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협의 전근대적 회장 선출
- 김태형
- 2004-05-10 06: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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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58억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병원협회가 정작 수장을 뽑는 일에는 전근대적인 방식을 탈피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
병원협회는 7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제45차 정기총회를 열어 집행부가 상정한 57억9,300여만원의 올해 예산을 박수로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해 49억3,100만원보다 17.3% 늘어난 것으로, 법정단체로 새롭게 시작하는 병협의 강화된 위상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규모다.
또 올해 95개 종합병원에 대한 의료기관 평가, 의사비용과 진료비용을 분리하는 상대가치 개편작업 등 병원계 초미의 관심사들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병협의 역할은 크게 강조될 것이다.
하지만 병원계의 수장을 뽑는 병협의 업무방식은 전근대적이라는 게 이날 정기총회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총회장은 이날 마지막 안건으로 올라온 '회장 선출' 순서가 되자 술렁이기 시작했다.
임원선출 규정에 담긴 13명의 전형위원을 위촉하여 임원선출전형위원회를 구성하는 문제였다.
규정에는 ▲시도병원회장이 추천하는 6인 ▲국립대학병원장회의 1인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 2인 ▲중소병원협의회 1인 ▲국립, 시, 도립 및 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 1인 ▲기타 개인병원 및 정신병원 1인 등으로 전형위원을 구성토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기타 개인병원 및 정신병원 1인을 누구로 선임하는 문제를 놓고 회장 후보자 진영간에 설전이 벌어진 것이다.
한 후보를 지지하는 병원장이 "지난 31대 선거에서 정신병원 쪽에 전형위원을 양보했으니 이번에서 개인병원에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또 다른 후보측에서는 "개인병원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에 정신병원 쪽에서 전형위원을 선임해야 한다"고 맞섰다.
전형위원회 선임과 관련한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규정은 병협회장이 경선이 되면서부터 논란의 불씨로 작용했다.
실제, 2002년 31대 병협회장 선거에서도 같은 논리로 후보자간 '실랑이'를 벌였다.
당시 현 집행부를 포함한 많은 참석자들이 회장 선출규정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변화된 것은 전혀 없다.
12명의 전형위원들이 당일 회장을 선출한 뒤 총회의 형식적인 추인을 받는 것이다.
병협의 한 집행부는 이와 관련 "임원선출에 문제가 많다"며 "차기 회장이 취임하면 규정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병협은 이제 연간 58억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큰 조직으로 자리잡았다. 회장선출 방식도 조직의 규모와 위상이 커지는 것에 비례해 변해야 한다.
수장이 힘있게 선출돼야 일도 힘있게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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