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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티브 등재방식 도입 시각차 '극과 극'

  • 특별취재팀
  • 2006-02-16 07:31:05
  • 복지부 "약제비 꼭 잡는다"...제약업계, 국내사 붕괴 우려

|이슈추적| 포지티브 방식 도입과 각계 입장

복지부가 약가제도 개선이란 칼을 빼들었다. 그간 건강보험 재정 지출 가운데 약제비 비중이 크고, 더구나 고령화 시대를 맞아 그 비중이 매해 늘어나고 있기 때문.복지부의 복안은 보험급여 등재방식(Positive list system)의 도입.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올해 중 현행 네거티브 방식을 포지티브로 변경할 방침이다.

복지부 "약제비 못 잡으면 건보재정 안정화도 없다"

[복지부=홍대업 기자]복지부는 "약제비 절감 없이는 건보재정 안정화도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현 시스템으로는 약가거품을 양산하는 실거래가 상환제와 리베이트, 뒷거래 등 약제비 증가요인을 제거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복지부가 그동안 유지해온 네거티브 등재방식은 신규 의약품이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고 30일 이내 보험적용 여부를 신청하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보험에 등재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자연 허가품목이 보험에 그대로 등재되다 보니 품목수만도 2만개를 넘고 있다.

포지티브 방식은 특정상병에 치료효과가 높고 가격이 저렴한 비용효과적인 약을 선별, 보험에 등재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등재방식을 전환하면 선진국 수준(3,000∼4,000품목)에서 보험약을 관리하고,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복지부의 계산이다.

자연 제약사간 양질의 의약품 생산 및 가격인하 경쟁을 유도, 궁극적으로는 약제비 절감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적용범위는 적지 않은 과제다. 기존 보험등재품목까지 손을 댈 경우 제약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복지부는 기존 품목보다는 일단 새로 진입하는 품목에 대해서만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보공단, 역할강화 전망...고가약 처방행태 변해야 효과 기대

[공단·심평원=최은택 기자]포지티브 방식이 도입될 경우, 보험등재와 가격결정 방식이 현격히 변화될 것은 뻔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존 등재품목도 재평가작업을 통해 퇴출되거나 가격조정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

이같은 상황은 다국적 제약사 제품들이 대상군에 많이 포함될 것으로 보여, 향후 한미 FTA협상 과정에서 자칫 통상문제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지티브 방식은 정부 차원에서 보면 '적극적인 의약품 관리시스템'의 개념에 해당한다. 일정 조건을 충족할 때만 선별적으로 보험등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미 등재된 품목과 비교해 비용효과성이 불분명한 품목이나 치료정도가 미약한 보조요법제는 보험등재에서 제외될 수 있다.

또 기존 등재품목도 재평가작업을 통해 가격인하나 퇴출되는 상황도 예상된다. 성분·제형·함량별로 기등재품목 가운데 우선 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가격조정과 비보험권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약가계약제'와도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약가계약제는 식약청의 허가와 심평원 약제전문위원회의 약가조정을 거쳐 최종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과정에서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간 각 품목별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공단은 의약품 등재와 약가재평가를 통한 조정업무를 관장하면서 제약사와 가격을 협상하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다. 자연 약제비 지출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공단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등재방식의 전환이 곧 보험자의 역할강화나 약제비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보험등재를 제한하고 기존 품목에 대한 재평가작업을 진행하더라도 오리지널이나 고가약 처방선호 행태가 지속된다면 실효성을 얻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심평원 관계자 역시 "합리적인 약제관리를 통해 부분적인 약제비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사용 행태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보험재정 절감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약업계 "다국적사보다 국내사가 더 불리"...후폭풍 경계

[국내사·다국적사=박찬하 기자]제약업계는 유시민 복지부장관이 언급한 포지티브 방식의 약가제도 전환이 가져올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제약사가 보험등재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부가 정한 잣대에 맞춰 '선정'과 '탈락'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이분법적 제도라는 것이다.

'효과'와 '비용'이라는 포괄적 기준이 적용될 경우 과잉양상인 국내제약 시장의 구조조정을 유도할 수는 있겠지만, 이보다 먼저 제네릭 위주인 제약산업의 기반이 급속히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다국적사에도 적용돼 혁신신약이나 오리지널 단독품목을 보유하지 못한 경우라면 포지티브의 칼날은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다국적사는 보험에 등재되기 위해 자체적으로 약가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미간 FTA협상이 성사되면 관세철폐로 이어지고, 낮아진 관세만큼 약가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 국내사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리지널 제품 위주인 다국적사는 비용효과적인 측면을 증명해야겠지만 대부분 충분한 자료를 갖춘 경우가 많아 포지티브 방식 하에서는 오히려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비용측면을 내세워 다국적사의 오리지널 품목을 통제하려 들겠지만 처방주체인 의사와 최종 소비자인 환자의 저항을 이겨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다국적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제약업계의 반응이 제도변화에 대한 기우일 뿐 실제로는 국내 제약사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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