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시장의 붕괴를 우려한다
- 데일리팜
- 2006-07-03 06: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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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식약청. 급식 식중독 사건 보다 더한 충격적 발표가 있는 날이다. 국내외 취재진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담담한 표정의 식약청 고위 공무원이 기자들 앞에 선다. 가장 안심하고 복용해야 할 의약품조차 못 믿는 사건의 전말이 발표된다. 한두 품목도 아닌 수백품목의 허가취소가 단행되고 폐기처분 명령을 받는다. 개중에는 꽤 유명품목이 들어있고 이름난 회사도 거명된다. 그 약들을 그리고 그 회사가 만든 약을 복용해 온 국민들은 분노에 떨고 충격에 빠진다. ‘오늘은 생동성 시험이 허위로 조작된 채 만들어진 의약품과 그 회사들을 발표하는 날입니다. 허가절차에서 생동성 시험을 조작한 품목들은 이렇습니다. 이들 품목들을 오늘자로 허가 취소하는 한편 회수해 폐기처분토록 조치하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연이은 식품 사건에 이어 의약품이 또 다시 국민적 화두로 떠오르게 됐다. 생동성시험 조작품목에 대한 2차 발표일정이 예정 보다 약 일주일가량 늦어진 6일로 확정됐다. 식약청이 발표를 앞두고 고심하기는 한 듯 하지만 발표를 하는 쪽으로 결국 가닥을 잡았다. 의약품 허가절차의 핵심관문인 생동시험을 조작한 의약품이 수백품목에 이른다고 하고, 그것이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국민들에게는 저질약으로 인식될 블랙리스트와 극형의 처벌을 받는 모습이 공개되는 셈이다. 조사대상 의약품이 351개 품목에 달해 발표될 조작품목만 어림잡아 200여개에 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 품목이 대거 허가취소와 폐기처분 명령을 받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다. 사상 유례가 없다. 이 중에는 억울하게 품목사형을 당하는 의약품들이 없지 않을 것임에도 일단 강행이다. 억울한 사연이 발생할 가능성은 뒷전의 문제가 돼 버렸다. 관련 제약사들은 숨조차 쉬지 못한 채 기다려야 할 처지일 뿐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오리지널 신약 보다는 제네릭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추구해 왔다. 그것이 우리 실정이 맞는 최선의 방안이었으나 그만 멈추어야 할까. 국산 제네릭은 그저 복사품에 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저질짝퉁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을 처지다. 생동성시험 조차 저질 짝퉁테스테로 전락할 순간이다. ‘대한민국 의약품들은 조작됐다. 그 충격의 장면을 기대해도 좋다’라는 메인 카피의 영화 한편이 상영될 것이라는 홍보영상을 보는 듯 한 느낌마저 든다.
예견된 시나리오를 보자. 신문, 방송 등 언론들은 충격적 소식이라며 대서특필하고 국민 특히 환자들은 허탈감에 빠져든다. 국산 제네릭에 대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옥석 구분 없는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국산약 처방 반대운동이 일어난다. 검찰 수사가 불가피해지고 생동기관과 제약사 관계자들이 소환·조사를 받는다. 생동성 시험이 전면 중단되고 생동시험 폐지론까지 전면에 부각된다.
생동조작 발표는 시간을 갖고 신중히 고민해야 할 사안임을 우리는 주장해 왔다. 조작사실만으로 품질의 하자여부가 검증된 것이 아닌 만큼 제3의 기관에서 재검증을 거친 후 발표를 해도 늦지 않다는 것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1차 발표가 그러했으니 형평성 차원에서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 식약청의 입장이다. 첨예한 논란이 되고 있는 위탁 생산품목도 이번 2차 발표 때 역시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뒤 보지 않고 일단 발표하고 보자는 강경태도에 유구무언이다.
한 번도 생산해 보지 않은 품목들이 조작품목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이야기까지 회자된다. 그것이 사실이고 그것조차 위탁생산 품목이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시험이 조작됐다면 생산이 안됐더라도 품질의 하자 가능성이 열려 있기에 허가 취소하는 것이 일면 타당해 보인다. 그러나 품질에 하자가 있다는 증거나 하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찾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품질에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두고 처벌하는 것은 죄를 지을 듯 하기에 처벌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것도 극형의 처벌이다.
생동조작의 진위를 엄정히 파악하고 다시는 그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생동기관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먼저일 뿐만 아니라 해당품목들의 하자여부를 가리는 것이 선결과제다. 생동조작 주체가 아님에도 처벌을 받거나 정상적인 품목이 허가취소를 당하는 억울한 사례는 그것이 단 한건이라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 관련 제약사들이 법적 대응에 만반의 대비를 갖추고 있는 것은 인지상정 이해가 된다. 생동성 정책 전반이 올 스톱되고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갈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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