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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대장암 검진율 높이려면 환자 불편 최소화해야"

  • 김진구
  • 2024-03-14 06:17:26
  • 고성주 제주 동산내과 원장
  • "좋은 기억 남아야 재방문…내시경 전후 환자 불편 최소화 중점"
  • "검진 전 부담 적은 장정결제 권장…검진 후 환자 맞춤형 관리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제주도는 전국에서 암 검진율이 가장 낮다. 최신 통계인 '2022 건강검진통계연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제주도의 국가암검진 대상 인원은 30만2763명으로, 이 가운데 실제 검진을 받은 사람은 15만4770명(51.1%)에 그친다. 전국 평균 58.2%와 차이가 크다.

고성주 원장.
그 중에서도 대장암 검진율은 32.6%로 특히 낮은 편이다. 전국 평균은 40.4%다. 마찬가지로 전국 최하위다. 이마저도 초기 대장암을 진단하기 어려운 분변잠혈검사 건수로 집계한 통계다. 대장암 조기 진단이 가능한 대장내시경 검진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성주 제주 동산내과 원장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유독 낮은 제주도의 암 검진, 그 중에서도 대장내시경 검진을 더 많은 제주도민이 받도록 하기 위해 그는 검진 자체 뿐 아니라 검진 전후의 '환자 경험'에 주목하고 있다.

고성주 원장은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최대한 좋은 기억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대장내시경에 따르는 여러 불편을 최소화해야 환자가 좋은 기억을 안고 돌아가고, 결국 다음 검진을 받는 데 거부감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환자에 좋은 기억 남겨야…대장내시경 검진 불편 최소화 노력"

제주도의 암 검진율이 낮은 이유로 낮은 접근성이 꼽힌다. 제주도 외 지역에 비해 검진기관 수가 적다. 이마저도 제주시에 몰려 있어, 서귀포시를 포함한 다른 지역은 접근성이 낮다. 또, 암 검진에 대한 인식이 높이 않은 점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여기에 고 원장은 한 가지 원인을 더 지목하고 있다. 환자 경험이다. 대장내시경 검진의 경우 시술 전후로 환자가 겪는 불편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불편을 최소화할 경우 검진을 받으려는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그는 확신하고 있다.

그가 검진 전 과정에서 환자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는 데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장내시경 검진 전에는 장정결제 복용이 환자 입장에선 곤욕이다. 시술 하루 전 3L~4L에 달하는 장절결제를 마셔야 한다. 맛이 역하기 문에 환자에 따라 거부감을 느끼는 사례도 많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편을 줄인 장정결제가 잇달아 발매됐다. 검사 당일에만 마시는 제품, 마셔야 하는 양이 1L~2L로 줄인 제품, 알약 형태의 제품 등이다. 아직 비급여이긴 하지만, 기존 장정결제로 인해 불편한 기억이 있는 환자라면 경제상황을 고려해 이러한 제품을 권한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고 원장은 "환자가 검진을 받았을 때 나쁜 기억이 있으면 안 된다. 불편하고 아팠다면 다시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환자 경제상황에 맞춰서 덜 불편한 쪽을 권한다. 환자에게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면 성공"이라고 말했다.

"검진 시간 확대해 꼼꼼히 관찰…검진 후 건강관리까지

본격적인 검진에 들어가서도 환자 경험에 집중한다.

대학병원에서 주로 쓰이는 CO2 내시경을 사용한다. 대장내시경 검진은 내시경을 삽입한 상태에서 공기를 넣고 장을 부풀린 뒤 장벽을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 내시경 기기는 공기가 장에 남았다. 환자는 검진 이후로 배가 더부룩하고 공기를 배출해야 하는 등 불편이 있었다. 반면 CO2 내시경은 들어간 공기가 장에 흡수된다는 게 고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환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 해당 기기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고 원장이 대장내시경 검진 때 신경 쓰는 부분이 하나 더 있다. 검진 시간이다. 현재 소화기내과학회에서 권장하는 대장내시경 검진 시간은 6분이다. 고 원장은 이보다 두 배 이상 긴 15~16분을 들여 꼼꼼히 살핀다.

고 원장은 "대장내시경은 사람이 직접 살피는 일이다. 검사하는 사람에 따라 선종 등의 발견율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오래 살피려고 한다. 물론 병원 매출에는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꼼꼼히 살펴야만 대장암으로 악화할 수 있는 선종을 하나라도 더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시경 이후로는 검진 결과를 토대로 건강 관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환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제주도의 경우 검진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과 질환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이 나뉘어 있는 편이다. 환자들은 검진결과지를 들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돌아다녀야 했다. 고 원장은 검진은 물론 그 이후의 상담·관리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 원장은 "제주도의 경우 검진 이후로 진료를 끝까지 하는 병원이 많지는 않다"며 "환자 입장에선 진료를 받기 위해 새로 상담을 하고 기본검진을 추가로 받아야 하는 등 불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 원장은 "우리 병원에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검진 뿐 아니라 그 이후의 진료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검진을 담당한 병원이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높다"며 "검진 결과를 토대로 환자 맞춤형 차트를 만들고 개개인별 건강관리까지 책임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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