. 얻는다는 의미의 '득(得)'과 아이템을 줄인 것으로 게임용어에서 비롯됐다.#동아제약 홍보팀이 '#와가리피순대'를 발굴(?)하게 된 계기도 그야말로 득템이었다.야근 후 늦은 퇴근길에 '식사겸 소주나 한잔 할까'하고 발길을 멈춘 집이 숨어있는 맛집이었던 것. 피순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본고향인 전주보다 낫다고 입소문이 난 식당이다. 동아제약 건물에서 걸어서 10분,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인근에 자리한 와가리 피순대는 주소지가 '서울시 동대문구'임에도 흡사 전라북도 전주시를 방불케 한다. 생소한 이름의 '와가리' 역시 왜가리를 뜻하는 전라도 방언이란다.신설동로타리에서 용두시장에 가는 길. 외관만 보고 맛집인지 아닌지 판단하면 곤란하다.#이 집에서 내놓는 순대는 국내산 막창에 선지를 넣어 직접 만드는 수제순대다. 순댓국 한 그릇 안에는 오소리와 순대가 푸짐하게 들었다. 가격은 보통으로 시키면 7000원, 특은 비싼 8000원. 순댓국 맛을 미리 알았더라면 특으로 시켰을텐데 먹고나서야 후회했다는 후일담을 먼저 전한다.피순대는 처음이라 그 맛이 참 궁금했는데, 일단 국물은 다데기를 별도로 넣지 않고도 이미 뻘겋다. 한 입 떴을 때 의외로 깔끔한 국물맛은 은은하게 느껴지는 깻잎향이 비법인 듯 했다. 피순대 속은 빈틈하나 없이 선지가 촘촘하니 꽉 찼음에도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맛이다.국물맛을 한번 맛보면 숟가락을 멈출 수 없게 된다. 모듬순대도 꼭 드셔보시길. #오소리감투와 피순대가 그득하고 국물맛은 중독성이 있어 숟가락질을 멈추기가 힘들었다. 식사하는 내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는데, 참고로 대부분 남성분들이다. 홍일점 기분을 만끽하며 열심히 국물을 비웠다.마침 전날 한잔씩들 하신 덕분인지 일행들 모두 해장에도 딱이라는 반응. 함께 시켜본 모듬순대 또한 일품이다. 암뽕, 오소리감투, 대창, 애기보 등 이름도 외우기 힘든 순대 부속이 골고루 나오고 대창으로 싼 순대맛도 기존에 맛보던 찹쌀순대와는 달랐다. 마늘장아찌, 열무김치, 깍두기와도 잘 어울려 몇 번을 덜었는지 모른다.결과는 국물 하나 남기지 않고 전원 클리어. 업계에서 순댓국을 좋아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는 데일리팜 가 모 선배 조차 '엄지 척'을 들었다. 다음부터 용두동에 오게 되면 메뉴는 고민할 것 없이 피순댓국이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서울에서도 피순대를 맛볼 수 있다" "순댓국 입문자보다는 정통 순댓국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권한다"#◆화일약품 '미쁜선순대' 순대요리전문점 '#미쁜선순대'는 BT·IT기업이 많은 판교 테크노밸리 한복판에 있다.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면 발길이 쉽게 갈만한 위치는 아니다. 때문에 직장인이 주 대상이다. 점심에는 밀물처럼 밀려들었다가 이내 썰물처럼 빠져나간다.이전에는 구리에 본점을 두는 '강창구 찹쌀진순대' 체인점이었지만 장사가 잘돼 사장님과 맛은 그대로 이름만 바뀌었다는 #화일약품 장 대리의 추천과 귀뜀이었다.판교에서 갈만한 곳이라면 U스페이스, H스퀘어, 삼환하이펙스 세 곳이 꼽힌다. 음식점이 제일 많고 대부분 순댓국집도 이곳에 몰려있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순댓국집은 '미쁜선순대'가 유일하다.선순대는 점심식사 30분 안에 직장인 입맛을 사로잡을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것은 '짠맛'과 '단맛'이었다.0#피순대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순댓국은 조금 짜다 싶을 정도지만, 밑반찬으로 나온 부추무침과 양파는 달달했다. 