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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10건도 저에겐 행복입니다"

  • 정웅종
  • 2006-07-05 12:39:09
  • 18년간 동네약국 자리 지킨 어느 지역약사회장의 편지

병의원도 없이 한 동네에서 18년간 동네약사로서 그 본분에 충실하려는 이가 있다.

의약분업으로 문전자리를 찾아 떠났던 동료약사들의 뒷모습을 씁쓸히 봐야했지만 "하루 10건의 처방전에도 감사하다"는 그 사람.

원주시약사회 하석균(45·강원도 원주시 개운동 복음약국) 회장이 동료, 선후배약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편지를 보내왔다.

[사랑하는 선후배 동료 약사님들께]

저는 1989년 3월 약국을 개업한 이래 18년째 한자리에서 동네약국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 이 동네는 제 약국을 포함 5개의 약국이 있었지만 2000년 분업 전후로 모두 시내로, 외지로 이동했고 결국 저 혼자 남게 되었습니다.

분업후 제가 원주시약사회 총무 시절 당시 분회장님과 함께 밤에 누가 만나자고 해 나가보니 모 대학병원 부속 병원장이었습니다. 병원장은 병원안에 약국을 약사회에서 운영하라는 권했습니다. 또 어느 사람은 병원 앞에 같이 동업하자는 유혹도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 안한 것이 참 잘했다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병의원 하나 없는 곳에서 제 약국마저 없어지면 동네 사람들이 시내까지 가야하는데 하는 마음 들때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저와 같은 약사가 있어야지 하는 위안으로 생활합니다.

많은 동료 약사들이 처방전에 목을 매고 약국을 병의원 근처로 옮겨 가며 생존경쟁 하는 현실입니다.

저라고 왜 돈벌고 싶은 생각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동네약국의 기능과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동네 약국이 없어지니 그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함과 의사회측에서의 슈퍼판매 논리 등 여러 어려움이 따릅니다.

제가 약사회장을 하며 병의원이 없는 동네 약국을 하다보니 약사회 회원들이 제가 하는 말에 불만을 표시하거나 하는 경우가 없어서 좋습니다. 왜냐하면 약사회장 하면서 약국을 2개, 3개 하는 약사들이 있습니다. 그 어떤 회원들이 이 같은 회장을 따르겠습니까?

마음을 비우고 살면 편안합니다. 저는 하루에 처방전 7~10건을 합니다. 하루 10건도 못받는 처방 건수지만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면 무척 편안하다는 것을 후배 약사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처방 10건을 가져오는 환자들은 저의 확실한 고객이자 유권자인 셈입니다. 그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저의 아내는 원주기독병원 임상병리사이고 아들 1명이 있습니다. 세 식구 모두 건강하고, 약국하면서 큰 돈은 못 벌지만 누구못지 않게 행복합니다.

요즘 젊은 후배약사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약사의 본분,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어 아쉽습니다.

2006년 7월 4일 하석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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