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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큐 시리즈

싸움 거리 아닌 생동성 의혹

  • 데일리팜
  • 2005-02-21 06:26:06

의료계가 2천여개에 달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인증 품목에 대해 믿을 수 없다며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재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의-약 간에 또다시 갈등의 도화선이 일어날 전주곡이다. 의료계가 생동성 품목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약사들에게 그 과녁이 맞춰져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의료계의 주장대로 생동성 시험이 졸속으로 이뤄졌고 인증 품목이 엉터리라면 작지 않은 문제다. 의약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생동성 시험이 과거의 엉터리 카피약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 자체가 충격이다. 여기에 더해 의료계는 의혹과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서 파장이 쉽게 가라앉지 않게 생겼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약사들의 감정을 거칠게 건드렸다는 점에서 분쟁이 촉발되는 것이 문제다.

물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식약청 그리고 해당 제약사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는 반응이다. 심지어 약대생들이 규정용량의 2~3배로 복용해가며 시험을 했다는 주장은 후안무치한 뒷다리 걸기라는 것이 약계의 분위기다. 우리도 국가가 ‘보증’을 선 가운데 국가와 민간이 함께 주도적으로 진행해 온 생동성 시험이 약효를 의심받을 만큼 엉터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사태의 초점은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을 놓고 약계를 겨냥한 의료계의 ‘선전포고’에 있다고 본다. 아니 약사출신 국회의원이 성분명 처방을 먼저 공개적으로 공론화하고 나선데 대한 의료계의 ‘맞불전략’일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의료계가 건드린 생동성 문제는 그동안 숱하게 문제가 돼 온 카피약 문제와 같기 때문에 결코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

생동성 품목이 정말 효과가 의심스러운 카피약 수준과 다르지 않은가. 정부와 약사들이 성분명 처방을 앞당기기 위한 지난 5년간 졸속으로 2천여개의 생동성 품목을 만들어 냈는가. 그렇다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한 것과 다르지 않다. 품목당 수천만원이 들어간 막대한 비용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는 말과도 같다. 의료계의 주장대로 이런 상황이 사실이라면 성분명 처방으로 가면 안된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정부는 생동성 시험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다는 사실들을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 의료계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소리만 지를 것이 아니라 그 반증을 해보이면 그만이다. 생동성 시험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면 정부는 그동안 주춤해 온 성분명 처방을 오히려 밀어붙일 수 있는 명분을 갖는다.

우리는 약의 주도권을 벌이고 싸우는 의-약간의 기싸움에는 사실 관심이 없다. 약의 주도권이 어디로 가든 의약분업의 원칙이 실현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 원칙중 하나가 약에 관한한 의쪽이든, 약쪽이든 경제적 이권에 대한 기울기가 어느 한쪽에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시행된 것이 보험약의 노마진 제도인 실구입가제였다.

그럼에도 생동성 문제가 또다시 이권을 주도하는 의와 약의 싸움의 전면에 서는 사안이 된 것이 볼썽사납고 안타깝다. 약의 주도권 경쟁은 의·약사가 갖고 있는 배타적 면허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 보다는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는데 더 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데 실망감이 크다는 것이다.

약의 선택권이 많으면 많을 수록 사회적 책임감이 큰 이유는 약을 경제적 대가와는 무관하게 제대로 써야 하는데 있다. 지금은 의사의 사회적 책임이 크고 성분명 처방이 시행되면 그 사회적 책임은 약사에게로 이동하는 이유다. 생동성 품목은 그 핵심 언저리에 있다. 그런데 생동성 품목이 많아질수록 불안을 느끼는 의료계나 흡족해 하는 약사 모두 착각에 빠져 있다. 약의 선택권이 많을수록 비난을 더 많이 받는 작금의 상황을 너무 외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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