부추무침은 그렇다쳐도 생양파가 달달한 경우는 처음이었다.주인 아주머니는 정신없이 대기손님을 받으면서도 "처음에는 가정식으로 했는데 반응이 없어서 달달하게 해봤더니 인기가 좋다"고 친절히 알려줬다. 그 이상은 비밀이었다.강창구 찹쌀진순대는 수육은 비린내 없이 쫄깃하고, 순대도 탱글탱글해서 일반 분식집 순대와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인터넷 미식가들의 평이 뒤따르기도 했다.장대리는 "국물이 얼큰하고 진한 순댓국을 맛보기 위해선 적격이다"고 엄지를 들었다.1#최근 유행하는 허여멀건한 순댓국과는 확실히 달랐다. 얘기대로 국물은 자극적이었다. 피순대를 좋아한다는 냉정한 이탁순 선배기자의 평을 빌리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다. 맛집이라고 표현할 만큼 독특한 국물은 아니었지만 '직장인'들이 점심식사로 즐기기에 적절하다는 것이다.월화수목금 날마다 돌아오는 사내식당 메뉴에 질린 직장인들에게 짜고 달달한 순대요리는 점심시간의 일탈처럼 느껴질 듯하다. 혹은 한달 내내 기름진 꼬리곰탕만 먹다가 육개장 컵라면을 몰래 먹은 느낌이랄까.단점도 있다. 양념장이 이미 들어가 있어 '짠맛'을 조절할 수 없었다. 주문 전에 미리 얘기해야 할 듯하다.소주·맥주·막걸리가 3000원으로 순댓국에 한잔 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장 대리는 "저녁에 다시 와봐야겠다"며 눈빛을 빛냈다.▷데일리팜의 한마디◁ "판교에서 갈만한 순댓국집, 꼭 주문 전에 양념장 확인하자!"◆정리= 본가신의주찹쌀순대 이탁순·와가리피순대 안경진·미쁜선순대 김민건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 이 기사는 '김영란법' 아래서 취재됐습니다.2016-10-12 06:14:52제약산업팀 -
칼국수의 계절…더치페이 알맞은 제약사 앞 맛집'모기도 처서(處暑)가 지나면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24절기 중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드는 처서는 양력으로 8월23일경, 음력으로 7월 중순에 해당하는 절기다.옛말 틀린 게 하나 없다더니, 지긋지긋하던 무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완연한 가을이다. 냉면 맛집 앞에 줄을 서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뜨끈하게 속을 덥혀줄 #칼국수 생각에 군침이 돈다.매년 처서가 되면 선조들이 즐겨 먹었다는 음식, #데팜미식회가 준비한 5번째 메뉴는 #칼국수다.오늘 점심 메뉴는 김영란법 눈치 볼 필요 없이, 깔끔하게 더치페이 하기에도 부담없는 칼국수로 정해보면 어떨까.◆대통령도 반한 '혜화칼국수' 허름한 간판마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이 곳, #보령제약이 추천한 '#혜화칼국수'는 평범한 가게 이름보다 별명이 더 잘 알려졌다.김영삼 전 대통령이 즐겨찾았다고 해 대통령 단골 혹은 청와대 맛집이라 불리는가 하면, 방송출연을 계기로 최근에는 '응답하라 1988' 촬영지나 '3대천왕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주소지는 혜화동이지만 시끌벅적한 대학로와 다소 떨어진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보령제약에서 출발한다면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 걸어서도 15~20분 정도면 넉넉할 듯 하다.고택을 개조한 듯한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공간이 꽤 넓고 지하와 별관도 딸려 있어 꽤 많은 인원을 수용한다. 