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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신약 가격, 일본도 관심 높아"

  • 최은택
  • 2008-06-23 06:44:27
  • 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

“한국에서는 환자들이 공짜로 글리벡을 먹는다고요?”

일본의 백혈병환자들과 의료진이 놀라서 되물었던 말이다.

백혈병환우회(이하 환우회) #안기종(38) 대표는 지난 봄 일본에 갔다가, 그야말로 ‘칙사’ 대접을 받았다.

안 회장은 환우회가 앞으로 추진할 혈액사업과 관련해 일본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동경재경대학병원과 코스마네병원, 일본국립암센터 등을 방문했다.

이들 병원들은 병원장이 직접 나와 환대해 줄 정도로 한국에서 온 환우회 일행을 반갑게 맞아줬다.

이들 일행은 잘 정비된 일본의 혈액관리 사업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배울 점을 하나 둘 챙겨뒀다.

무엇보다 안 대표는 일본에서는 환자 가족들이 직접 혈액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환우회 대표로서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슈가 됐던 것은 일본의 의료진, 백혈병환자들과 함께 한 간담회에서 였다.

당시 한국에서는 백혈병 신약인 BMS ‘스프라이셀’의 약가조정을 놓고 한창 공방을 벌였던 때였다.

안 대표는 자연스럽게 ‘스프라이셀’ 문제를 꺼내들고 환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약가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글리벡’ 사례를 소개했는데, 일본 환자들과 의료진의 귀가 번뜩 뜨인 것이다.

“한국에서는 글리벡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있었어요. 보험상한가를 생각보다 더 낮추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의 약가인하와 본인부담금 축소, 10% 사후 지원 프로그램을 따낸 것도 투쟁의 성과물이 잖아요.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과 같은 저항이 없었던 거죠.”

안기종은 누구?

안기종 대표는 최근 2~3년새 보건의료계에 데뷔한 신인이다.

이른바 ‘성모병원사태’로 불린 병원의 비급여 진료비 부당착목 문제를 터뜨린 데 이어, 최근에는 ‘스프라이셀’이 최초 약가조정 대상에 올라 언론에 집중조명 되면서 화려하게 이름을 알렸다.

한양법대 출신인 안 대표는 사법시험에서 1차만 7번을 붙었다가, 2차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아내가 갑자기 만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으면서 백혈병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알게된 진실은 잘못된 것, 바로잡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는 부조리 그 자체였다.

주변의 지인들은 사법시험 공부를 계속하라고 권했지만, 이미 환자권리운동에 투신키로 마음을 정한 뒤였다.

그는 기회가 있으면 미국에 가서 환자권리운동의 ‘장전’이라고 불릴만한 ‘Who Pay, We Pay’ 운동을 배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대표의 말을 빌면, 일본 백혈병환자는 ‘글리벡’을 먹으면서 한달에 수십만엔의 약값을 부담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공짜로 약을 먹는다니 ‘경천동지’할 일이 아니겠나.

마침 일본에서도 차세대 백혈병치료제인 ‘스프라이셀’과 ‘타시그나’의 등록임상이 진행중인 상황이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글리벡’ 약가와 비교해 차세대 신약의 약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이들이 놀란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갈만하다.

안 대표는 “일본 의료진과 환자들이 한국의 글리벡투쟁과 스프라이셀과 관련한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이를 언론에도 알려 향후 약가싸움에 중요한 자료로 삼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고 전했다.

한국 환우회와 시민단체들의 약가싸움이 일본으로 전수되는 순간이었던 셈이다.

그는 “이번 일본방문은 혈액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일본 환우회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향후 양측의 교류를 통해 다국적 제약사에 맞서 공동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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