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의약품 즉각 공개하라
- 데일리팜
- 2006-04-06 06: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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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과 직거래를 한 58개 제약사의 900여품목이 이달 20일경 한 달간의 무더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되면서 해당 제약업체와 유통가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병원에 납품되는 의약품이면 대부분 처방이 많이 나오는 다빈도 품목일 것이기 때문에 의약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가히 초유의 행정처분이라고 할 만 하다. 이로 인해 정작 약국들이 더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고 국민들은 필수 다빈도 의약품의 부족으로 제때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릴 판국이다.
물론 도매상과 약국에 깔린 물량이 있고 해당 제약사들이 행정처분 전에 선 오더를 내도록 약국에 요청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기는 하다. 따라서 의약품 수급에 중대한 차질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루라도 거르면 안 되고 약을 함부로 바꾸기도 힘든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약들은 만의 하나라도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식약청은 지금 잘못하고 있다.
행정처분 품목을 공개하지 않고 철통같은 보안 속에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처분품목을 해당 제약사들에게만 통보하는 바람에 종병과 약국 그리고 도매상들이 되레 다급해졌다. 특히 처방이 많이 나오는 문전약국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 달 동안 약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재고가 있더라도 품절이 발생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유통물량이나 재고물량을 정확히 알고 있는 도매나 약국이 처분품목을 인지하고 있어야 할 이유다.
처분품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제약사들을 그나마 감싸주기 위한 것이라면 착각이고 오판이다. 처분품목이 공개되지 않음으로써 제약사들은 수많은 거래처에 일일이 해당품목을 은밀히 알려주는 처지이고, 그러면서 힘겹게 선 오더를 요청하는 등의 번거롭고 힘든 상황이다. 이로 인한 인력낭비와 어려운 점이 제약사들에게는 더 힘든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번 건은 품질에 하자가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행정처분을 받는 것이 아니다. 품목을 공개하는 것 자체로는 해당 품목이나 해당 제약사들이 심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약사들은 행정처분을 당하는 것 자체로 큰 피해다. 공개를 하지 않음으로써 개별업체별로 시장수요에 대응하다 보면 매출이 감소될 여지가 더 클 뿐만 아니라 제때 수급이 안 돼 환자가 치명적 피해를 당하는 사고라도 터질 경우에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과징금 처분을 받는다고 해도 품목이 많은 업체들의 금전적 타격이 적지 않다. 일부 업체는 처분품목이 수십 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품목당 3천만원에서 5천만원의 과징금을 물 경우 상당한 금전적 타격을 받는다. 이는 품목을 공개하는 것이 그렇게 심각하게 고민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품목 비공개로 인해 제약사들의 로비설 등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는 점을 식약청은 명심해야 한다. 제약사들은 또 품목별로 특정 도매상들과 이런저런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오죽하면 도매상들 중에도 제약사들의 종병거래 허용론에 기울어 유통일원화 폐지에 찬성하는 곳까지 있다. 품목을 공개하지 않으면 유착관계에 있는 제약과 도매의 뒷거래를 조장시킬 여지를 줄 뿐만 아니라 그 반대 현상으로 제약과 도매상간에 갈등과 복마전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통일원화 존폐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경부와 공정거래위는 잊을 만하면 폐지론을 들고 나왔다. 아울러 유통일원화는 지난 94년 도입된 한시법이기 때문에 10년이 한참 지난 상황에서 역시 존폐 당위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유통일원화를 위반한 제약사들의 행위는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이기는 하지만 중대범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식약청 고위직도 모를 정도로 처분품목에 대해 철통같은 보안을 유지하는 행정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일이다. 식약청은 지금 당장 행정처분 대상 전 품목을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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