그렇지만 정오를 넘겨 도착한다면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는 사실.메뉴판에 칼국수가 없다고 해서 당황할 필요는 없다. 이 곳의 대표메뉴는 국시, 국수를 일컫는 경상도 사투리니까. 추천인들에 따르면 주머니 사정이 여유로운 날에는 생선튀김도 꼭 맛을 보란다.12시부터 붐비는 혜화칼국수 입구(왼쪽)와 메뉴판.마침 김영란법 시행 첫날 이곳을 찾은 터라, 식사비를 갹출하기로 한 만큼 당당하게 생선튀김 大자도 주문했다. 빠르게 암산실력을 발휘해 보니 국시 한 그릇에 8000원, 생선튀김 2만8000원, 1인당 1만3000원 선.칼국수와 환상궁합을 자랑하는 배추김치, 부추김치를 옮겨담다보니 어느새 뽀오얀 국물의 국시와 먹음직한 생선튀김이 등장했다. 사골육수 베이스로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국물맛은 일단 합격, 국시 면발도 일반적인 칼국수보다 얇은 편이라 호로록 호로록 가볍게 넘어간다.혜화칼국수의 대표메뉴인 국시와 생선튀김이다.양념장을 풀고 배추김치, 부추김치 올려 국수 한 젓가락, 생선튀김 한 입 베어물면 대통령도 부럽지 않은 기분. 반드시 2~3번에 나눠먹어야 하는 초대형 생선튀김은 영국식 피쉬앤칩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리라 자신한다.동태전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색다른 맛이다. 국물까지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배를 두드리며 나오는데, 입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더욱 뿌듯해졌다.▷데일리팜의 한마디◁ "지금부터 추운 겨울까지가 제 철" "응팔의 감성을 아는 분이라면"◆삼성동에서 만나는 '문배동 육칼' 지금 당장 녹색 검색창에 '문배동'이라고 쳐보면 알 수 있으리라. 자동완성 되는 '#문배동 육칼'이 요즘 얼마나 인기인지. 육칼이란 육개장에 칼국수를 넣어 먹는다는 육개장 칼국수의 줄임말이다.유행에 조금 뒤쳐진 분이라도 굳이 문배동까지 가지 않고 육칼을 맛볼 길이 있으니, 체인점 찬스를 이용하는 것이다.삼성동 포스코 사거리에 위치한 #BMS 제약 홍보팀 식구들도 회사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문배동 육칼' 삼성동 직영점을 자주 찾는다.2014년 '어이없게도 국수'(출판사 비아북)를 직접 출간할 만큼 면사랑이 깊은 강종희 상무가 추천한 맛집이라니 더욱 믿음이 간다. 국수 -이근화- 마지막 식사로는 국수가 좋다 영혼이라는 말을 반찬 삼을 수 있어 좋다퉁퉁 부은 눈두덩 부르튼 입술 마른 손바닥으로 훔치며 젓가락을 고쳐 잡으며 국수 가락을 건져 올린다국수는 뜨겁고 시원하다 바닥에 조금 흘리면 지나가던 개가 먹고 발 없는 비둘기가 먹고국수가 좋다 빙빙 돌려가며 먹는다 마른 길 축축한 길 부드러운 길 국수를 고백한다 길 위에 자동차 꿈쩍도 하지 않고 길 위에 몇몇이 서로의 멱살을 잡고오렌지 색 휘장이 커튼처럼 출렁인다 빗물을 튕기며 논다 알 수 없는 때 소나기풀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소주를 곁들일까 뜨거운 것은 뜨거운 대로 찬 것은 찬 것대로 직장인들이 대거 출몰하는 지역인 만큼 발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부담만 감수한다면 흠잡을 일이 없다.척박한 강남 물가를 감안할 때 얼큰한 육개장, 칼국수 사리, 공기밥이 기본으로 나오고 배추김치, 깍두기, 미역줄기볶음, 콩나물무침까지 무한리필되는 푸짐한 한 상이 8000원에 해결되니 가격 또한 착한 편.점심시간에 주문 가능한 메뉴는 육칼 한 종류기에 빈 자리를 차지하고 앉으면 별도로 주문할 필요도 없다.한 번 삶아져 나와서인지 칼국수 면을 넣는 즉시 국물이 배는데, 일단 먹기 시작하면 대화는 단절. 