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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동대병원 문전약국들 신음 '적자행진'

  • 신화준
  • 2006-02-23 06:52:44
  • 약국 5곳 처방 300건 나눠갖기...일부약국 호객행위도 고개

인테리어를 마쳤지만 결국 입점을 포기한 약국 전경
|기획탐방| 신흥 문전약국가를 가다

의약분업 이후 문전약국의 성공가도는 끝이 없어 보였다. 분업 최대수혜자는 '문전'이라는 공식이 약국가에 그대로 적용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전도 이제 위기를 맞고 있다. 과도한 입지경쟁 후유증이 가장 큰 이유다. 여전히 대박자리로 부상할 지역이 있는가 하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신흥 문전약국가 4개 지역의 가능성과 이면을 심층취재했다.

---------------------- ①흑석동 시대, 기대반 우려반 현실로 ②건국대병원, 그래도 틈새는 있다 ③입지가 성공좌우, 동국대일산병원 ④경희대부속 협진병원 "문전대박 꿈꾼다" -----------------------------------

신규병원 앞의 문전약국개설은 다수처방전을 수용해 소위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언제나 약국개설자에게 매력적인 입지로 인식돼 왔다.

작년 경기북부지역 최대 규모로 개원한 일산 동국대병원 앞 약국자리는 약국개설자들에게는 보증된 '황금 입지'였다. 그러나 개원한지 반년이 지난 지금, 동대병원의 문전약국들은 늘어나는 적자에 고심하고 있다.

잘못된 입지선정으로 썰렁한 병원 하루 처방은 300여건, 문전약국은 적자 행진 동국대학교병원·한방병원(동국대 일산병원)은 작년 7월 1000여개의 병상을 갖춘 수도권 서북지역 최대 규모로 개원했다.

차트도 필름도 필요없는 첨단 디지털병원에 양한방 협진체계, 전문센터 중심의 특화된 진료, 엄선된 스타급 의료진에 최첨단 장비와 시설까지 갖춰야할 것은 모두 갖춘 동대 일산병원의 성공은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인근 주택가로부터 동떨어진 외진곳에 위치하고 일산신도시, 중산지구, 탄현지구, 화정지구와 승용차로 10분이상 소요되는 등 불편한 교통으로 인해 유동인구는 거의 없어 병원은 썰렁하기만 하다.

또한 상대적으로 교통이 편리한 인근 보험공단 일산병원이나 일산백병원에 비해 진료비도 다소 비싼 편이어서 서민층이 주류인 신도시 주민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병원의 외래환자 수는 하루 300여명 정도로, 현재도 크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병원의 침체는 곧바로 외래처방전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문전약국들에게 이어져 약국운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문 앞의 한 약사는 "하루 300여건의 처방을 가지고 5곳의 약국이 나누어 가지는 상황"이라며 "병원 앞의 모든 약국들이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적자로 운영되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어 "뒤편 건물에 입주키로 예정된 한 약국은 인테리어를 마치고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개국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병원 주변에는 5곳의 약국이 개설돼 있고, 2곳은 계약이 끝나 3월 중에 개국을 준비하고 있어 최소한 7곳의 약국이 한정된 처방전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인근 가구공단 이외에는 상주인구가 전무한 상황이라 일반의약품 판매도 기대하기 어려워 당분간 문전약국들의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예정인 약국 자리(위) 동대병원앞 문전약국 전경(아래)
일부 약국 '호객행위' 물의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

문전약국들이 한정된 처방과 과도한 경쟁으로 지속적인 적자가 발생하자, 한 때 호객행위가 불거지기도 했다.

동대병원 정문쪽에 위치한 D약국이 병원에서 처방전을 가지고 나오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약품을 배달하는 등의 호객행위를 벌였다.

결국 주변 약국들이 시약사회에 진정을 넣어 사실확인을 거친 후, 해당 약국이 사실을 인정하고 경고 조치를 받은 일이 있었다.

인근의 한 약사는 "가뜩이나 처방이 적게나와 어려운 상황에 병원앞까지 나가 명함을 돌리고, 의약품을 배달하는 등의 행동은 용납할 수 없었다"며 "시약사회에 나머지 약국들이 진정을 넣어 해당약국은 경고조치와 확인서를 서명해 제출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답답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처방이 늘어나 유치경쟁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바빠지는 것만이 모두에게 가장 좋은 해결방법이 될 듯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렇듯 호객행위가 발생하고 약국들이 경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임대가격과 권리금은 거품이 빠지지 않고 있다.

여전히 병원 앞 약국자리는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문과 후문을 합해 8곳의 주요 약국 자리는 모두 계약이 끝난 상태"라며 "부동산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분양가격은 평당 2,000만원선으로 책정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현재는 권리금이 그다지 높게 책정되어 있지는 않다며 "인근에 400여 세대의 아파트가 올해 12월 경에 입주하게 돼서 병원의 환자수가 증가하면, 권리금은 크게 오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업자들은 물론, 현재 약국을 개설하고 있는 약사들 모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 인구의 유입과 큰 폭의 권리금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는 임대아파트로 입주자들이 대형병원보다는 의원급 병원들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 호재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병원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건물을 매입하고 약국을 개설한 약사는 "건물을 아예 사서 들어와 임대료 부담이 덜하지만 적자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처음부터 장기전을 계획했고 아파트 입주로 인한 인구 유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아파트 인구 유입만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도 병원이 자생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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