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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제약산업 떠받쳐온 의약사들 '역할구분' 뚜렷해져

  • 이탁순
  • 2012-06-01 06:45:00
  • 임상학술은 의사·개발허가는 약사가 강세

제약업체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학국의학회 2011년 추계 학술대회 기념사진.
제약업체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약사 전문인력이 늘어나고 있다.

의·약사의 고유 공간이랄 수 있는 진료실과 조제실을 떠나 임상 또는 개발 현장을 누비는 의약사들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다.

활동영역도 넓히고 있다. 과거 학술과 임상, 연구·개발 분야에 의·약사들이 주로 근무했다면 이제는 영업·마케팅 등 보다 활동적인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70~80년대 약사 영업사원이 적지 않았던 때와 또다른 양상이다.

이들 제약 의사·약사들이 늘면서 네트워킹과 교육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여전히 진료의사, 조제약사의 조직력에는 못 미치지만 이들 나름대로 새로운 힘을 키우고 있다.

세 늘리는 제약 의사들…네트워킹·교육도 활발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제약업체(다국적사 포함) 근무 의사는 아직 약사에 비하면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동안 크게 늘었고, 앞으로도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제약 의사 네트워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제약의학회에 따르면 2012년 5월 31일 현재 제약업체 근무 회원수는 총 117명이다.

제약의학회가 제약 의사들의 유일한 네트워크 단체고, 거의 대부분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 근무 의사는 15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회사 근무 의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제약의학회는 매년 회원이 늘고 있다. 표는 연도별 회원수 현황.
10년전인 2002년 제약의학회 전체 회원수가 39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할 때 10년만에 제약 근무 의사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4년전인 2008년에도 제약사 근무 회원은 현재 절반 정도인 84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다국적제약사 소속이 85%, 국내 제약사 소속은 15% 정도로 의학회는 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연구개발 또는 학술임상 임원으로 활동하거나 최근 다국적제약사에서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의학사업부에서 근거중심 제품개발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 의사들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전체 의사 배출인력이 증가한데 따른 치열한 경쟁, 제약업계 대내외 환경변화, 최근 대폭 늘어난 임상시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제약의학회 홍보이사를 맡고 있는 문준식 박스터 상무(의사)는 "최근 제약산업 영업·마케팅 환경이 쌍벌제 등 외부 규제로 기존 관계 중심에서 근거 중심으로 변하면서 임상경험이 많은 의사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 늘어나는 의사 인력을 기존 대학병원이나 개원가에서 모두 수용하지 못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으로 제약산업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제약사도 최근 #R&D가 늘면서 연구개발 디렉터로 의사를 영입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 출신 임원.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령 전용관 부사장, 중외 김봉식 수석상무, 한올 최성준 부사장, 한미 손지웅 부사장, 유한 남수연 상무, 한독 김철준 대표
작년 한독약품 CEO로 선임된 김철준 사장, 보령제약 전용관 부사장, 중외제약 김봉식 메디칼 본부장, 한올바이오파마 최성준 부사장 등 많은 회사들이 최근 대학병원과 제약사에서 임상경험을 갖춘 의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의사 출신 CEO도 이동수 화이자제약 대표, 김철준 한독약품 사장,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 지용훈 대우제약 대표, 박진오 대봉엘에스 대표 등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대표도 있다.

최성준 한올바이오파마 부사장은 "매번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병원 근무와 달리 제약회사는 매일 매일 새로운 일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면서 배우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약물개발은 물론 마케팅과 경영지식을 습득하고, 환자보는 시야도 전보다 넓어졌다"며 의사로서 제약업체 근무에 대한 장점을 소개했다.

