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전문약사(회진약사)를 도입하자"
- 데일리팜
- 2015-11-10 12: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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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병도 약사(전 건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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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주무시지 않고 병원 내를 돌아다니며 '일하러 가야 한다'며 정신 이상 증상이 심각하다고 했다. 혹시나 약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해 어떤 약을 복용하나 보니 처방 중에 '쎄00'정이 있었다.
하루는 저녁에 그 약을 드시게 하니 동생 말대로 섬망 증상이 나타나 밤새 자다 깨다하면서 뭔가를 만드는 반복적인 동작을 계속 하거나 걷기 등 행동 자체도 어눌해지고 '비닐하우스에 가야 한다'며 말과 행동에서 이상 증상을 보였다. 그 다음 날부터는 그 약을 빼니 서서히 이런 증상들이 서서히 줄어들었다.
병원에 이런 이야기를 해도 협진이 잘 되지 않는지 그 처방은 계속 나왔다. 만일 환자 가족 중에 약에 대해 평가해 줄 사람이 없었다면 가족들은 밤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부모님을 치매라고 생각해 치매 요양병원으로 보내야 한다고 판단했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아버지를 병간호했던 다른 가족들은 '아버님이 치매인 거 같아요'라며 치매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짧은 기간의 병간호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병원에서 모든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는 안 되겠지만 특히 고령의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회진약사들이 돌며 약복용 후 환자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한다면 많은 부작용을 막아낼 수 있고 적절하게 처방 변경도 이끌어 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조영제 때문에 신기능이 떨어져 한 동안 고생하기도) 우리나라에서도 그 동안 병원약사회를 중심으로 '임상약사들이 의사들과 함께 회진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아직 이런 요구가 현실화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외국의 경우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니 몇몇 나라에서는 병원에서 이미 회진 시 약사 동행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임상약사가 매일 환자 회진에 참여한 결과 전체적으로 오투약(Medication errors) 사례가 51%까지 감소, 원내에서 약사가 약물투약 과정에 적극 개입할 경우 약화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논문들도 볼 수 있었다.
미국병원약사회지(AJHP)에 실린 'Pharmacist participation in medical rounds reduces medication errors'라는 보고서(2002. 11)를 보면, 한 대학병원에서 임상약사를 수 개월 동안 환자회진 과정에 참여시킨 후 - 회진에 참여한 약사는 적절한 약물과 적정한 약물용량이 선택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환자들의 알러지 정보, 각종 검사기록, 처방된 약물내역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약사의 회진 참여가 배제되었던 대조그룹의 경우 94건의 오투약 사고가 발생했던 반면 약사가 회진에 매일 참여했을 때 오투약 사례가 46건으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약사가 회진에 참여했을 경우에는 오투약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당일 안에 착오가 있었음이 발견되었으며, 따라서 오투약이 1회 이상 지속되지도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약사가 회진과정에 배제된 그룹에서는 잘못된 약물들이 평균 2.4일 동안 계속 투여됐으며, 적절한 여과과정 없이 2회 이상 오투약이 거듭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서울의 한 병원 약제부에서 낸 논문을 보면 의사의 환자 회진에 병원약사가 참여해 임상적 중재활동이 이루어지면, 환자 처방 오류가 줄고 재원일수가 감소하는 등 환자 치료효과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논문(외과계 중환자실 약사의 처방 중재 효과 평가)은 중환자실에서의 약사 참여가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 3월 25일부터 2012년 6월 30일까지 병원 외과계 중환자실에 입원한 18세 이상 성인을 대조군으로 2013년 3월 25일부터 2013년 6월 30일까지 병원에 24시간 이상 머문 18세 이상 성인 환자를 중재군으로 한 결과, 2012년 대조군에서 총 9642건 중 (약사 중재가 없어) 부적절한 처방(처방 오류)이 79건 발생했지만 2013년 중재군에서는 연구기간에 발생한 총 8523건의 처방 중 부적절한 처방이 49건이었고 약사 중재활동으로 1건의 처방오류가 발생했다.
