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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4곳서 172개 생산'...규제 자초한 제네릭 범람
기사입력 : 21.06.02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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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스페셜] 위기의 중소제약사➀

'콜린알포' 232개 허가·15곳서 생산...2019년 이후 허가제품 무더기 취하

영세제약사 급증...전문약 평균 매출 하락세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제약사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정부는 제네릭 의약품 난립을 겨냥해 허가와 약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중소제약사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제약사들의 무분별한 위수탁 제네릭 봇물이 규제 강화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약가제도 개편을 통해 위탁 방식으로 허가받은 제네릭의 상한가 기준을 떨어뜨렸다. 제네릭 제품은 생동성시험 직접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을 모두 충족해야만 현행 특허만료 전 오리지널 대비 53.55% 상한가를 받을 수 있다. 1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복지부는 최고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제네릭이 오는 2023년 2월28일까지 ‘생동성시험 수행’과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새로운 산정기준에 맞춰 약가를 인하할 예정이다.

허가 요건도 크게 엄격해질 전망이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소위를 열어 하나의 임상시험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 의약품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약사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1건의 생동성시험이나 임상시험 자료로 허가받을 수 있는 의약품을 4개까지만 허용하는 내용이다. 무분별한 의약품 난립 차단을 위해 동일 임상시험으로 허가받을 수 있는 건수를 억제하는 강력한 규제다. 상대적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이 떨어져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중소제약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제약사들의 품질관리 위반 사례가 속출하면서 규제 강화에 명분이 실리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2달 동안 바이넥스, 비보존제약, 종근당, 한올바이오파마, 동인당제약 등 5개 업체가 의약품 품질관리 위반으로 적발됐다.

5개 업체의 품질관리 위반으로 행정처분 절차가 진행 중인 제품은 총 75개에 달한다. 품질관리 위반으로 적발된 업체에 생산을 맡긴 제약사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총 39개사가 수탁사의 일탈 행위로 판매중인 의약품이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무분별한 위수탁 관행으로 특정 업체의 문제가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콜린알포, 15곳서 232개 생산...제네릭 무한 위수탁 규제 자초

사실 제약사들의 제네릭 의약품 무한복제 관행이 정부 제네릭 규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 중인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시장을 보면 제네릭 의약품의 범람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232개의 콜린제제가 허가받은 이력이 있다. 무려 140여개사가 캡슐, 정제, 시럽 등 3종류에 걸쳐 제약사들이 전방위로 콜린제제를 장착했다. 콜린제제 성분 시장은 지난해에만 4600억원의 외래 처방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대형 시장이다. 콜린제제는 지난 2015년 1518억원에서 5년새 처방 규모가 3배 이상 확대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제약사들이 앞다퉈 콜린제제 시장에 뛰어들만한 매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제조시설별 생산 제품을 보면 총 15곳의 제조시설에서 232개 제품을 생산했다. 공장 1곳당 평균 15개 제품을 생산하는 셈이다.

동구바이오제약 화성 제1공장에서 57개의 콜린제제 연질캡슐 제품이 생산된다. 56개사가 콜린제제를 직접 개발하거나 생산하지 않고 전 제조 공정을 동구바이오제약에 맡겼다는 의미다.

한국프라임제약은 봉동 제1공장에서 콜린제제 필름코팅정 35개 품목과 연질캡슐 26개 품목의 생산을 맡는다. 다산제약 제2공장에서는 32개사의 콜린제제 정제가 생산된다. 한국프라임제약 봉동 제1공장은 26개 업체의 콜린제제 캡슐 제품을 만든다. 서흥 오송 제2공장에서는 캡슐 제품 23개의 생산을 담당한다. 총 4개사 5개 공장이 콜린제제 172개를 만든다는 의미다. 콜린제제 4개 중 3개는 공장 5곳에서 생산되는 셈이다.

만약 콜린제제를 대량 생산하는 공장 1곳이 품질관리 위반으로 적발되면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피해가 확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흥 공장에서는 콜린제제의 처방액 1, 2위를 기록 중인 글리아타민과 종근당글리아티린이 생산되는데, 이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많은 의료진과 환자들도 막대한 피해와 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성 없어도 묻지마 허가'...판매의지 없는 제네릭 속출

최근 위수탁을 통해 허가받은 콜린제제 중 상당수는 애초부터 제약사들의 강력한 판매 의지도 없는 제품이라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6월 콜린제제 보유 업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콜린제제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자 임상재평가를 결정했다. 약 60개사가 임상재평가 참여를 결정하고 임상시험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콜린제제를 보유한 업체 중 절반 이상은 임상재평가 참여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재평가 결과에 대한 확신이 없거나 매출 규모가 미미한 업체들이 재평가를 포기하고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허가 취하를 결정한 콜린제제는 총 116개에 달했다. 허가 취하 제품의 상당수가 허가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이 독특한 현상이다. 지난해부터 허가를 반납한 116개 중 2019년 허가 제품이 48개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허가받고도 그해에 허가를 취하한 제품이 7개에 달했다. 55개 제품이 허가받은지 2년이 안됐는데도 재평가 지시에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는 얘기다. 시장에 채 안착하기도 전에 허가를 취하한 모양새다.

