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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R&D 역량에 주가↑…모기업 시총 추월하는 바이오기업

  • 차지현
  • 2025-09-12 06:19:41
  • 리가켐바이오 시총 5.6조, 오리온 시총 역전…평가액, 장부가 2배
  • 몸값 커진 자회사, 모회사 신뢰도 제고…가치 반영엔 시간 필요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모회사보다 피인수사의 시가총액이 더 큰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투자·인수 형태로 거느린 바이오텍이 시장에서 모회사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종가 기준 리가켐바이오 시가총액은 5조6417억원으로 집계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코스닥 시가총액 7위에 오르며 모회사 오리온 시가총액 4조3648억원을 추월했다.

6월 말 기준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3월 5485억원을 투자해 리가켐바이오 주식 936만3283주를 취득했다. 오리온 측은 리가켐바이오 인수 이유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와 신사업 바이오 분야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 시가총액은 작년 리가켐바이오 인수 당시만 해도 더 컸다. 오리온이 인수 대금 납입을 완료한 지난해 3월 29일 종가 기준 오리온과 리가켐바이오 시가총액은 각각 3조5978억원과 2조1034억원이었다. 그러나 작년 9월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해 9월 20일 종가 기준 리가켐바이오는 시가총액 3조8359억원을 기록하면서 오리온 시가총액 3조5859억원을 제쳤다.

(자료: 한국거래소)
이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엎치락뒤치락했다. 지난해 11월 말 바이오 업종 전반 부진 여파로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오리온이 다시 시가총액에서 앞섰다. 이후 올 하반기 리가켐바이오 주가가 반등세를 타면서 다시 오리온을 앞섰다. 리가켐바이오 시가총액은 지난 6월 27일 잠시 오리온을 앞섰다가 다시 밀렸지만 7월 10일부터 재차 추월해 현재까지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오리온의 리가켐바이오 평가액은 1조4487억원이다. 리가켐바이오 시가총액에 오리온 보유 지분을 곱해 산출한 결과다. 이는 오리온이 계상한 리가켐바이오 장부가 6910억원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자, 오리온 시가총액의 33.2%에 해당한다.

동아쏘시오홀딩스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에스티팜도 모회사 시가총액을 앞질렀다. 11일 종가 기준 에스티팜 시가총액은 1조8420억원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시가총액 7105억원보다 159.2% 높다.

에스티팜의 전신은 1983년 설립한 삼천리제약이다. 2010년 동아제약 계열사 유켐이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동아쏘시오그룹에 편입했고 상호를 에스티팜으로 변경했다. 6월 말 기준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에스티팜 지분 30.3%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에스티팜과 동아쏘시오홀딩스 시가총액은 8000억원대로 비슷했다. 에스티팜 주가는 2021년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에스티팜 주가는 2021년 12월 말 14만원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2조60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책정한 에스티팜 장부가는 2747억원이다. 현재 에스티팜에 대한 동아쏘시오홀딩스 보유 지분가치는 5576억원으로 장부가의 2배 이상 높다.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에스티팜 평가액은 동아쏘시오홀딩스 시가총액의 78.5%를 차지한다.

대웅제약이 2015년 인수한 한올바이오파마도 모회사보다 높은 시장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11일 종가 기준 한올바이오파마 시가총액은 1조7448억원으로 대웅제약 시가총액 1조6708억원보다 크다. 대웅제약 보유 지분 31.8%를 반영한 한올바이오파마 평가액은 5548억원으로 장부가 1161억원의 약 5배에 달한다.

비슷한 현상은 바이오 업계 곳곳에서 관측된다. 11일 종가 기준 신라젠 시가총액은 4379억원으로 엠투엔 시가총액 825억원보다 5배 이상 크다. 6월 말 기준 엠투엔이 보유한 신라젠 지분은 13.6%로 이를 적용한 보유 지분가치는 596억원이다. 이는 엠투엔이 계상한 장부가 403억원보다 약 47.9% 높은 수준이다. 앞서 엠투엔은 지난 2021년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라젠에 600억원을 투자, 최대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신약개발 바이오텍 큐리언트도 모회사 동구바이오제약보다 시가총액이 크다. 11일 종가 기준 큐리언트와 동구바이오제약 시가총액은 각각 4059억원과 1452억원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6월 말 기준 큐리언트 지분 11.3%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해 큐리언트에 10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8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큐리언트에 대한 동구바이오제약 보유 지분 평가액은 약 459억원으로 장부가 184억원을 두 배 이상 초과한다.

자회사 시가총액이 커지면 모회사도 여러 이점을 얻는다. 먼저 보유 지분 가치가 커지면서 자산가치가 확대되고 필요할 경우 지분 매각이나 담보를 통한 자금 조달 여력이 생긴다. 시장에서 성공적인 투자·인수 사례로 평가받으면 모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하는 동시에 기업 이미지와 주가 재평가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자회사가 모회사 시가총액을 앞질렀다고 해서 곧바로 모회사 가치가 재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모회사가 실제로 얻는 경제적 이익은 보유 지분율에 한정되고, 장부가와 평가액을 단순 비교할 수는 있지만 회계상으로는 주가 변동이 즉각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약개발 바이오텍은 임상 결과나 기술이전 뉴스에 따라 시가총액 변동성이 큰 만큼 과도한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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