약사 회진 참여 이후 부적절한 처방은 49건으로 회진 참여 전 보다 감소했는데 이는 약사의 처방 중재를 통해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적절한 약물 투여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적절한 처방이 약사 처방 중재 전후 환자 재원일수 1000일당 104.22건에서 1.48건으로 무려 98.7%나 감소했다.(의사에 의한 약사 중재 수용률은 89.8% 이었다)
약사 중재 수용률이 높은 배경은 병원이 약사의 역할을 인식하고 새로 전담과를 만들어 의료진들이 약사들에게 팀 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약사 참여가 활발하게 진행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에서도 "중환자실에서 약사의 참여가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약사 임상적 업무 확대를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며 "미래에는 약사가 의사 처방을 전향적으로 평가하고 중재함으로써 보다 환자 안전을 보장하는 적합한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병원약사회 주최로 '입원환자 약물안전관리를 위한 병원약사의 역할'(2014년) 이란 주제로 전문임상약사 도입을 위한 법제화를 놓고 토론을 했지만 '시대적 요구'라는 찬성론과 '시기상조'라는 반대론이 대립했다.
존스홉킨스대학 정헌재 박사는 현대 의약품은 다양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에 중환자실 등 환자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에도 전문임상약사를 도입하여 '의약품 처방-조제-투여-모니터링'의 모든 단계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한 임상약사가 의사와 팀을 이뤄 환자안전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약사가 참여하면 환자에게 안전하고 정확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며 "존스홉킨스 의대를 포함해 최근 미국의 많은 병원에서는 이미 의사-약사-간호사 팀제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고 하면서 "국내 현실상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전문약사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도입을 위해서는 약사들 스스로 자신의 필요성을 입증해야한다"고 정박사는 강조했다.
병원약사회도 전문약사의 중요성와 국내 약사들의 권한 강화에 대해 주장하면서 "최근에는 모든 병원 진료가 다학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병원약사들의 중요성이 강화됐다"며 "아직까지 국내 전문약사 도입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약사들의 필요성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전담 교수는 "약사의 회진 참여 유무는 의미가 크다. 환자마다 질환 양상의 경중이 크기 때문에 세부사안의 경우 약사나 간호사들이 챙기는게 맞다"며 "이 팀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약사들이 전문지식을 토대로 여러 가지 질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약사의 필요성과 적극 도입에 대한 옹호론에 맞서 "현실적으로 제도를 법제화할 경우 이전 대비 하는 일은 똑같은데 수가 및 추가 비용만 더 지급해야하는 상황이 올 확률이 크다"며 실질적 효율성이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전문약사를 무턱대고 국내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대한병원협회에서도 "지방의 경우 병원약사들이 모자라서 밤이나 주말, 휴일에는 약사가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전문약사를 증원하라고 하겠나"라고 주장하면서 "전문약사를 추가하라고 한다면 기존 근무 중인 약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기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전문약사 도입을 위해서는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명분과 근거가 있을 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전문약사의 전문성과 자존감이 먼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시스템적으로 환자 약물관리에 있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오늘 제기된 전문약사 이슈 역시 안전장치 중 하나지만 중장기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반대론의 경우 임상약사에 대한 불신, 병원 특히 지방의 경우 병원약사 기피현상으로 기존기본 업무조차 감당하기 힘든 구조 등 병원의 절대적인 약사 부족, 전문성 부족 등을 들었다. 찬성론을 편 입장에서나 복지부의 입장처럼 '시스템적으로 환자 약물관리에 있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찬성하지만 (전문성 부족이라는 유치한 반대 의견은 차치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이를 감당할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관건으로 보인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모든 병원에 일괄 도입을 시도하기 보다는 실천 가능한 병원부터 시작하여 전문약사 도입의 확실한 효과를 가시적으로 반복하여 보여준다면 전문약사 도입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마침 대약 선거 시즌이라 각 후보 진영에서도 병원 내 전문약사 도입에 관심을 갖고 이를 공약화하고 병원약사회와 함께 실천할 후보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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