최근 허가받고 취하한 제품들은 사실상 시장 판매가 목적이 아니라 “일단 허가부터 받고 보자”라는 취지로 승인받은 제네릭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에는 정부의 제네릭 규제 움직임에 유례없이 제네릭 허가가 봇물을 이뤘는데 시장성과 무관한 제네릭이 무분별하게 승인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생물학적동등성인정제품은 2358개로 집계됐는데 이중 위탁 제네릭은 2277개로 96.6%를 차지했다. 생동성시험을 직접 실시한 제품은 81개로 나타났다. 1년간 승인받은 제네릭 중 생동성시험을 직접 수행한 제품은 3.4%에 불과했고 생동성시험 1건당 평균 28개의 위탁제네릭이 허가받았다.

최근 제네릭 허가 급증의 기폭제는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8년 7월과 8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원료의약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발사르탄 함유 단일제와 복합제 175개 품목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제네릭 난립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커졌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018년 9월부터 ‘제네릭 의약품 제도개선 협의체’를 꾸려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제약사들은 정부의 제네릭 규제 강화 이전에 최대한 많은 제네릭을 장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정부가 제네릭 규제 강화를 천명하자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허가받은 제네릭은 무려 5488개로 월 평균 323개 진입했다. 2018년 1년 간 허가받은 제네릭은 총 1110개로 월 평균 93개로 집계됐다. 1년새 허가건수가 3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제네릭 난립 억제를 위해 약가제도가 개편됐는데도 제네릭의 무제한 위수탁 관행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기업 101개 업체가 ‘아토르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성분을 결합한 고지혈증복합제를 허가받았다. 아토젯과 동일 성분의 개량신약과 제네릭 시장에 101개 업체가 새롭게 뛰어들었다.

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생산하는 업체는 종근당, 다산제약, 동구바이오제약, 유한양행, 에이프로젠제약, 위더스제약, 지엘파마, 진양제약 등 8곳에 불과하다. 93개 업체는 위탁 방식으로 아토젯 시장에 진입한 셈이다. 위탁 제네릭의 약가가 낮아졌는데도 시장성이 있는 영역에는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제약사 2곳 중 1곳, 연간 생산액 100억 미만...영세업체 확산

이미 지난 몇 년간 국내 제약업계는 영세업체들 비중이 많아지는 하향평준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9년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이 있는 업체 349곳 중 100억원 미만 업체는 181곳으로 51.9%를 차지했다.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10억원 미만이 111곳으로 전체의 31.8%를 차지했다. 10억 이상 50억원 미만 업체와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업체는 각각 54곳, 16곳으로 집계됐다.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10억원 미만이 111곳으로 전체의 31.8%에 달했다. 10억 이상 50억원 미만 업체와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업체는 각각 54곳, 16곳으로 나타났다.

연간 생산실적 100억원 미만의 중소제약사 개수는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100억원 미만 업체는 140곳으로 전체의 46.8%를 차지했는데 5년새 41곳 증가했다. 생산실적 10억원 미만 업체가 2014년 51곳으로 지난해 111곳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제약사들은 많은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백화점식 경영'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2019년 제약사 349곳이 생산한 완제의약품은 2만703개 품목이다. 제약사 1곳당 평균 59.3개 품목을 생산한 셈이다. 업체당 생산하는 완제의약품 개수는 2014년 61.4개에서 2015년 50.3로 줄었지만 2016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며 다시 60개에 육박했다.

2019년 완제의약품 1개 품목당 생산실적은 9억5844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9억4907만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1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제약사들이 소규모 매출의 다수 제품을 취급하는 '백화점식 경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의약품의 평균 생산실적이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2019년 전문의약품 생산실적은 16조6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생산실적이 있는 전문의약품은 1만5225개다. 전문의약품 1개 품목의 생산실적은 10억9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전문의약품 개수는 9572개에서 9년새 59.1% 늘었다. 그러나 품목당 평균 생산액은 12억2300만원에서 10.7% 감소했다.

일반의약품은 평균 생산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9년 생산된 일반의약품은 5478개로 전년보다 2.7% 늘었다. 하지만 2010년 6401개에서 9년새 14.4% 줄었다. 2019년 일반의약품 1개 품목당 생산실적은 5억54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동일한 수치를 보였지만 2010년 3억9500만원에 비해 40.2%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전문의약품 영역에서 업체별로 장점이 뚜렷한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두드리는 것보다는 유사 영역에 동시다발로 뛰어들어 시장을 나눠갖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네릭 시장에 무차별적인 진입으로 난립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영세제약사가 증가했고, 정부의 규제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승현 기자(1000@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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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성
    자유시장 경제 사회에서 제품을 내서 경쟁하는거 왜 문제인가?
    그럴꺼면 일반의약품 복약지도 패드 승인 하는기능 넣고

    약국수 다 줄여라 필요없는약국
    21.06.02 14:44:40
    0 수정 삭제 2 0
  • 48
    정부 정책이 혼란을 가져왔다!!!
    통계를 보면 정부의 못난 정책이 55개 품목을 허가하게 만들었다.
    19년~20년 왜 허가 폭증했나 데이타가 말한다.
    기자분들도 조금 생각 하면 알 수 있지 않나?
    정확한 분석가 아싶다!!!
    21.06.02 11:48:46
    0 수정 삭제 1 0
  • 이이
    이이
    근본적인 문제는 제네릭 범람이다. 제네릭 규제를 해라
    21.06.02 10:39:44
    0 수정 삭제 1 2
  • 이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상품명처방이다
    성분명 처방해야된다
    어떤 정책이 나오든 상품명처방이 계속되는한
    각종 문제들이 생길수밖에 없다
    의사들의 리베이트를 위해 너무 많은 것들이 희생되고 있다
    21.06.02 09:03:16
    0 수정 삭제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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