체면 따위는 내려놓은 채 면을 다 먹은 뒤 밥까지 말고 나서야 비로소 대화가 가능하다.소리가 난다면 후루룩 후루룩 국물 마시는 소리와 감탄사 정도?육개장과 칼국수, 둘다 아는 맛인데 어디에서 이런 중독성이 나오는 건지. 둘의 조합이 이 정도로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적당히 매운 맛이 감칠 맛마저 더한다.저녁 시간에는 육개장 전골이나 수육, 도토리묵 무침 같은 안주류도 추가된다니 참고하도록 하자.기본 상차림(왼쪽). 일단 면부터 말고 보자.▷데일리팜의 한마디◁ 지금 이 순간도 입맛을 다시게 하는 육개장 칼국수를 떠올리며, 데일리팜의 한마디는 강종희 상무가 소개한 이근화 시인의 '국수'라는 시로 대체해봤다.◆인쇄골목의 푸짐한 인심이 느껴지는 '만나손칼국수' 충무로역 인쇄골목에 위치한 만나손칼국수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 인쇄소가 모여있는 좁디좁은 골목 안에 수줍게 숨어 있어 대중들에게 노출이 덜 된 집이다. 하지만 최근 콩국수 맛집으로 방송이 나간 후로 점심시간에 맞춰 가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신승필 CJ헬스케어 홍보부장도 방송 이후 사람들한테 알려진 게 아쉬운 사람 중 하나다. 나만의 공간을 뺏긴 것 같다나. CJ헬스케어에서는 약 5분거리로 멀지 않다.메뉴는 6000원짜리 칼국수와 7000원짜리 콩국수 두개 뿐. 테이블도 10개나 될까, 자리가 모자라면 다른 사람과 합석도 불사해야 한다. 공간이 좁다보니 주방도 닫혀있지 않고 개방돼 있다.주방 한켠에서 아주머니는 국수에 여러번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라내곤 했다. 이를 '토렴'이라 하는데, 뜨끈하게 데워진 국물이 오래 가게 한다.4명이 사이좋게 칼국수와 콩국수를 두 그릇씩 시켜 나눠 먹었는데, 둘 다 좋다. 무엇보다 양이 많다. 그까짓 면요리 한그릇 뚝딱 해치우자고 덤벼들었다가 도중 포기했다. 아무래도 주변에 육체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어서 많이 먹고 가라고 넉넉한 인심이 더해진 것 같다.칼국수는 잘 우러낸 멸치육수에 직접 반죽한 면이 어우러져 담백하고 시원하다. 끝까지 뜨뜻한 면의 기운이 몸도 마음도 데우는 것 같다. 지금같은 선선한 날씨에 제격이다. 여기에 방금 한 것 같은 겉저리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방송에 소개된 콩국수는 국내산 콩에 땅콩, 참깨를 갈아 넣은 콩국이 걸쭉하고, 매일 새벽마다 뽑는다는 면도 담백하기 그지 없다. 한여름에 왔다면 감탄을 멈추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콩국수보다 칼국수에 더 눈이 간다.어릴적 농촌에서 먹던 새참이 이 맛이리라. 참으로 담백하고 정직하다. 다만 이 집만의 개성은 덜한 편. 테이블은 적고 사람도 많아 조용히 맛을 음미하기에도 적절하지 않다. 그러나 배불리 먹고 가기에는 이만한 집이 없다. 겨울에는 손만두가 들어간 칼국수가 인기라 하니 조금 더 쌀쌀해지면 한번 더 가볼 생각이다.▷데일리팜의 한마디◁ "겉멋들지 않은 진짜 칼국수" "든든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정리= 혜화칼국수·문배동 육칼 안경진, 만나손칼국수 이탁순 ◆그래픽 이미지= 박승보※취재에 협조해주신 제약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제약사 근처 맛집을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랍니다.2016-09-29 06:14:51제약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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