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없는 에이즈, 현실적 예방책은 PrEP"
- 안경진
- 2017-04-28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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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대한에이즈학회 신형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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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제약업계 및 학계와 손잡고 #HIV 고위험군의 감염 예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제(ART)의 보급 이후 HIV 신규 감염인과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칵테일 치료라 불리는 고강도 항레트로바이러스요법(HAART)이 도입되면서 HIV 감염인의 생존율이 정상인 수준으로 증가된 덕이다. 최근에는 완치 가능성까지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매년 생겨나는 HIV 신규 감염인 관리는 보건당국의 큰 고민거리로 남아있다.
다른 나라들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내국인 신규 HIV 감염자수는 어느덧 1000명을 돌파했다. 2013년 1013명→2014년 1081명→2015년 1018명. 해를 더할수록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30대 젊은 층의 감염자수가 급증한 데다 10대 감염인의 증가폭이 높아졌고, 50대 이상 고령자 비율이 30%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HIV 감염인의 고령화에 따른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
이에 대한에이즈학회가 꺼내든 대응전략은 '#PrEP(Pre-Exposure Prophylaxis)'이라 불리는 HIV 노출 전 예방요법.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을 지속 복용토록 해 HIV 감염 위험을 초기에 차단하는 방식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말 트루바다의 HIV 예방요법에 관한 적응증 추가신청서가 제출됐고, 올해 9월경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가 예상되고 있다.
대한에이즈학회는 지난해 추계학술대회에서 PrEP 가이드라인을 선보였는데, 상반기 중 질병관리본부가 제안한 용역사업 과제까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다만 에이즈 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뛰어넘어 급여관문까지 통과하려면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어 보인다.
대한에이즈학회 #신형식 회장(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는 "꺾일 줄 모르는 HIV 확산을 중단하고, 궁극적으로 에이즈 유행을 종식시키려면 PrEP을 포함한 고위험군 대상의 예방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백신이 없는 에이즈에서 예방약물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에이즈 예방정책 도입을 학회 임기 중 가장 큰 숙원사업이라 꼽는 신 교수를 만나 우리나라의 HIV 감염관리 현주소를 살펴봤다.
우리나라의 에이즈 환자 현황은 어떤가?
현재 생존하고 있는 HIV 감염인은 1만 1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1985년 첫 감염인이 보고된 이래 HIV 감염인수는 1만 3000명가량 파악됐는데, 그 중 1800여 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신규 감염인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 처음 1000명을 돌파했다. 이후 2013년 1013명→2014년 1081명→2015년 1018명으로 매년 1100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신규환자가 기존 환자수의 10%에 육박한다. 아직까지 다른 나라들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굉장히 늘어난 셈이다.
특히 HIV 감염 내국인 중에는 10~20대 청소년과 청년층의 비율이 늘고 있다. 가령 2015년에 신규감염된 1018명 가운데 10~20대가 393명(38.6%)이었다. 반면 치료제 보급으로 생존 감염인이 증가하면서 40~50대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높아지고 있다. HIV 감염인의 고령화 역시 문제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HIV 신규감염인은 4만 여명, 누적 감염인은 약 120만명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한때 HIV 신규감염인이 연간 5만명을 넘었지만, PrEP을 도입한 이후 신규감염인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3만 8000명이 보고된 것으로 기억한다. 미국 인구가 3억 7~8000명 된다고 가정할 때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5000만명 중 1100명이니 5만명당 1명꼴인데, 현 추세대로라면 HIV 신규감염자수가 미국과 비슷해지거나 넘어설 수도 있다. 하루빨리 예방요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미국은 HIV 감염 고위험군이 연간 인구 100명당 9명가량 발생한다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데이터조차 없다. HIV 검사가 활성화되지 못한 터라 검사율이 낮다보니 실제 감염자수는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HIV 감염인이 2만 8000여 명, 진단자수가 2만 3000명 정도라는 일본 통계를 참고할 때 2~5000명가량이 진단받지 않은 상태일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자체 통계를 갖는 게 시급하다.
학회가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PrEP의 국내 실행방안에 관한 정책연구용역사업을 진행 중이신 걸로 안다.
그렇다. 지난해 7월 연수강좌에서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컨센서스를 모아 학회 내부에 예방지침위원회를 구성했고, HIV 노출 전 예방요법(PrEP)에 관해 국내 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 추계학술대회에서는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한 공청회도 열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질병관리본부와 공동 진행하는 용역사업을 통해 PrEP을 우리나라에 적용할 때의 문제점을 찾아보고, 비용 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용역사업이 마무리되면 가이드라인을 다듬어 최종안을 확정, 배포하게 된다. PrEP을 통한 예방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
HIV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항레트로바이러스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했을 때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감염 위험을 92%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됐다. 2010년 iPrEx 연구를 비롯해 다수 연구 결과가 누적되면서 선진국에서는 이미 PrEP을 도입한지 오래다. 거르지 않고 약만 잘 복용해도 HIV 감염을 최대 95%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 CDC는 2011년부터 PrEP을 권고했다. 물론 내성 등 모니터링 차원에서 전문의를 통한 정기검사는 필수다.