최 부사장은 "연봉을 무시할 순 없지만 경제적인 부분보다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과 배움의 기회라는 측면에서 의사들이 제약업체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제약업체에 취업해도 적응에 실패하고 도중 탈락하는 의사도 적지 않다. 최 부사장은 "제약업체에서 정확히 뭘하는지 모르고 들어왔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1년도 안 돼 그만두는 의사들도 많다"며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전문 교육과정을 받고 훈련과 수련을 쌓은 뒤 제약업체에 들어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학교와 연세대보건대학원은 이처럼 제약업체 근무에 관심을 보이는 의사들을 대상으로 고위자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 가을부터 연세대보건대학원은 제약의학 석박사 과정도 진행할 예정이다.

제약 핵심 인력 '약사'…변화와 도전에 직면

제약업체 근무 약사 수는 의사와 비교되지 않을만큼 훨씬 많다. #대한약사회 2011년 통계를 보면 신상신고한 제약업체 근무 약사는 총 1339명으로 전체 2만9495명 가운데 4.7%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2004년 심평원 자료에서 제약업체 근무 약사가 2500명으로 나타났던 점에 비춰볼 때 약사회에 신상신고하지 않은 제약 근무 약사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약사회 제약산업위원회는 약 4000명의 약사가 제약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150명 제약 의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통계숫자로 파악은 안 됐지만 가장 많이 약사가 분포된 분야는 '개발 파트'로 업계는 파악한다.

다국적제약사 개발파트에서 근무중인 한 약사는 "상위 제약업체의 경우 개발파트 인원의 절반이 '약사'라고 보면 된다"며 "중소메이커에서도 한두명 정도 약사가 있지만, 수용능력이 크지는 못하다"고 전했다.

유현숙 휴온스 전무(약사)는 "우리나라 제제개발 능력은 세계에서도 독보적인데, 개발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들의 역량이 결집된 결과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장준희 드림파마 팀장(약사)은 "약사들의 경우 의약품 특성에 따른 흡수율이나 후보물질에 대한 이해가 높아 다른 전공자보다 데이터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제약업체 근무 약사 수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0일 제조업체 약사 대상 연수교육에 참석한 약사들.
개발파트 말고도 최근엔 품질관리, 영업·마케팅 분야에서도 약사들이 활약하고 있다.

정부가 의약품 품질관리 차원에서 제약업체에 약사 고용을 의무화하면서 완제품 시험을 담당하는 약사들이 최근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 일부 다국적제약사에서는 영업직 공채로 약사를 선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사들이 입김이 커지고 있다.

권정아 노바티스 마케팅 본부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약사출신 영업사원들이 약에 관한 데이터와 효능효과를 설명하는데 신뢰도를 높여준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회사 내에서도 선호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제약업체 근무 약사들이 영업활동 경력을 쌓으면 소비자들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 연구개발, 마케팅, 학술분야에서도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제약업체 근무 약사의 입지는 점점 강화되고 있지만 정작 제 목소리를 내는 데는 소극적이라는 해석이다.

약사회 신상신고가 적은 이유도 #네트워킹에 소홀한 제약 약사들의 특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산업 약사 대상 연수교육(주최 : 대한약사회 제약산업위원회)에서는 제약 근무 약사들의 네트워킹 활성화를 위한 대책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토론자들은 제약 근무 약사들의 특성을 살려 세분화된 조직을 약사회 내에 설치할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장원규 AnCBIO 세포치료사업부 본부장(약사)은 "대한약사회 제약산업위원회 내 분야별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제약 근무 약사들의 참여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요 제약업체 의약사 출신 CEO 현황
네트워킹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력 배출을 위한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약학대는 제약산업 취업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지 않다.

오히려 일반대학에서 제약공학과를 설치해 제약산업 전문가 배출에 나서고 있는 처지다.

이런 까닭에 최근 약사회에서 약대생들을 대상으로 제약산업 워크숍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에 비하면 크게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황상섭 약사회 제약산업위원회 부위원장(한국페링 사장·약사)은 "약대가 기존 20개에서 35개로 증가해 매년 490명이 더 배출된다"며 "증원된 인력이 병원이나 제약산업 등에 진출하지 않을 경우 약국 약사가 과잉 공급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제약 약사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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