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처방약목록 제출 약속 지켜져야"
- 홍대업
- 2006-07-11 0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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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엽 교수 "분업, 이제는 미세관리 주력할 때"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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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서울대 김창엽 교수] 의약분업 6년을 듣는다
의약분업이 실시된지 만 6년. 2000년 분업 당시 의료계의 이단아(?)로 불렸던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46) 교수를 만났다. 의료대란을 불러올 정도로 의료계가 분업에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던 시절, 그 반대편에 서서 분업의 정당성을 부르짖었던 인물이다. 그에게서 분업에 대한 지난 6년의 평가와 정착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약사 관리하는 의사-의사 노릇하던 약사, 역사 속으로

사실 의료이용과 의약품 사용은 문화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하다. 특히 의.약사의 역할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인 체계상 틀을 갖추게 됐고, 이를 문화적 요소로 국민들이 인식하게 됐다는 점은 인정할만한 효과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의사와 약사의 직능 구분이 이뤄졌다는 것은 사회, 문화적인 틀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의약분업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우리 사회에서도 분업이 국민의 생활에 녹아들어갔다는 것은 긍정할만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분업이 제도적인 틀을 갖춘 것 이외에 이렇다 할만한 기대효과를 내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의약품 품질개선 속도 느려...미흡한 복약지도, 분업 체감지수 저하
김 교수는 분업과 관련 거시적 문제점 3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의약품 품질의 개선속도가 느리다는 점과 약사 기능의 개선, 분업에 대한 정부의 대국민 인식제고 활동부족 등이 그것이다.
먼저 의약품의 품질 개선속도가 지나치게 느려 대체조제 활성화는 물론 일반명처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쉽게 낼 수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철두철미한 생동성시험이 전제돼야 하지만,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생동조작 파문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약효동등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누구도 대체조제 활성화를 주창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김 교수는 복약지도에 대한 실무지침이나 교육, 약사회 차원의 정보시스템 및 정보 공유, 새로운 프로토콜 등 ‘전문적인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가시적인 노력이 눈에 띄지 않아, 실제로 국민이 느끼는 분업의 긍정적인 체감지수를 휠씬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아울러 의.약사는 물론 정부의 능동적인 대국민 홍보도 주문했다. 약물의 오남용 차단이 분업의 또다른 목표라고 한다면 약물 정보나 의료이용에 대한 행태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처방목록 제출, 분업정착에 큰 도움”...포지티브도 긍정 효과 예상
의약계는 2000년 11월 지역처방목록을 제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의약분업 제도’ 전반을 내리누르고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의.약사의 합의만 전제된다면 지역처방목록은 제출돼야 하고, 이는 곧 의약분업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처방목록 제출로 실타래처럼 얽힌 대체조제 활성화 등의 매듭을 쉽게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사회와 지역약사회가 이를 서로 공유하면, 잦은 처방 변경으로 인한 불신도 발생하지 않고, 대체조제의 범위도 설정할 수 있다. 다만, 김 교수는 의약계가 이를 합의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포지티브 리스트를 도입함으로써 의약품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이뤄질 것이고, 이를 통해처방을 하는 의사나 국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분업평가 정치화 안될 말”...의약분업, 학술적 평가 주장
지난해 7월 구성키로 했던 의약분업평가위원회가 1년째 표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평가주체를 둘러싼 복지부와 의료계, 국회 등이 뒤엉키면서 현재는 그 공이 국회로 넘어가 있는 상태다.
김 교수는 자칫 국회에서의 평가가 ‘정치적 평가’로 소모적인 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특정직능의 이해관계를 전제로 할 경우 평가의 본질이 왜곡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를 그는 ‘평가의 정치화’라고 표현했다.
더욱이 의약분업 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분업 전의 자료가 전무한 상태에서 ‘평가의 정치화’는 새로운 정책제안보다는 논쟁만 확대, 재생산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술차원에서 의약분업을 평가하더라도 ▲의약사의 행태 변화 ▲의약품 사용의 패턴변화 ▲복약지도 질의 변화 등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교수는 “평가의 여건이 충분치 않더라도 학술차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회 주도의 평가작업이 부적절하다는 우회적인 표현인 셈이다.
“의약분업, 이제는 미세관리가 필요한 시점”
김 교수는 의약분업은 총체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합과 리베이트, 의약품의 품질 확보, 의약사와 국민의 인식 개선, 진료비 및 약제비 지불제도의 개선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 어우러져 있는 한 덩어리라는 말이다.

이를 통해 의약분업이 가져올 수 있는 기대효과를 보다 빨리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 걸음도 앞으로 전진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했다.
김 교수가 인터뷰 내내 “의약품의 질 향상과 의약사의 합의를 통한 지역목록처방 제출, 진료비 지불제도의 개선 등은 별개의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약분업은 이제 우리 사회의 문화로 자리잡았고, 이것의 궁극적 기대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걸음씩 전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핵심인 셈이다.
<학력 및 경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졸업(의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보건학 박사) 1993.3 -2002.5.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료관리학) 2002.5. -현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2000.8. -2001.9.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보장연구센터 소장(역임) 2002.6 -2004.8. 국제건강형평성학회 집행이사(역임) 2003.10. -2004.10. 한국건강형평성학회 회장(역임) <저서>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삼인, 2002, 편저) 빈곤과 건강(한울, 2003, 편저) 우리 안의 이분법(생각의 나무, 2004, 공저) 미국의 의료보장(한울, 2005, 저서)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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