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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소래담

생동조작 퇴출만이 능사 아니다

  • 데일리팜
  • 2006-06-05 06:30:22

생동성 시험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28개 품목이 지난달 보험급여 정지에 이어 이달 1일 허가취소라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번 조치로 인해 해당업체들이 받은 충격파가 작지 않은 가운데 그 불똥이 크게 번질 것을 우려하는 제약업계의 분위기는 못내 뒤숭숭하다. 그도 그럴 것이 생동조작이 의심되는 수백개 품목이 이달 말까지 추가로 허가취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품질부적합 문제로 사상 유례없는 허가취소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몰론 생동성 조작은 생명을 좌지우지 하는 의약품을 놓고 장난을 친 것과 다르지 않기에 강도 높은 처벌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많은 불량식품 사건들이 국민적 분노를 자아냈었지만 의약품은 그 이상으로 봐야 한다.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1차 허가취소 품목들을 보면 놀랍게도 고혈압 약들이 21개 품목에 달한다. 약효에 문제가 있는 고혈압치료제들이 환자들에게 투약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더욱이 문제의 고혈압치료제중 19개 품목은 중소규모의 한 제약사가 위수탁을 받아 생산·공급한 약들이다. 위수탁 생산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 아니고 뭔가. 이들 품목들은 그나마 마켓쉐어가 크지 않은 약들이 대부분이어서 천만다행일 뿐이다. 식약청은 이번 기회에 위수탁 생산품목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음과 더불어 수탁생산 업소의 품질관리 현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품질관리 책임자는 상근하고 있는 지에서부터 품질관리 시설은 제대로 설비·가동되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우려하고 주문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시험조작 품목들이 과연 품질에도 정말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다시금 확실히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생동성 조작이 이뤄졌다면 품질에 하자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당연하다. 그러나 조작이 단순 절차상이나 보고편의 차원 등으로 이뤄졌다면 품질에는 하자가 없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조작 자체로 무조건 허가취소를 내는 것은 치명적 피해를 주는 억울한 제약사를 만든다. 이미 관련 제약사 두 곳이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 같은 정황을 대변한다고 하겠다.

우리는 생동조작 파문에 대처하는 식약청의 행정이 보다 치밀해야 한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대범해야 한다는 것을 주문하고 싶다. 치밀해야 한다는 것은 생동조작이라는 결과적 사실 보다는 그 배경을 오히려 확실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고, 대범해야 한다는 것은 품질에 문제가 없는 조작사건은 허가취소를 신중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자가 사건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막는 차원이라면 후자는 정상적인 품목들이 억울하게 퇴출당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생동조작은 사건 자체만으로 봤을 때 모럴 해저드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그것이 생산현장에서도 똑같이 모럴 해저드가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제약사들이 공장에서 조작품목을 고의적으로 생산했다면 몰라도 그것이 아니라면 억울한 제약사는 구제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식약청이 해야 할 일은 조작사실을 파헤치는 것에서 나아가 조작결과가 품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 품질의 하자여부를 엄정히 그리고 최후적으로 가리는 일이다.

생동조작이 국민적 사건인 것은 맞지만 흥분된 국민의 시선을 의식해 패션화된 사건으로 처리돼서는 안 될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자칫 꼭 필요한 약이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도 환자들에게 공급이 안 된다면 그것은 환자에게 피해가 가는 탓이다. 특히 만성질환 약들은 품목을 바꿔 사용하기가 여간해서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갑자기 환자가 약을 공급받지 못하는 사태를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생동조작 품목들의 옥석을 가리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 하는 이유는 해당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있는 탓이다. 조작이 된 품목들 중에 무슨 옥이 있겠느냐고 재삼 반문하겠지만 시험의 성격상 그런 가능성이 열려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힘겹고 번거롭겠지만 조작사건의 진위와 함께 품질의 하자여부를 가리는 일종의 ‘재시험 절차’를 공식 가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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