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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심사 가져와야" vs "현재 역할이나 충실"

  • 김정주
  • 2010-12-21 09:24:26
  • 공단 연속토론회, 역할 재정립 의견 엇갈려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역할을 확대시켜 공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일부 심사 기능을 가져와야 한다는 의견과 어불성설이라는 의견이 학자와 의료계 사이에서 첨예하게 엇갈렸다.

오늘(21일) 오전 공단에서 열린 '건강보장 미래를 말한다' 연속토론회에서 김양균 경희대 교수는 '보험자의 책임과 역할'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공단의 역할 재정립을 위한 영역 확장에 대해 언급했다.

발제에 따르면 공단은 급여상에 권한이 명시된 바와 달리 구성권과 조직, 인사, 회계, 예산, 보수, 이의신청권 및 전반적 정책 수행과 관련한 권한 모두 갖고 있지 않다.

김 교수는 "공단이 능력이 없어서 역할을 못하는 것인 지 제한이 있어서 그런 것인 지 알 수 없으나 규정상 역할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심평원이 갖고 있는 심사 관련 일정 부분을 공단이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현재 공단은 협상권만 갖고 있어 상대가치 수가 점수 변환에 대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면서 "심평원으로부터 심사와 재청권, 의료제공자의 사후심사관리 부문도 일부 가져와야 하며 실제로 심평원과의 단계적 기능 통합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예방관리와 검진 등 건강관리 및 예방 서비스 강화를 위한 보건소, 국공립 병원 통합 등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이어 그는 "보건소의 일부 기능 또는 전체를 통합해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일산병원 외 국공립 특수병원의 기능을 통합해 공단 직영체제로 가야 한다"면서 "공단의 장기적인 보험자 역할 수행을 위해서는 이 같은 방향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의 발제에 의료계와 학계로 구성된 대부분의 토론자들은 보험자 역할 재정립과 관련해 심평원과의 기능 통합은 무리라는 공통된 의견들을 내놨다.

신의철 가톨릭의대 교수는 "이미 보건소가 활동하고 있는 건강증진 사업과 관련해 보험자가 관리자 역할을 하려는 것은 무리"라며 "보험자의 역할 설계 시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인력과 지식, 기술을 고려해 이와 관련된 디자인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보험자에 대한 세계적 경향에 대해 언급하며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 모두 단일보험자에서 다보험자 체제로 가고 있는 것과 같이 세계적 추세"라면서 "다만 무조건 경쟁이 아닌 사회보험 틀 안에서 규제된 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조남현 의협 정책전문위원은 "공단은 건강보험법 제76조 제2항을 보면 심평원의 처분에 이의신청권을 갖고 있다"면서 "이의신청권이 없어 심평원과의 기능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김 교수의 주장에 반박했다.

조 위원은 "수가협상만 보더라도 공급자는 패널티가 있지만 보험자인 공단은 없어 (공단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이유가 없지 않냐"면서 구조적 문제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심평원의 기능까지 가져와 공단이 비대해 진다면 공급자는 더 이상 감당키 어렵다"면서 "중립적 심사기구인 심평원은 그대로 유지하고 공단은 현재 역할이나 충실히 한 다음에 확장을 모색하는 것이 순리"라고 비틀었다.

정영호 병협 보험위원장은 "공급자 입장에서는 복지부와 공단, 심평원 모두 보험자"라면서 "현재 공단은 재정절감에 너무 매몰돼 있어 역할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고 운을 뗏다.

정 위원장은 "공단은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야 진정한 의미의 재정립"이라며 "보험 통합으로 나눠 놓은 심평원과의 역할 분리를 이제 와서 다시 되돌릴 순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암과 성인병 검진을 국가가 주도하면서 눈에 띄게 가시적 효과가 있음을 확인하고 있어 높이 평가하지만 공공의료 개념을 소유구조로 이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발표한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공단 역할과 관련한 문제는 실질 권한이 복지부에 있다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 유형"이라고 진단했다.

고용노동부가 보험자로 있는 산재보험과 같이 공단에게 실질적인 보험자 책임 권한의 동시부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1만명이 넘는 거대조직이 지출권 조차 없어 갖고 있는 권한이라고는 보험료 걷는 것 외엔 없지 않냐"면서 "현재와 같은 결정구조로는 재정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안으로 ▲급여관리권 및 재정 수익 지출권 확보 ▲재정운영위원회 실질 권한 부여 ▲최소 광역시 수준으로의 공공병원 확충으로 급여 중심의 운영 강화 ▲가입자 대표 위원회에서 공단 이사장 선출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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