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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와 약사, 두마리 토끼 잡아야죠"

  • 이현주
  • 2008-07-14 06:44:47
  • 양병찬 약사(미소약국)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약사일수록 셀프스터디(self study)가 필요합니다."

최근 출간된 건강상담매뉴얼을 담은 '피플스 파마시'를 변역한 양병찬 약사(중대약대. 49)는 지난 10년동안 자신은 물론 약사들을 위해 해외 유명 저널과 논문을 변역해 왔다.

양 약사가 번역한 논문만 1200여개. 누가 부탁을 한 것도 아니고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보람과 사명감 때문에 번역일을 시작했다는 그의 이력을 들여다 보면 독특하다.

양 약사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해 증권사와 대기업 기획조정실에 근무했다.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증권가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당시 증권업이 붐(boom)을 이룰시기였기 때문에 원 없이 일을 했습니다. 덕분에 젊은 나이에 비해 부가 많이 쌓였었죠. 헌데, 증권업이 자본주의의 꽃이었지만 회의가 느껴지더군요."

5년간의 증권업무를 접고 다시 들어선 길이 대기업 기획조정실이었다. 당시 회사의 사업계획을 세우고 M&A업무를 했는데 이것 또한 증권업무의 연장선상이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본주의에서 치열하게 살아온 것에 회의를 느끼고 회사생활을 그만뒀지만 그래도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터라 마냥 놀 수만은 없었던 일.

수능을 다시 보게된 양 약사는 39살의 늑깍이 약대생이 됐다.

"IMF가 터졌을꺼예요. 같이 일하려고 합류했던 학교 선배가 운영하는 회사가 어려워졌던 때가. 일자리가 없어진 거죠. 그때 우연히 수능문제를 풀어봤는데 점수가 나쁘지 않더라구요. 1년간 공부해 중앙대 약대에 39살의 나이로 입학했습니다."

20년이나 차이나는 동기들과 공부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공부가 하고싶었던 양 약사는 스터디를 조직하면서 외국자료를 번역하기 시작했다.

양 약사가 번역한 책들.
번역일은 학비를 벌기위한 수단으로 이어졌다. 그는 의학, 약학은 물론 경영학, 건축학 등 4년동안 닥치는대로 번역했다.

"약사가 된 이후 우연히 'KISTi'라는 사이트를 보게됐는데 해외저널, 논문을 번역해 정보 수요자들에게 제공하는 사이트였습니다. 번역경력을 십분 살려 리포터로 지원했죠. 생명과학 관련한 논문을 주로 번역하는데 지식을 쌓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양 약사는 피플스 파마시외에도 '비처방약품 치료학'이라는 책을 번역했다.

"약대생과 새내기 약사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 있었으면 했던 차에 발견한 책입니다. 동네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책이기도 하죠."

양 약사는 지금도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 번역을 하고 있다. 셀프케어가 화두로 떠오른만큼, 약사들도 셀프스터디를 해야한 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기회가 되면 자신의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얘기를 털어 놓았다.

"지금은 좋은 책을 번역하면서 저의 주장을 슬쩍슬쩍 끼워넣고 있지만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는 제가 쓴 책을 출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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