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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오유경 처장의 규제혁신..."구멍난 울타리 고치는 것"

  • 이혜경
  • 2023-12-04 06:17:17
  • WLA 등재...내년 2월 FDA와 'AI' 의료제품 심포지엄 '쾌거'
  • e-라벨 정책 추진...국민 불편과 제약기업 현장 애로사항 해소 노력
  •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에 "연락 받은 적 없어"

[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올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지낸 인물로 손꼽힌다. 근무일 기준 3일에 한 번은 식의약 현장을 방문했다. 올해만 70번의 현장을 나갔다고 한다.

특히 올해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기간 동안 태풍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새만금에서 전국 임시거주시설로 이동했을 당시, 일주일 동안 서울, 부산을 4번 왕복한 거리를 움직이며 식중독 관리·감독을 맡았다.

해외 출장도 허투루 쓴 적이 없단다.

지난 3월 미국 FDA를 방문했을 당시 FDA 기관장 로버트 칼리프(Dr. Robert M. Califf)와 국내 식약처장과 최초 미팅자리를 마련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를 발판 삼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 제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협력각서까지 체결했다. 이 결과물은 내년 2월 공동 심포지엄을 통해 드러난다.

오 처장이 지난 2022년 5월 취임한 이후, 취임 1년 9개월이 지났다. 시기도 시기인지라 내년 4월 총선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선 "연락 받은 적 없다"는 오 처장. 그는 맡겨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게 역할이고 책임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지난 11월 30일 전문지 출입기자단과 만난 오 처장의 일문일답.

-올해 식약처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면.

"올해 식약처는 든든한 안전혁신과 단단한 규제혁신으로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돌아보니 크게 4개 정도의 의미로 나뉜다. 우선 디지털 혁신분야다. 365일 24시간 심사하는 수입식품 디지털 심사 시스템인 'Safe i 2'’를 정부 전체적으로 도입한 일 또 디지털치료기기가 처음으로 허가된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로 기억된다. 또 올해 디지털치료기기가 처음으로 허가됐다. 디지털은 새로운 법률 체계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해 디지털의료제품법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현재 복지위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법사위 통과 후 새로운 법 체계 안에서 디지털의료제품의 상용화 확산을 기대한다.

두 번째는 촘촘한 안전관리를 꼽고 싶다. 사회복지시설 급식관리지원센터를 확대하고 마약 재활을 위한 근거가 마련되고 청소년 중심 재활센터가 문을 열었다. 또 최초 발의된 지 10년 만에 '담배 유해성 관리법'이 제정되어 담배에 든 유해성분을 공개하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규제혁신이다. 국회와 함께 신기술 신개념 제품의 개발을 지원하고 인력 양성을 위한 규제과학법을 마련해 지난 8월 공포했다. 규제과학 분야의 전문적인 인력 양성 등을 위해 규제과학혁신추진단을 신설했고, 시행령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규제과학 협력을 강조하고 싶다. 아시아태평양 식품 규제기관 협의체인 아프라스를 우리나라 주도로 발족하고 의장국으로 선출된 일, FDA와 협력으로 내년도 AI 의료제품 관련 국제심포지움 개최, 무엇보다 WHO 우수규제기관에 세계 최초로 식약처가 이름을 올린 것들이 우리나라 규제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 WLA 등재는 우리나라의 의약품과 백신이 세계로 나갈 때, WLA의 위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취임 이후 현장소통을 강조하며 현장방문 시리즈 등을 진행했다. 현장방문의 의미와 최근 동아ST의 e-라벨 현황 점검을 통해 느꼈던 점은 무엇인가.

"현장에는 문제도 있고 또 그 현장에 답도 있기 때문에 현장소통을 강조해 왔다. 올해는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규제혁신의 과제를 발굴하기 위하여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 진출한 기업, 연구자 등을 직접 만났다. 또한 우리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안전을 보다 꼼꼼히 챙기기 위한 현장도 많이 다녔다. 오염수 방류이후 수산물시장, 검사소 등의 현장을 방문했고 잼버리 때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집단 급식소, 식자재 납품업체 등을 방문했다. 잼버리 대원들이 전국에 있는 임시거주시설로 옮긴 이후 일주일 정도 시간 동안 이동한 거리가 서울 부산을 4번 이상 왕복한 거리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까지 70곳 이상의 현장방문을 했으니 근무일 기준으로 3일에 한 번 정도는 현장을 방문하려고 애쓴 것 같다. 최근에는 e-라벨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동아 ST를 방문했다. 예전에 종이로 받던 고지서를 지금은 휴대폰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전자고지서로 받는 것처럼 e-라벨은 소비자의 가독성을 높이고 탄소저감화, 자원 절약을 위해 가야 할 정책방향임을 다시금 느끼고 왔다. 다만 디지털 기기 등 사용이 어려운 분들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제도가 본격 시행되기 전까지 계속 꼼꼼히 챙겨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제약바이오 CEO 워크샵에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규제 속도를 높이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고민해 본다고 했다. 어떤 노력을 했는가.

"지난해 제약바이오 CEO 워크샵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올해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혁신의 길, 현장에서 듣는'는 슬로건 하에 의약 업계 CEO, 관련 협‧단체 뿐 아니라 미국, 유럽 진출 기업 등 1000여명이 넘는 분들을 만났고 100번이 넘는 간담회‧현장방문‧끝장토론 등을 진행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과제를 발굴한 것에 머물지 않고 규제 혁신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국민 생활의 불편과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

-식약처가 규제 안전보다 산업 발전에 초점을 맞춘다는 우려도 제기되는데.

