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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메드

미, 포지티브 껍데기 내주고 알맹이 노린다

  • 홍대업
  • 2006-08-12 07:28:47
  • 유사의약품 자료독점권-이의신청기구 설립 등 요구 거셀듯

[이슈추적]미국의 포지티브 수용의 이해득실

미국이 일단 포지티브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은 껍데기를 내주고 알맹이만 챙기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포지티브만’을 수용한다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포지티브 시행을 위한 세부적인 절차와 전체적인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수반돼야 복지부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에 다가갈 수 있는 탓이다.

포지티브만 수용했다?...미국, 다른 노림수 있어

미국은 제2차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 첫날 회의가 열린 7월11일 오전 협상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유는 포지티브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이 제도가 다국적사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 미국이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포지티브 입법예고안에 대해 ‘연내 실시 동의’ 입장으로 급선회했다.

여기에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즉, 미국이 포지티브란 형식적 시스템 변화보다는 내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말이다.

복지부도 11일 브리핑을 통해 “미측은 제도 도입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세부시행 방안 논의기회에 참여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곧 미국이 포지티브 방식 이외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하고 싶어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포지티브는 껍데기...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타깃

사실 지난 5월3일 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는 포지티브 외에도 여러 가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의약품의 품질강화와 의약품 유통의 투명화, 포지티브를 포함한 보험약가 적정화, 의약품 사용량의 적정화 등이 큰 카테고리로 묶여 있다.

의약품종합정보센터 설립과 의약품 바코드제 개선, 의약품 구매전용카드 도입, 도매상의 선진화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포지티브와 연계한 보험약제 상한금액의 사후관리 부분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특허만료약에 대해 복제약 진입에 따른 약가재조정과 사용량 및 약가를 연동해 가격을 재조정하는 것, 저가구매 인센티브 등도 마찬가지다.

저가구매 인센티브제도는 물론 의사의 처방행태 변화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부여, 고가약처방비중에 대한 적정성 평가 및 결과통보를 통한 처방행태 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복지부는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방안은 모두 미국을 포함한 다국적 제약사의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다. 따라서 미국은 이미 요구하고 있는 내용 외에도 포지티브 시행을 위한 세부방안과 전체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 독립적 이의신청기구 설립 등 요구할 듯

반면 특허기간 연장 문제와 유사의약품에 대한 자료독점권 등을 우리 정부에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유사의약품 자료독점권이란 혁신적 신약의 특허기간을 연장하고, 제네릭 의약품을 제조, 판매, 허가할 때 원래 특허 보유자의 관련 자료를 인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특히 이는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FTA협상에서는 제기하지 않고, 우리 정부에게만 유일하게 요구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또, 건보공단과 제약사간 약가협상 과정에 참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방안을 우리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도 사실. 독립적 이의신청기구 설립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독립적 이의신청기구 설립과 함께 비위반제소 등이 수용될 경우 공단의 약가협상력은 급격히 약화될 수 밖에 없고, 결국 포지티브는 무력화될 것이라는 게 국회 일각과 시민단체들의 시각이다.

“복지부, 포지티브에만 매달리지 마라”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약가정책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복지부에게 “포지티브에만 매달리지 마라”고 주문했다.

포지티브에만 매달리다 막상 중요한 약가정책을 다 내주거나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포지티브가 무력화될 것이 너무도 뻔하기 때문이다.

또, 싱가포르에서 비공식 협상을 진행한다는 복지부의 방침에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미FTA 협상과정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왜 제3국에까지 가서 진행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공식회의도 아니라면 차라리 거부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국회와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포지티브만 얻고 알맹이를 다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포지티브를 미국이 수용해준 것을 ‘전리품’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자칫 국민건강과 직결된 약가정책의 주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21일 싱가포르에서는 한미 의약품·의료기기 작업반의 비공식 회의가 예정돼 있다. 포지티브란 껍데기를 확보한 복지부가 알맹이까지 챙겨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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