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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라인 4년간 가동...관리비 169억 추계

  • 최은택
  • 2006-06-27 06:43:22
  • 복지부, KT 투자분 언급 회피...조정결정 수용 석연치 않아

|뉴스분석|복지부, 삼성SDS와 헬프라인 소송 종결

정부 근시안적 정책추진 국고낭비 초래

복지부와 삼성SDS간의 법정공방이 양측이 법원의 조정결정을 수용하면서 일단락 됐다. 결과는 360억원에 달하는 국민혈세를 투입해 기업의 손실분을 배상하는 내용.

이는 정부의 근시안적 정책추진에 따른 국고낭비의 전형적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복지부는 의약품 유통개혁이라는 좋은 목적으로 출발한 정책을 보다 철저히 준비하고 치밀하게 추진했어야 함에도 불구, 결과적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26일 밝혔다.

이와 함께 그동안 삼성SDS와 진행돼 왔던 소송경과도 상세히 소개했다.

그러나 복지부가 발표한 소송 진행과정을 보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360억원이라는 조정금액을 삼성SDS가 수용했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2002년 강제조정에서 헬프라인 구축비와 운영비로 377억원을 분할상환하고 운영비를 지원하라고 결정했다. 이어 진행된 본안소송에서는 삼성SDS가 청구한 573억원 중 45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도 발표자료에서 지난해 12월31일 현재 1심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이 67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최대 670억원까지 정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삼성SDS, 법원 조정결정 수용배경...‘빅딜’ 의혹 여전

따라서 삼성SDS가 360억원을, 그것도 6년에 걸쳐 분할 상환받는 조건을 수용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 측도 이번 조정결정을 받아들인 것은 상고를 해도 승소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최종심까지 갔다면 조정금액을 훨씬 상회하는 배상금을 보상받을 수 있는 데 삼성SDS는 왜 조정결정을 수용했을까.

복지부 송재찬 의약품정책팀장은 이에 대해 “기업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위험부담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것을 반영했을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부와의 소송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고 풀이했다.

이와 관련 사보노조 등 노동계는 그동안 “정부가 소송비용을 상계하기 위해 빅딜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송 팀장은 이에 대해 ‘빅딜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지만, 노동계의 의혹이 실제 사실로 나타날 지는 두고 볼일이다.

KT, 투자분 70억 왜 권리행사 안하나

KT 지분에 대한 배상금 문제도 의문으로 남는다. 당시 헬프라인은 삼성SDS와 KT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으며, KT는 그동안 70억원의 비용을 투자했다고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T는 삼성SDS처럼 이 부분에 대해 아직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복지부 또한 이번 발표에서 KT와 관련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KT에 대한 부분이 정리되지 않았음에도 삼성SDS와의 소송종결로 헬프라인 관련 부분이 모두 마무리된 것으로 축소 발표한 셈이다.

이와 관련 KT도 유통종합정보센터를 포함해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보건의료정보화 관련 사업에 대한 이권을 조건으로 이른바 손실분에 대한 권리행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정금액은 표면적인 액수만 보면 1심 법원의 판결 내용에 비해 배상액을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시스템 구축비 199억원-관리운영비 169억원

복지부도 이 점을 들어 법원에서 제시한 조정금액 360억원은 제1차 강제조정과 1심 판결결과에 비추어 볼 때 과실상계가 상당부분 반영된 금액이라고 조정결정에 대한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SDS가 청구한 손해배상 항목에는 시스템 구축비 199억원, 관리운영비 169억원 등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운영비 169억원은 지난 2001년 7월 시스템 가동 이후 최근까지 시스템을 운영해오면서 소요된 비용인 셈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삼성SDS가 매월 관리운영비로 2~3억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용실적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헬프라인 시스템이 4년여 동안 가동자체도 알려지지 않은 채 운영돼 왔던 셈이다.

이는 복지부가 소송 당시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시스템 비용에 대한 보상을 적극적으로 협상했다면 관리운영비 169억원이라는 배상금이 추가로 낭비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가정이 가능해 진다.

이 같은 의혹은 복지부가 약속한 대로 책임소재를 규명해 향후 낱낱이 해명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해 보인다.

헬프라인 관련 의혹을 제기해온 노동계는 특히 "정책추진 전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의 실책이 드러난다면 잘잘못도 분명히 가리고 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헬프라인 '직불제‘ 폐지가 한몫...의약계도 책임

한편 헬프라인 사업의 책임은 1차적으로 복지부에게 물어야 하겠지만, 의약계 또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충분히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의약계와 협의하에 사업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을 저지시키는 데 의약계가 힘을 보탰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 헬프라인 사업의 근간이 될 수 있었던 의약품 대금 ‘직불제’가 국회 개정입법을 통해 폐지된 것도 의약계의 ‘로비력’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헬프라인 소송은 복지부가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종합정보센터를 어떻게 추진해 가야 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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