"식약처의 규제혁신이 안전망을 무너뜨리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식약처 규제 중에 낡은 규제가 많다. 규제는 안전망이 되어야 하는데, 30년 동안 변하지 않은 울타리가 있다. 30년 전 울타리가 구멍이 날 수도 있고, 오래돼 영역을 품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규제혁신이 안전망에 구멍을 내는 게 아니라 안전망의 울타리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안전관리를 꼼꼼히 잘하고 있다는 걸 해외에 보여주면 규제장벽 해소에 도움이 된다. 산업 규제혁신은 꼼꼼한 안전관리에서 나온다고 본다. 꼭 돈(가격)으로 지원하는 게 아니라, 안전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산업 안전관리와 국가경쟁이 있다고 본다. 규제와 산업은 같이 가는 실과 바늘과 같은 관계이지 동떨어진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국산신약 개발 지원의 일환으로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을 요구하는 산업계 목소리가 있는데.

"최근 업계에서 분산형 임상시험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식약처는 분산형 임상시험의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외국 규제기관, 업계, 학계 등과 소통하며 노력하고 있다. 분산형 임상시험 도입을 위해 비대면 진료·약배송 등 규제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우선 현행 '약사법' 내 가능한 요소부터 적용해 나갈 수 있도록, 전자동의 등 세부 지침을 통해 수행가능한 요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마약류 안전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된 한 해였다. 올해 평가와 내년도 사업 계획은.

"올해는 의료쇼핑 방지나 중독 재활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이를 실행하는 첫해가 될 것이다. 내년 6월부터 환자의 마약류 처방‧투약이력 확인이 의무화된다. 전체 의료용 마약류에 적용하는 건 어려워서,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해 '펜타닐'에 먼저 진행하기로 했다. 의무화는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인 만큼, 지속적으로 의협과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다.

마약류 관리 방안이 한쪽이 단속이면 다른 쪽은 예방과 재활이 중요하다. 재활, 예방과 관련하여 현재 3개소인 마약류 중독재활센터를 내년에는 전국 17개소까지 확대‧설치해 심리‧중독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24시간 전화상담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마약 사범 중에 가장 많은 마약사범은 20대 이하로 알려졌다. 과거만 해도 40대가 가장 많은 연령층이었지만, 최근에는 20대 이하 마약사범이 34.2%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들에 대한 마약 재활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올해 대전에 청소년 중심으로 마약류 재활센터를 만들었다. 센터를 전국 17개 확대하기 위해서 내년에 14개소를 추가로 개소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도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7억개의 데이터가 마통시스템에 쌓여있다. 올해 초만 해도 6억개 정도였는데 벌써 7억개가 넘었다. 시스템 분석을 위해 AI 고도화 사업을 하려고 지난 9월 유럽 마약범죄사무소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마통시스템이 여러나라에 전파될 수 있게 유럽과 MOU를 맺고 왔다. 현재 우리나라 마통시스템을 태국에 수출하려고 준비 중인데, 아시아권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우리나라 마통시스템을 보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나 산업계에서 소규모 의료기기 자국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의료기기는 매우 다양하다. 이중 사용 빈도가 낮고, 대체할 수 없는 의료기기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의료기기 중 일부는 희소의료기기 또는 희소·긴급도입의료기기로 지정해 의료현장에 공급 중이다. 그러나 이런 의료기기가 대외 정세 변화, 팬데믹 등으로 국가간 무역이 어려워질 때 수입이나 환자 치료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존재한다. 식약처는 의료환경에 필수적인 의료기기를 단계적으로 조사·선정하고, 이중 국산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특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생물학적 안전에 관한 자료 인정 범위를 확대시키는 등 규제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WLA 등재 이후 식약처의 다음 목표는.

"식약처는 세계 최초 WLA 등재를 계기로 국내 의약품의 주요 수출 국가를 대상으로 참조국 지위를 얻어 수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국제협력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식약처는 대한민국약전이 다른 나라의 참조약전이 되도록 하기 위해 PDG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PDG 가입을 위해 대한민국약전의 정비 및 영문번역 용역사업을 연내 마무리하고 2024년에는 PDG 가입 신청서 제출, 파일럿 활동 수행 등 본격적인 PDG 가입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식약처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 그동안의 인사 기조를 언급해준다면.

"식약처에는 3000여명의 직원이 있고, 공무원들은 승진의 기회가 인생에 몇 번 없다. 소중한 기회인 걸 잘 알고 있다. 인사를 진행할 때 3가지를 본다. 우선 공정성이다. 공정이라는 벽돌 위에 두 가지 축을 놓고 본다. 모든 정부 기관이 전문성이 있지만 식약처는 더욱 전문성이 큰 기관이다. 따라서 인사의 한 축은 전문성이다. 또 다른 축은 열정이다.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공직에서 공직의 무게에 대한 사명감을 지킬 수 있는 열정을 본다. 인사를 할 때 꼭 묻는 게 있다. '이 분이 얼마나 열심히 하는가'이다. 전문성, 열정, 그리고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놓고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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