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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장 방안 시작부터 기싸움인가

  • 데일리팜
  • 2006-03-13 06:30:38

오는 10월 조제용 의약품의 소포장 생산 의무화를 앞두고 약사회와 제약협회의 신경전이 날카롭다. 최근 열린 소포장 의무화 관련 첫 태스크포스(TF)팀 회의 결과를 놓고 양 단체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선 것은 앞으로 세부 소포장 생산방안을 만드는데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임을 예고케 한 일단의 사건이다. 제약사는 업체에 자율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있는 반면 약사회는 일정 분량의 소포장 공급량을 강제화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시작부터 간극이 너무 크다.

TF팀은 정제·캡슐제, 산제·과립제, 내용액제, 연고제 등의 4개 제형군을 소포장 의무화 대상으로 삼고 본격적인 협의를 시작했다. 카타플라스마제(Cataplasma, 습포제)와 점안제 등 2종은 예외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논란중인 것으로 안다. 이중에서도 정제·캡슐제는 최대 포장단위를 100정·캡슐로 하는 방안을 놓고 1차 회의부터 합의를 했느니 안했느니 하면서 옥신각신들을 하고 있으니 벌써부터 신경전의 양상이 필요 이상으로 과민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

TF팀의 회의는 그래서 말이 논의이고 협의이지 실상을 보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으려는 협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라면 과연 소포장 방안이 제대로 마련될지 미지수다. 지난해 10월 7일 약사법 시행규칙이 공포되고 식약청은 그동안 용역연구를 진행했으나 실무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만들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가 미흡했던 탓으로 보여진다. 용역연구 기간에도 관련단체들은 자체적으로 안을 마련해 서로의 의중을 타진하고 의견을 적극 교환했어야 했다.

약사 측이나 제약업계측은 서로의 입장을 존중할 생각이 없는 듯 하다. 그것은 첫 회의부터 제1안과 제2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것에서 속내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1안은 업계의 자율을 존중하는 반면 2안은 일정 공급량을 강제화 하는 조치다. 업계 측은 당연히 1안 채택에 무게를 싣고 있고 약사 측은 2안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에 섰다. 그렇다면 제3의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협의할 생각은 있는지 과연 묻고 싶다. 지금으로써는 없는 듯 보인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소포장 생산은 어찌됐든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재고약이 약국뿐만 아니라 제약이나 도매에도 반사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고약은 개봉시 장기간 보관에 따른 변질 가능성으로 인해 약화사고의 위험성을 높게 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에도 심각한 위해요인으로 영향을 미친다. 폐의약품은 정수나 살균시설을 거쳐도 정화되지 않아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요인이 된다. 그래도 소포장 생산을 늦출 수 있다고 보는가. 소포장 생산안을 만드는데 여하한 서둘러야 한다. 의무화 시행기간이 6개월여 남았지만 시행일 훨씬 이전에 안이 나와야 제약사들이 충분히 준비할 여력을 갖는다. TF팀의 협의기간이 결코 많이 남아 있지 않았다는 것이기에 시작부터 일종의 기선을 잡기위한 싸움을 할 여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용역연구는 참고사항이지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함과 아울러 그 방안을 바탕으로 제3의 방안을 만들어 내는데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안 된다.

TF팀에는 식약청, 약사회, 제약협회, 의약품수출입협회, 다국적의약산업협회, 도매협회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섯 단체가 참여하는 형태지만 크게 나누면 약사 측과 업계 측이다. 업계 측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입장이 다른 사안들이 있지만 넓게 보면 공급과 수요 양쪽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다급하다. 자율이냐 강제냐가 그 첫 단추이지만 그 사안 때문에 싸움을 벌이며 시간을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 TF팀이 해야 할 세부안 마련을 뒤로 미루거나 게을리 한다면 직무유기다.

우리는 소포장 생산이 원만하게 이뤄지려면 정부 입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 왔지만 다시 한 번 재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소포장 생산의 주체인 업계 측에 채찍 보다는 당근책을 확실하고도 단호하게 제시하라. 하지 않으면 처분을 내리겠다는 것 보다는 유인책을 던지라는 것이다. 소포장 생산은 제약업계 입장으로 보면 직접적 경비 외에도 급격한 매출축소 위험 등의 사활이 걸려 있는 문제다. 약국도 마찬가지로 사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개략적인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놓고 이해단체들간에 합의하라는 듯 한 정부태도는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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