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위험 알고 있지만…약사들 할게 없다"
- 정혜진
- 2016-07-20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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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성 내포한 처방에 대해 조제거부권 신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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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최근 직접 졸피뎀과 관련한 무서운 경험을 했다. 가족 중 다른 사람이 처방받아 집에 둔 졸피뎀을 다른 약으로 오인해 1정을 복용했다가 온종일을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A약사는 "정제 모양이나 색깔이 항히스타민제 지르텍과 매우 유사해 콧물증상에 복용했다가 하루 종일 운전하고 사람을 만나고 강의를 한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 당황한 적이 있다"며 "실수로 복용해본 후에야 이 약의 무서움을 알게 됐고, 이후 환자들에게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자극적인 접근은 차치하더라도 약사들은 이미 졸피뎀과 같은 수면제, 향정신성의약품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다.
실제 '졸피뎀'을 '지르텍'과 혼동해 일어난 약화사고도 보고되고 있다.
한 약사가 조제실에서 '지르텍'과 혼동해 졸피뎀을 잘못 조제한 후 환자가 교통사고를 일으켜 거액의 약화사고 소송에 연루된 것이다.
경기도의 A약사는 "한번 잘못 복용한 사람도 상당한 위험에 노출되는데, 이를 상시 복용하는 환자에게는 방송내용처럼 극심한 자살 충동과 예측하지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방송 이후 실제 약사들이 모이는 온라인 게시판에도 위험성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약사들이 처방을 변경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지적하는 내용들이다.
강원도의 S약사도 몇년 전 몇군데의 의원을 돌아다니며 다량의 졸피뎀을 처방받은 환자의 처방전을 받은 일이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약국이 환자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처방전을 거부할 수 없다는 법적 한계를 깨닫고 민원을 제기했다.
S약사는 "허용 용량을 무시한 다이어트 처방, 친인척 이름을 동원한 다량의 졸피뎀 처방을 약국이 거부하거나 신고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복지부와 식약처 등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약처가 지상파 방송의 여파를 고려해 조제 시 환자 본인확인이나 복약지도를 철저히 해달라는 지침을 내렸으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위험을 내포한 처방전에 대해 약국이 조제를 거부할 권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약사를 포함해 많은 약사들은 무분별한 향정의약품 처방에 있어 적절한 대응방안이 없었다는 질책과 함께 지금부터라도 약사의 처방 변경·거부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울의 한 약사는 "의원은 향정 의약품을 모르는 경우도 많을 뿐더러, 환자가 맘만 먹고 다수의 주민번호를 동원해 여러 의원에서 처방을 받을 경우 걸러낼 방도가 없다"며 "선진국처럼 약국이 적극적으로 환자 처방 내용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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