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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퇴출대상 두 부류

  • 정웅종
  • 2005-04-15 06:30:39

공기업 직원들을 가리켜 으레 ‘철밥통’이라고 말한다. 복지부동하는 업무태도에 대한 빗댄말이기도 하지만 경쟁력이 없더라도 보장되는 신분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출입처 관계자와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공기관의 변화 가능성의 일단을 봤다.

“이 시대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퇴출대상은 두 가지 부류다. 하나는 자기계발에 게으른 부하직원이고 또 하나는 비전을 제시 못하면서 부하직원의 앞길을 막는 상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언항 원장은 최근 3급이상 간부직원들과의 간담회 때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동안 선비형으로 점잔을 빼던 신 원장의 모습을 비춰보면 가히 ‘충격적인 발언’인 셈이다. 기획예산처의 기관 경영평가의 후폭풍은 바로 경쟁력 있는 공기관 직원들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신 원장은 한마디 더 했다고 한다.

“프랑스의 젊은 엔지니어 레세프는 1859년부터 10년에 걸쳐 수에즈 운하를 성공적으로 건설했다. 수에즈운하 성공에 재미를 본 금융업자들의 관심은 이제 파나마 지역으로 쏠렸다. 그래서 그들은 다시 수에즈운하의 건설영웅 레세프를 책임자로 영입했지만 지형과 기후가 다른 파나마에 레세프는 과거 방식을 고집, 결국 8년 동안 2만2천명의 사망자를 내고 파산했다”.

이야기는 더 이어진다.

“레세프의 실패 이후 파나마운하는 미국 팀에 의해 새로운 기술과 공법으로 1913년 완공됐다. 땅을 파다가 안 되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그래도 안 되면 새로운 시도를 해봐야 한다”.

심평원이 새로운 시도를 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문제는 비전을 제시 못하는 상사는 결국 부서를, 더 크게는 조직을 위기로 몰아 넣는다.

5월 새로운 사옥으로 이전하는 심평원은 지금 ‘라세프’인지 아니면 ‘새로운 미국팀’인지 결정해야할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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