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에 죽고 사는 증권가
- 정시욱
- 2005-11-04 0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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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전 데일리팜을 통해 "10여 제약사 '타미플루' 제네릭 개발 관심" 제하의 기사가 발행된 이후 때아닌 전화들로 곤욕을 치뤘다.
우선 증권사 직원이라고 밝힌 전화가 30여통이 걸려왔고, 주식에 목을 메고 있다는 독자라고 밝힌 전화까지 받았다.
40대 회사원이라고 밝힌 한 독자는 대뜸 "이번에 00제약사가 타미플루 생산업체에 포함이 됐냐"며 "당신(기자)의 정보가 아니면 나는 파산선고를 받고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고 탄식한다.
심지어는 평소 연락도 없던 기자의 대학교 친구들까지 전화를 걸어와 "제약사 이름만 가르쳐주면 이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둥 너스레를 떤다. 이들 전화의 이유는 단 하나, 타미플루 국내 생산이 가능한 제약사 이름을 가르쳐달라는 요구였다.
기자로서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줘야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겠지만, 해당 제약사들의 경우 주가를 올리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눈초리가 겁난다며 비공개를 원칙으로 요청했기에 끝내 밝히지는 않았다.
평소 주식의 '주'자도 모르고 지냈던 터라 이들의 때아닌 관심이 놀랍기도 했거니와 아쉬움도 교차한다.
국민의 생명을 건 조류 인플루엔자 창궐을 앞두고 식약청이 자체생산 여부를 따지고 있는 순간, 다른 한 쪽에서는 어느 제약사 주식이 유망한가를 타진하고 있는 모습이 동시에 스친다.
그러나 결코 깨져서는 안될 원칙은 국민 정서를 악용한 제약사 이미지 전략을 써 되지도 않은 호언장담을 퍼붓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
해당 기사가 나간 후 평소 잘 알던 국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우리도 일단 타미플루 생산할 수 있다고 벌려놔볼까"라며 "다른 곳들 다 한다고 덤비는데 빠지면 안될 것 같다"고 전화해 한바탕 설전을 벌인 기억이 있다.
"안되면 그만이지" 식의 도전이 지금 이 순간만은 통하지 않는 것같다. 식약청이 드디어 이들 11개 업체명을 공식 발표했다. 타미플루 호재를 활용하려던 그들의 지금 이 순간 표정이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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