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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검지애를 나누는 검도에 푹 빠졌어요"

  • 이혜경
  • 2012-08-20 06:31:54
  • 검도 7단 고대의대 김한겸 교수

김한겸 고대의대 교수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검을 잡은 소년은 47년이 지난 현재 메스를 잡는 의사가 됐지만, 전 세계를 돌면서 '교검지애'를 쌓고 있다.

러시아검도연맹의 초청으로 5일부터 8일까지 칼미크공화국 수도 옐리스타를 방문한 검도 공인 7단 유단자 김한겸(56·병리학과) 고대의대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1965년, 당시 성균관대학교를 다니던 가정교사 선생님을 따라 배우기 시작한 검도가 김 교수의 인생을 '버라이어티(variety)'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검도를 배운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성균관대 도장을 다니면서 부터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날씨 속에서도 도장을 찾아 운동을 마치고 손수 물걸레질 청소까지 했다. 꽁꽁 언 바닥에 몇 번을 넘어지면서 무릎이 까져도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의대를 진학하면서 좋아하던 검도를 쉴 수 밖에 없었다. 수 년간 운동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1977년 고대의대 본과 2학년 시절, 의대 내 검도회를 만들게 된다.

"순수 아마추어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 뭐라고 생각해요? 의사들도 충분히 검도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검도회를 창립하면서 국제의사검도대회를 여는게 목표였죠."

여행을 좋아하던 김 교수는 다양한 국가에서 같은 일을 하는 의사들끼리 검도대회를 하면서 우정을 쌓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예의를 바르게, 심신을 건강하게, 신의를 지키는' 이라는 검도 철학을 갖고 있다. 대회의 목적은 우승이 아니라 '교검지애'를 실천하기 위함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의대 검도회를 운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로 2001년 일본 오사카의대로부터 도착한 도전장을 손꼽는다.

"오사카의대에서 한국 의대 검도부가 대련하고 싶다면서 일본검도연맹에 공문을 보냈고, 일본으로 부터 공문을 전달받은 대한검도회에서 저한테 연락을 했어요. 흔쾌히 도전장을 수락했죠."

김 교수는 공항 픽업부터 호텔 숙박 예약 및 식사 제공까지 오사카의대 검도부의 이틀간 한국생활을 모두 맡아 책임졌다.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돌아간 오사카의대생이 1년 내내 교내에서 한국의 호의를 알리면서, 고대의대 검도부가 오사카의대로 부터 초청을 받게 된다.

"총장이 직접 우리에게 풀코스로 식사를 대접하는 것은 물론, 60년 전통의 검도부 역사만큼 OB들 까지 불러모아 교류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죠."

김 교수가 검도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고대 학생처장을 맡으면서부터 검도보다 의료봉사에 푹 빠지고 말았다. 김 교수가 검도부에 잘 들르지 않아 YB들이 "검도부 사랑을 봉사단에 빼앗겼다"는 소리까지 한다고 한다.

다양한 국가의 검도인들과 대련 후 진정한 교검지애를 느낀다는 김 교수(중앙).
하지만 현재 김 교수는 검도와 봉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최근 러시아 현지에서 검도 꿈나무들과 사범들에게 교육을 할 수 있었던 계기가 2009년 말 고대 학생처장과 사회봉사단 부단장 재임시절 떠났던 해외봉사 사전답사이기 때문이다.

봉사를 기획하면서도 그곳에서 '劍道' 간판을 목격하고 자연스레 검도장을 방문해 검도 시범을 보이던 장면이 카메라에 찍혔고, 올해 8월 러시아검도연맹으로부터 공식적인 초청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검도와 봉사, 모두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융합을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죠."

의료봉사를 떠나는 대학생들에게는 검도에서 가르치는 '예절'을 교육시키고, 검도를 하는 의대생들에게는 '봉사'를 해야하는 이유를 주입시키는 것이다.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김 교수에게 올해 검도와 관련해 또 하나의 타이틀이 생겼다. 한국교수검사회장이 된 것이다.

교수이면서 검도유단자인 2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된 검사회다. 지난 4월 회장으로 임명된 김 교수는 오는 25일 연세대학교 검도장에서 단합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김 교수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북(http://www.facebook.com/sswordsku)을 시작하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페이스북을 하면서 교수들 중에서 검도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어요. 특히 대구교육대 소속 교수와 페이스북을 통해 대화를 하면서 단합을 한 번 하자는데, 공식 모임화 됐네요."

그는 "검도는 세를 확장하고, 우승자를 가리기 위한 스포츠가 아니다"라며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진정한 교검지애를 나누면서 살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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