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의 독선주의
- 최은택
- 2009-09-28 06: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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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2007년 이미 특허가 만료된 '암로디핀 말레이트염의 제조방법' 특허와 2010년까지 남아 있는 '암로디핀 말레이트염' 물질특허가 명세서상 일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내용상 동일한 특허라면서 이를 무효화 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국내 제약사들과 화이자간 특허분쟁은 3년여 만에 제네릭사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한국화이자는 최고법원의 판결에 승복하지 않았다.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선 것이다.
대법원 확정판결에 제약사가 이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화이자는 이날 논평에서 연구개발 노력과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법원의 판결이 심히 유감스럽다고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화이자의 이런 반응은 정당할까. 법원의 판결문을 보면 화이자는 1987년 4월 '노바스크' 제법특허를 출원했다.
특허만료일은 2007년 4월로 그 이후 20년간이나 독점권을 누려온 셈이다.
화이자는 이어 물질특허제도가 국내서 시행된 1987년 7월 직후인 같은해 8월에 '노바스크'의 물질특허를 추가로 출원했다.
이 특허는 등록상의 지연사유 등이 감안돼 2010년 7월까지 권리가 연장됐다.
통상 물질특허를 먼저 등록한 뒤 제법, 조성물 등 후속특허가 뒤따르는 점을 감안하면, '노바스크' 특허는 물질특허제 도입과 맞물려 다소 기형적인 과정을 거쳤다.
문제는 선행특허인 제법특허에 물질특허에 기재된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는 데 있었다.
다시 말해 후속특허에서 권리를 보호할 만한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찾을 수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화이자의 '유감' 표명에는 법원의 이 같은 판단에 대한 해명은 단 한마디도 없이 "혁신적 신약을 연구 개발하는 제약산업의 노력과 가치를 부정"했다거나 "특허보호에 위배되는 결정"이라는 주장만을 담고 있었다.
특허분쟁 중에 진행된 취재 등에는 일절 무응답으로 일관하다가, 최종심에서 패소하자 '강짜'를 부린는 꼴이다.
더욱이 암로디핀 베실레이트염의 특허는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도 2007년에 만료됐고, 덴마크와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보다 3년 빠른 2004년에 종료됐다.
한국에 등록된 특허기간이 전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셈이다.
이번 판결에서 진정 억울한 부분이 있었다면 '유감' 표명과 더불어 이런 뒷 이야기를 먼저 꺼내보이는 것이 옳았다.
적어도 이런 주장이 독선의 산물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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