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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가 결정한 '특정 도매 독점 거래' 문제 있을까
기사입력 : 19.12.18 06: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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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의약품 유통은 특수해 일반화하기 어려워...조사해봐야"

유통협, '거래거절'로 노보노디스크·RB코리아 공정위 제소

[데일리팜=정혜진 기자] 반복되는 약가 인하와 생산원가 증가로 제약사들이 경비 절감에 애를 쓰고 있다. 하나의 방책으로 거래도매업체를 줄이는 제약사가 적지 않은데, 유통협회가 직거래 도매업체 한 곳에만 의약품을 공급하는 특정 제약사 두 곳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하면서 배경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있다. 이번 공정위 결정이 향후 제약사의 유통정책에 변화를 줄 지도 관심사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조선혜)는 최근 쥴릭파마코리아 한 곳에만 의약품을 공급하는 노보노디스크와 RB코리아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제소 근거는 '제약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거래 거절'. 국내 다수의 도매업체가 두 제약사에 직거래를 요청했음에도 번번이 거절당했다는 주장이다.

◆유통협회 "부당한 거래거절" 주장...의약품 유통에도 적용될까?


우선 유통협회가 주장하는 '부당한 거래거절'이 사실로 입증되면 해당 제약사 두 곳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과징금, 시정명령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는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거나 거래의 상대방을 차별하여 취급하는 행위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등의 조항을 두어 업체들이 말 그대로 '공정한 위치'에서 거래하도록 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문제의 두 제약사가 쥴릭파마코리아에 의약품의 독점유통권을 주어 다른 도매업체들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두 제약사 제품을 유통하려면 불가피하게 도도매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직거래와 도도매는 비교할 수가 없다. 정상 마진의 반 밖에 되지 않는 마진으로 유통을 해야하는데, 요양기관에서 주문을 하니 도도매거래라도 안 할 수 없다"며 "독점판매 제품을 가진 쥴릭파마와 여타 다른 도매업체들이 애초에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기울어진 땅에 서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도도매를 선택하는 도매업체는 제약사에 거액의 담보를 제공할 수 없는 소규모 업체들이다. 담보 대출을 받을 자격이 되지 않거나 담보에 따른 이자가 부담스러운 경우 적은 마진을 감내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도매업체라면 직거래를 통해 마진을 더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이 도매업체 관계자는 "직거래나 도도매나 유통에 따른 비용은 똑같이 드는데, 유통 시스템을 갖춘 도매업체라면 도도매를 선택할 이유가 있겠느냐"며 "도도매는 환자에게도 의약품 접근성 저하 등 부차적인 문제를 가져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자 의약품 접근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은 가능성이 있다. 쥴릭파마코리아가 사실상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에 쥴릭파마를 통해서만 의약품을 유통해온 다국적사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매업체들도 일부 다국적사 제품을 도도매 거래를 통해 조달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정 도매업체에 헤파빅 공급 거부한 녹십자 시정명령 받기도..."똑같은 전례는 없어"


이번 건을 위해 참고할 만한 같은 조건의 공정위 결정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참고할 만한 유사 건은 있다.

유통망에 차별을 두어 공정위 제재를 받은 사례는 동물의약품이다. 2017년 심장사상충약을 동물병원에만 공급하고 약국 공급을 거부한 벨벳과 조에티스가 각각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벨벳은 이후 소송을 진행해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각각 승리했지만, 약국들은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동물약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보다 더 유사한 사례는 녹십자의 '헤파빅' 공급 차별 건이다.

2013년 모 대학병원 입찰에서 헤파빅 공급권을 낙찰시킨 한 도매업체는 녹십자가 헤파빅 공급을 거부해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며 녹십자를 공정위에 제소했다.

헤파빅은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녹십자가 독점생산하고 있어 대체가 불가능하다. 공정위는 녹십자가 '공급량이 달린다'는 거짓 주장으로 공급을 거부해 해당 도매업체에 금전적 피해를 입혔다며 다시는 같은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 두 사건은 각각 제약사가 하나의 도매업체에만 제품을 공급한 것과 다르다. 본 사건에 직접적인 대입이 불가능하다. 특히 녹십자의 경우, 병원 공개입찰에서 공급권을 낙찰받은 특정 도매업체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점과 헤파빅이 독점생산하는 대체불가 약물이라는 점이 상이하다.

노보노디스크와 RB코리아 제품 중에는 '삭센다'와 같이 대체 불가능한 제품도 있다. 그러나 RB코리아의 경우 성분이 달라도 다른 제제도 대체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와 RB코리아 약품의 대체 가능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공정위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접수된 건에 대해 구체적인 진행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공정위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 본원 관계자는 독점유통에 대해 "구체적인 사건과 조사 사실이 있어야 언급할 수 있다"며 "특히 의약품 분야는 다른 산업분야와 직접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특수성이 있어 일반적인 예측도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약품 도매상은 2000여곳이지만 요양기관은 전국에 20만개가 존재하므로 전체 의약품의 80%를 도매상을 통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부당 거래거절이 있었는지 정황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점 유통권' 공정위 제소가 의미 있는 이유


이에 대해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결정들을 보면 '동등한 위치에서 더 많은 판매사가 경쟁해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를 실현하고 있다"며 "요양기관을 1차 소비자로 봤을 때, 독점유통으로 인한 도매업체 간 경쟁 저하가 결국 소비자 이익을 감소시킨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고 보았다.

다른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이는 제약사의 결정과 정책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른 목적을 위해 특정 도매업체에 특혜를 주는 게 아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여러 도매업체들을 검토한 후 가장 좋은 조건의 도매업체에 공급권을 주었다면 문제될 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번 공정위 결정은 향후 제약사들의 유통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의 직거래 도매 축소가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3~4년 사이 직거래 도매업체를 줄인 제약사는 수 곳에 달한다. 대부분 다국적제약사가 최소한의 도매업체와만 계약을 맺어 관리비용을 줄이고 있는데, 최근에는 국내제약사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며 도매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며 "앞으로 독점유통권에 따른 도도매 거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약국 전용 의약품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제약사 중 다수가 온라인몰 출시를 기점으로 직거래 도매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몰을 통해 약국 직거래 효과가 높아지면서 도매관리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다.

유통협회 관계자는 "이달 초 사건을 제소한 후 현재 중재원으로 이첩된 상태"라며 "중재원에서 두 제약사와 유통협회 간 입장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다시 공정위로 이첩돼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7407057@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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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국근
    독과점
    독과점이 되면 아무래도 밀실 행정이 되어 피해가 있기 마련이다
    19.12.18 11: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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