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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러운 대체조제 대결구도

  • 데일리팜
  • 2006-03-23 14:37:50

약사의 대체조제 활성화를 위한 관련법 조항의 개정을 두고 약계와 의료계간에 또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어 못내 불안하다. 양 단체의 신경전이나 대립이 대화나 타협 보다는 기싸움 내지 세(勢)싸움의 양상으로 번질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체조제 이슈는 약으로부터 오는 이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자칫 과격한 양상으로 줄다리기를 하면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원론적으로 보면 대체조제는 정부의 정책목표다. 대체조제 활성화를 통해 약제비를 절감하고자 하는 것이 정부의 지향점이고 새로 부임한 복지부 장관도 그것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했다. 그 전제가 되는 생동성 인정품목의 확대에 대해서는 식약청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식약청은 올해 안에 3천500여품목에 달하는 생동재평가 대상 품목의 평가 작업을 통해 미입증 품목에 대해서는 판매정지, 허가취소 등으로 퇴출한다는 계획까지 최근 내놨다.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상황에서 서울지역 약국에서는 대체조제가 전 약국으로 일반화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대체조제에 냉담했던 개국가의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징표가 나타난 것이다. 서울시약사회의 발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약제비 미청구 약국 513곳을 제외한 서울지역 4천800여 약국중 4천700여 약국이 대체조제에 참여했다. 비록 대체조제 건수가 약국당 18.7건에 불과하지만 최대지부인 서울지역의 약국 대부분이 대체조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대단히 주목되는 징조다.

정부의 의지와 로드맵 그리고 개국가의 상황들이 들어맞고 있기 때문에 대체조제 사후통보 규정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약국의 불용재고약에 대한 심각성과 폐의약품의 환경오염 폐해가 알려지면서 대체조제는 그 해답으로 가는 지름길을 받아들여지고 있다. 때마침 약사회가 반품 비협조 제약사의 제품을 소각처리하고 전국 지부장들이 국회와 복지부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서는 등의 강경행동에 들어가기로 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누차 대체조제 사후통보 규정은 폐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것은 누구의 편을 들고 안 들고의 문제가 아니라 대체조제 활성화가 정부의 로드맵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맞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가 적극 검토하고 있는 보험약 포지티브 방식이 도입되면 약의 처방이나 조제에 따른 부가적인 이권이 거의 사라져 대체조제는 줄다리기를 할 이유가 없어진다. 따라서 대체조제 사후통보 규정을 놓고 더 이상 왈가왈부 하는 논쟁이나 세싸움은 접을 때가 왔다.

의협과 병협이 공동 명의로 성분명 처방 및 대체조제와 관련해 반대의견서를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복지위 의원들에게 발송한 것이 세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의협과 병협은 생동성 시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들은 의견서에서 생동성에 대해 카피약 흡수량 평균이 오리지널 제품 흡수량의 80~125%범위 내에 들면 동등한 약효를 보일 것으로 가정한 것이라며, 두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이 동일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생동성을 근거로 성분명 처방이나 대체조제를 확대하면 의료의 질과 질병 치료효과의 저하, 부작용 발생 등의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나서 시각자체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하나하나 협의로 풀 사안이지 전체를 뭉뚱그려 대립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의료계가 제시하는 우려스러운 사안들이 있다면 개별 사안별로 공론의 장에서 논의를 하는 것이 맞다. 생동성 인정품목은 2005년 12월말 기준으로 총 3천603품목에 달하고 올해 안에 3천500여 대상품목이 대거 평가 작업을 받는다. 이 같은 정부의 로드맵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하는 것은 분명 무리다. 생동성을 원천적으로 부정하기 보다는 품목별 내지는 사안별로 환자에게 위해요인이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 보완할 것이 있다면 보완하는 식으로 가는 것이 옳다.

약사법 제23조의 2(대체조제)에는 의와 약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대체조제 사후통보 관련조항이 들어 있다. 이 조 2항에는 사전 동의가 필요 없는 대체조제 범위가, 4항에는 2항의 범위에서 대체조제를 할 경우 사후통보를 해야 한다는 내용이 규정돼 있다. 이중 사후통보 조항의 존폐가 곧 가려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세싸움이 일어나지 않기를 고대하는 것은 ‘모 아니면 도’ 식의 전면전으로 확전되는 것이 우려스러운 탓이다. 약으로부터 오는 이권이 곧 사라질 상황에서 의와 약이 협력할 수 있는 길이 대화로 해결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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