다른 나라들에서도 도입 당시 실효성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있었다. 고위험군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이 걸렸던 것으로 안다. 2013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MSM(Man who have Sex with Man) 그룹에서 자발적으로 예방약을 복용하자는 캠페인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4~2015년경부터 전 세계적으로 PrEP 처방률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좋은 데이터들도 축적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1년간 900여 명에게 PrEP을 처방했을 때 실제 감염률이 0%로 보고되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미국에서 HIV 감염 고위험군이 연간 100명당 9명 발생한다는 통계와 비교한다면 무려 72명의 신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2013~2016년 사이에 신규감염인수가 절반가량 줄었다. 물론 PrEP 뿐 아니라 조기진단과 치료 등 예방전략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결과다.
에이즈는 사회적 낙인이 심한 질환이다. 예방을 위한 치료제 도입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 쉽지 않을텐데?
당연히 예방약물만 도입하자는 건 아니다. 제일 중요한 건 감염인들에 대한 교육과 콘돔사용, 조기검사를 통한 조기진단이다. 그 외 'TasP'이라 불리는 예방법으로서의 치료(Treatment as Prevention), 포경수술, PrEP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미국의 예방의학자들은 교육, 검사, 콘돔사용, TasP, 포경수술, PrEP 6가지를 총체적으로 실시하면 HIV 감염을 거의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존에 잘 지켜지지 않았던 예방전략에 대한 환기도 필요하다.
HIV 감염이 제일 잘 일어나는 시기는 초기감염 때다. 초기 단계라 자신이 감염된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바이러스 수치가 높아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확률이 가장 높다. TasP이나 PrEP은 아직 감염되지 않은 단계의 고위험군이 약을 복용함으로써 자신도 모른 채 감염을 전파하게 될 가능성마저 원척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학계는 효과적인 예방요법을 고위험군에게 하루빨리 도입하고, 대중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교육과 조기검진이 병행된다면 신규감염자수를 대폭 줄일 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치약이 개발될 때까지 기다리기 보다 에이즈 유행을 종식시키는 게 더 빠르지 않겠나. 신규감염인수가 줄어서 0%가 되고, 기존 감염자만 치료하게 된다면 UN이 선포한 것처럼 에이즈 종식도 가능하다고 본다.
고위험군의 대상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나?
가이드라인 초안에서는 성적으로 활동적인 MSM에게 PrEP을 우선 권고했고, HIV 혈청학적 불일치한 이성애자 커플(serodiscordant couple)과 약물남용자도 포함시켰다. 미국 CDC는 항문성교 등을 하는 이성애자도 PrEP 처방대상으로 분류했지만 우리나라는 HIV 감염 유병률이 미국보다 낮다는 점을 감안해 제외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 HIV 감염이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시킬 필요는 있다고 본다. 양성애자를 포함해 고위험 성행위를 하는 모든 이들이 고위험군이다.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가장 큰 고민일 듯 하다.
현재로선 감염인 상담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과나 20곳을 통해 HIV 노출전 예방약제 고위험군에게 급여처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화된 센터를 통해 시범사업으로서 약품을 공급하고, 동성애자 상담소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트루바다 1알이 1만 5000원이라 하루 한알을 매일 복용할 경우 한달 약제비로 45만원가량 소요된다. 검사와 진료비용까지 포함하면 한달에 50만원 선이다. 개인이 100% 충당하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유럽의 경우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고, 미국은 보험 미가입자에 한해 제약사 지원프로그램 등을 통해 검사와 약제비 지원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매일 먹는 대신 성관계 하기 전 2~24시간 내 2알을 복용하고, 성관계 이후 24시간 이내 2알을 추가 복용해 총 4알을 먹는 방식도 86% 예방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확보된 상태다. 그러나 현장에 도입되려면 데이터가 더 쌓여야 한다. 성관계를 할 때만 복용하는 방식이 검증된다면 비용 부담을 현저하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트루바다 외에도 여러 약제들이 예방요법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얀센, GSK 등의 회사에서 한달에 1번만 주사를 맞는다거나 2~3달에 한번씩 주사를 맞는 약제들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향후에는 예방요법에 관한 선택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이다.
PrEP이 백신과 같은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보나?
백신이 예방효과를 인정받으려면 최소 50%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95%까지 예방할 수 있는 약제가 나왔으니고무적인 일이다. 사회적 비용부담에 관해서는 의견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에이즈에 걸리면 죽는다고 믿었던 시절을 생각한다면 국가사업을 통해 에이즈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남아있는 학회장 임기 내에 반드시 이뤄내고 싶은 숙원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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