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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의약품 공장 폭발 왜 빈번할까...안전관리 주의보
기사입력 : 22.10.07 06: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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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기·분진·정전기 억제 등 필수…작은 실수도 중대 재해

화일약품, 아세톤 유증기 유출로 폭발 추정…비슷한 원인 폭발 빈번


 ▲화일약품 향남공장 화재 모습(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원료의약품 공장 내 폭발·화재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안전 관리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화학 반응이 빈번히 일어나는 원료약 공장은 완제약 공장보다 사고 위험이 훨씬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안전 관리 체계가 정립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화일약품 공장 폭발·화재 사고 원인은 '아세톤 유증기 유출'로 잠정 추정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지난 4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소방당국, 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합동감식을 진행한 1차 감식 결과다. 지상 3층 반응기에서 아세톤 물질이 유출되며 화재로 이어졌으리란 추측이다.

폭발은 건물 3층 중앙계단 우측에 있던 5톤 용량의 아세톤 반응기 메인 밸브 수리 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응기는 아세톤과 다른 화학물질을 혼합해 의약품 원료 물질을 만드는 장비다. 작업자들이 반응기 하단 메인 밸브를 수리하던 중 내용물이 유출됐고, 유증기가 내부에 머무른 상태에서 알 수 없는 점화원에 의해 폭발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폭발이 화재로 번지면서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으 보인다.

경찰은 반응기에 연결된 배관 등 수거한 물품에 대한 국과수 정밀감정 결과와 수사 상황 등을 종합해 화재 경위와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또 작업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화재 안전관리에 위법 사항이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원료의약품 폭발 우려 높은데…안전관리 체계 미흡

원료의약품 공장 내 폭발 사고가 이어지면서 안전 관리가 문제로 지적된다. 완제의약품과 달리 원료의약품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화학반응 전 단계인 원료 분말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원료의약품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거의 분진 형태로 생산·제조되는데, 입자 크기가 대부분 가연성 분진의 범주에 속한다.

 ▲자료: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실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 등이 주요 원료의약품 분말의 폭발·화재 위험성을 측정한 결과 고혈압 치료제에 주로 쓰이는 중간체 IBC는 점화 시 강력한 폭발현상을 보여 정전기 방전에 의한 폭발 위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됐다. 항생제 원료에 쓰이는 AVNA 역시 점화 시 강력한 폭발현상을 보이고, 점화원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항생제 원료 시료인 록소프로펜산은 폭발 위험성이 매우 큰 분진으로 예방 대책 수립을 마련해야 한다.

이처럼 원료의약품 공장은 늘 폭발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데도 이에 대한 사전 관리 제도가 마땅치 않아 대부분 개별 업체의 안전 관리 체계에 맡기는 실정이다 보니 사고가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원료약 공장 폭발 사고

지난 2016년 1월 충남 아산 경보제약 공장에서도 반응기에서 폭발·화재 사고가 나면서 작업자 2명이 부상을 당하고 천장과 주변 벽체 일부가 파손된 바 있다. 작업자가 원료의약품 제조를 위해 아세톤 혼합물이 담긴 반응기에 원료 분말을 투입하던 중 갑작스럽게 폭발이 발생하면서 화재로 번졌다.

당시 공단이 사고 현장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폭발 위험장소의 정전기 발생과 제거를 소홀히 하고 ▲화재 폭발 예방을 위한 통풍, 불활성화 등 조치를 하지 않으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보제약 아산 공장 폭발이 발생한 반응기(사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정전기에 의해 폭발할 수 있는 인화성 액체를 취급할 땐 해당 설비에 대해 확실하게 접지를 하거나 도전성 재료를 사용하거나, 가습 및 점화원이 될 우려가 없는 제전 장치를 사용하는 등 정전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이를 소홀이 했다는 지적이다. 또 작업자가 입은 작업복·신발도 마찰로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어 정전기 대전방지용 안전화와 제전복, 용구를 사용해야 한다. 작업장 바닥에도 도전성을 갖추는 등 조치를 취했어야 하나 이 같은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원료 분말을 휘저어 섞는 과정, 반응기 상부 맨홀에서 직접 원료를 낙하·투입하는 과정에서도 다량의 인화성 증기와 가연성 분진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렇게 인화성 증기가 존재해 분진에 의한 폭발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는 통풍과 환기, 분진 제거 등의 조치나 질소 용기 내 불활성화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상태에서 교반기를 작동하고 분진운을 형성함으로써 폭발 위험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 외에도 반응기 내부 질소 퍼지시간 등 불활성 절차를 기술하는 안전운전절차서 작성이 미흡했고, 제전설계와 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점이 사고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8월 의약품·화장품 원료 제조기업 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며 근로자 3명이 숨졌다. 경북 상주시 함창농공단지 대평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이 화재로 번져 총 6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불길은 10여 분 만에 잡혔지만, 근로자들이 중상을 입으면서 생명이 위중한 상태로 전해졌다.

 ▲상주 함창농공단지 대평 공장 화재(사진: 경북도 재난안전상황실)


대평 공장 화재 역시 유증기 폭발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소자추출물 제조 공정' 중 헥산을 쓰면서 다량의 유증기가 공기 중에 퍼진 상태였고, 미상의 점화원에 의해 폭발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원료의약품 업계 관계자는 "완제약 공장과 달리 기초 물질을 만드는 원료약 공장은 조그마한 부주의에도 폭발이 일어날 수 있어 관리자가 이러한 안전 관리에 소홀할 경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며 "이번 사고도 그야말로 인재(人災)로 안전 관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새임 기자(same@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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