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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의 2년, 희망을 봤어요"

  • 이혜경
  • 2012-04-19 06:35:13
  • 서울아산병원 이재헌 임상강사

"왜 탄자니아를 택했냐고요? 그곳에서 볶아낸 진하고 구수한 커피콩 맛 때문이죠."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재헌(35) 임상강사는 지난 2009년 군의관 대신 KOICA 국제협력의사를 지원하고 아프리카로 떠나게 된다.

탄자니아산 핸드드립 커피를 좋아하던 그가 2년간 근무한 곳은 탄자니아 이루샤에 소재한 마운트 메루 병원이다.

마운트 메루 병원은 인구 130만 도시에 유일한 종합병원이지만 시설과 장비는 1차 세계대전 당시에 머물러 있었다.

"교통사고로 팔다리가 부러진 아이들이 병원을 많이 찾아요. 의료장비만 있다면 치료가 가능할텐데, 치료하지 못하고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때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이 강사가 병원을 개조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이다.

마운트 메루 병원 최초의 정형외과 의사로서 이 강사는 기초적인 수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마운트 메루 병원 수술실 개조 및 정형외과 수술실 설립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코이카에서 프로젝트 공모를 통해 봉사단원에게 최대 5만달러를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어요. 지원을 결심하고 현지 의료인들과 꼼꼼하게 사업안을 짰죠."

하지만 결과는 탈락이다. 후보 1순위로 배정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강사는 "포기하려다가 아주의대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다"며 "교수님, 동기, 선·후배가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아프리카로 보내왔다"고 했다.

수술실 개조 비용에 있어 부족한 부분은 이 강사의 월급으로 채워졌다.

후원금이 목표한 금액에 가까워지자 이 강사는 코이카에서 추가 예산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2009년 이재헌 강사가 처음 접한 수술실(왼쪽)과 2011년 7월 새롭게 단장한 수술실 모습이다.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지난해 7월 8일 새로워진 수술실에서 첫 수술을 시작했지요."

마음만 먹으면 편하게 군복무할 수 있었던 시간을 이 강사는 아프리카에서 보낸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불쌍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도와주고 왔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봉사는 주고 오는 것이 아닌, 나누고 오는 것이구나를 느꼈죠."

2009년 7월 파견 나갔던 이 강사는 올해 1월 한국으로 돌아왔다.

2년 정도의 아프리카 생활을 담은 '서른, 그리고 꿈 아프리카'를 지난 9일 발간하고, 현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외상파트 임상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지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우리와 다르지 않아요. 아프리카에서 똑같은 사람들을 보고, 친해지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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