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3 04:08:32 기준
  • 규제
  • AI
  • #데일리팜
  • 인수
  • 약국 약사
  • #수가
  • 의약품
  • GC
  • 급여
  • #제품

병원 막장입찰 공고화…"1원짜리 투찰 펑펑"

  • 이현주
  • 2009-07-29 06:30:08
  • 도매, "화폐단위 있으면 더 곤두박질"…위기의식 팽배

국공립병원의 의약품 공개경쟁 #입찰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입찰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도매협회는 개별 제약사와 간담회도 추진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아직 미지수다.

해마다 되풀이되듯 올해도 어김없이 보훈복지의료공단(이하 #보훈병원)의 연간 소요약 입찰에서는 1원짜리 투찰가가 27품목이나 쏟아져 나와 업계를 경악케했다.

입찰참여 도매 관계자는 "1원보다 낮은 화폐단위가 없어 1원을 쓰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입찰시장이 무너졌다.

특히 올해는 ‘코자’ 등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대형품목들의 제네릭이 원내에 입성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고, 이들 품목이 대부분 1원에 낙찰되는 등 예상을 비켜가지 않았다.

‘아리셉트’와 ‘리피토’, ‘코자’, ‘액토스’ 등의 제네릭은 원내 첫 입성에서 1원에 낙찰됐고 가바펜틴, 클로피도그렐, 글리메피리드, 심바스타틴, 피나스테라이드, 염산테라조신 제제 등 총 27품목도 낙찰가 1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더욱 문제인 것은 1원에 투찰한 도매가 1~2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많게는 9~10곳의 도매가 1원에 투찰했다.

이 같은 입찰시장의 문란은 비단 보훈병원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연간 소요약이 2000억원대인 서울대병원의 경우 도매 두 곳이 비율제 그룹 입찰에서 0.01%에 투찰했고 뒤로도 0.4% 등 0점대 투찰이 이어졌다.

연간 270억원 규모의 일산병원 입찰에서 경합그룹이 1원, 3원에 낙찰되는 등 저가낙찰로 얼룩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저가낙찰의 원인으로 업체간 과당경쟁, 병원 입찰제도 변경 등을 꼽고 있다.

'공개경쟁 입찰의 경우 실거래가 사후관리제를 면제한다'는 조항이 만들어진 후 업체간의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

심평원 자료 재가공(원외는 원외처방내역에서 산출돼 실제청구와 상이함, 단위=백만원)
실거래가상환제 실시 후 병원에서는 품목입찰보다 수익성을 위해 그룹별 입찰을 선호하게 됐으며 투명성 확보차원의 전자입찰을 도입한 것 또한 과당경쟁 이유로 분석된다.

또 같은 성분의 약을 수십여 곳에서 생산하는 약업계 시스템도 저가낙찰을 부추긴다. 수십곳에서 같은 약을 내놓으니 단독이 아닌이상 '꼭 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계약할 곳은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투찰할 수 있는 것이다.

도매업체들과 제약사들은 손해를 무릎쓰고라도 저가낙찰을 단행한다. 원내 의약품으로 진입한 후 원외 처방분을 노리겠다는 계산이다.

도매업체 관계자는 "정부 정책뿐만 아니라 수십개 제네릭이 경쟁하는 현 시스템은 저가낙찰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제네릭의 선점과 매출달성을 위해 달려드는 제약사들도 입찰시장에서 원내 가격이 추락해도 원외 처방에서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바탕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심평원이 국회 제출한 국공립병원 원내/원외 의약품 EDI 청구현황을 살펴보면 원외처방이 실제청구액과 상이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원내대 원외 처방 비율이 최소 5대 5에서 최대 3대 7까지 형성된다.

또 최근 5년간 원내/원외 청구실적을 보면, 작년 서울대병원의 원내 처방금액이 5년전인 2004년보다 약 90% 성장했으며 각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대형품목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쏟아져나온 제네릭의 매출을 이끌어 내야하는 제약사들에게 국공립병원의 원내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국공립병원이 가지는 상징성과 ‘원내=원외처방’이라는 고착화된 공식에 의해 제약사들은 저가낙찰에도 납품할 수밖에 없다"며 "입찰질서가 확립돼야 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