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냐 벽돌이냐
- 허현아
- 2009-02-04 0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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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중심가에서 새해, 새출발을 실감케 하는 '빅 이벤트'가 한창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반적 유행어로 자리잡은 '선진화'를 기치로 공공기관이 대대적인 조직 쇄신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2009년이라는 숫자에 쐐기를 박는 설 명절 직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350명 규모 인사 를 포함한 직제개편을 완료한 데 이어 이른바 ‘큰집’인 건강보험공단도 3월 개편을 목표로 대규모 손질에 착수, 막 직제 승인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가시화될 변화를 직감하며 유·무형의 긴장감을 표출하는 이들에게서 어떤 이는 반사적으로 "집권 정부의 성향에 따라 몇 번이고 쪼갰다 합쳐야 하는 공공기관의 숙명"을 상기했다. 한편, 여기서 교체기의 고질적인 맹점을 읽어내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지우개가 아니라 벽돌처럼 일하라(쌓아라)" 효율화의 중심에 선 공공기관 고위 인사는 새 진용을 짜고 있는 중간관리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변화의 일시적인 ‘자극’에 도취돼 기초공사를 깡그리 무너뜨리고 새로 시작하려는 과욕을 삼가라는 명쾌한 주문이다.
정권 교체기, '낙하산 인사'라는 통과의례로부터 시작해 산적한 현안에 '올인'하지 못했던 기관들이 '혁신', '쇄신'이라는 필수불가결한 단골 과제에 또 한 번 도전한다.
수백명. 수천명의 자리를 바꾸고 전산망이나 전화선을 재배치하는 과정보다 더, 휘거나 끊어진 소통의 맥을 잇기란 만만치가 않다.
전임자의 것이라면 모조리 쓸어내려는 '강박증'에서 빠져나와 앞선 성과의 토대 위에 출발선을 그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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