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성과 감각, 약사와 체험 디자이너
- 정석원 이사
- 2023-08-03 10: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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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원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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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2009년 퓰리처상 수상작인 단편집 ‘올리브 키터리지’의 ‘약국’편에 나오는 동네 약사 헨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항상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헨리는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 같습니다.
1980년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당시 우리나라 3대 자영업종은 다방, 중국집 그리고 약국이었습니다. 그 당시 약국은 동네사람들의 건강상담을 담당하는 친근한 주치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터란 ‘장이 서는 장소’란 뜻입니다. 영어 표현은 Market place입니다. 즉, 물물교환의 ‘세일즈’가 발생하는 곳이며 약국 같은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곳입니다.
요즘은 플랫폼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곤 합니다. 플랫폼이란 본래 기차를 타고 내리는 기차 정거장을 의미하는 용어지만 오늘날에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곳입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반드시 오프라인(장터)에서 사야 하는 것과 온라인(플랫폼)에서 사야 하는 것을 구분짓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잠시 약국을 찾는 소비자를 ‘공중(Target Audience)’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서로에게 관심이 적은 느슨한 형태의 집합체인 ‘대중(mass)’이나 감정적으로 쉽게 휩쓸리는 집합체인 ‘군중(crowd)’에 비해 ‘공중’ 혹은 공중화 한 집단은 조직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슈와 관련된 차별화된 특성에 따라 ‘대중(mass)’을 보다 작은 범위의 동질성을 가진 ‘공중(target audience)’으로 나누는 과정이 ‘세분화’입니다. 그루닉(Grunig, 1997)은 공중상황이론을 제시하면서 ‘관여도(level of involvement)’에 따라 공중은 분류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흔히 마케팅에서 전략을 수립할 때 소비자를 두 가지 차원인 수준(level)과 유형(type)으로 구분합니다. 그리고 해당 전략의 대상 제품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각각에 대한 전략을 수립합니다.
그것은 고관여 이면서 이성 중심의 제품, 고관여 이면서 감성 중심의 제품, 저관여 이면서 이성 중심의 제품, 저관여 이면서 감성 중심의 제품입니다. 소비자(target audience) 개인의 생각과 느낌에 대한 차이가 좀 더 세분화되는 최근의 추세를 생각할 때 위의 4가지 관여도는 고정적인 것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관여도 관점과 구매장소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저관여 제품인 경우 소비자는 ‘do(구매)’ 부터 하게됩니다. 주로 치약, 식품, 문구류, 음료 등이 속합니다. 고관여 제품인 패션/의류, 가전제품, 고가의 제품 및 신제품의 경우 소비자는 ‘learn(배움, 요즘은 search(검색)에 해당)’ 혹은 ‘feel(체험)’의 단계를 거친 후 ‘do(구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약품(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한 약국에서 세일즈 되는 제품)의 경우는 어떤 단계를 거칠까요? 플랫폼에서 고객이 바로 ‘do’하는 제품의 범주일까요? 아니면 장터에서 ‘learn, feel’하고 구매하는 제품일까요?
만약 소비자가 두통(Problem)이 생겼을 경우 단순히 통증에 벗어나기 위한 진통제(Solution)만을 구매하는 것이라면 의약품은 저관여 제품군입니다. 하지만 약국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우리들의 ‘건강’과 직결된 것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단순한 통증의 해결이 아닌 소비자의 전반적인 ‘healthcare’관점에서 제품이 선택되어야만 합니다.
즉, 약국에서 소비자가 구매하는 제품은 (설령 구매하는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learn’과 ‘feel(체험)’이 우선인 고관여 제품인 것입니다. 파인(Pine)과 길모어(Gilmore, 1999)는 사람들이 경제를 체험하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으며 체험 경제는 서비스 경제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체험은 개인을 ‘몰입’시키는 활동이고, 체험의 목적은 고객을 단순히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슈미트(Schmitt, 1999)는 체험 요소가 감각적 체험, 감성적 체험, 인지적 체험, 행동적 체험, 관계적 체험으로 구분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소비자들의 복합적 다감각의 체험을 확대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산업군의 종류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자신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청결한 공간에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경우 재방문할 확률이 높습니다. 즉, 소비자가 대기하는 약국이라는 공간에서 헬스케어와 연관된 오감(시각, 후각, 청각, 미각, 촉각)을 경험하게 만드는 세일즈 콘텐츠 항목은 소비자의 만족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체험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고객의 체험(경험) 만족도를 높여줄 수 있는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다양한 산업군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약국에서 실천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입니다.
첫 번째, 자동조제기와 디스플레이를 통한 ‘시각적’ 신뢰도와 접근 용이성을 체험하게 합니다.
두 번째, 향기 분사기기 및 매장 특유의 시그니처 향기를 통한 ‘후각적’ 안정감을 체험하게 합니다.
세 번째, 활기찬 아침 혹은 느긋한 오후 등 시간대별로 적절한 음향효과를 통한 ‘청각적’인 편안함을 체험하게 합니다.
네 번째, 샘플링(healthy sampling)을 통한 ‘미각적’ 만족감을 체험하게 합니다.
다섯번째, VR, Wii 등의 기기(최근의 디지털 치료제 등)를 통한 ‘촉각적’인 치료와 예방효과를 체험하게 합니다.
“노년의 헨리는 약국이 있던 자리를 지나친다. 그 자리에는 이제 거대한 자동 유리문이 달린 대형 드럭스토어 체인점이 들어서 있다. 옆 쪽에 있던 나무들은 모두 잘려나가고 그 자리는 주차장이 되었다. ‘사람은 익숙해지지 않으면서도 익숙해지기 마련이지.’ 헨리는 생각한다.”
약국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을 오프라인 약국에서 ‘체험’하게 된다면 이내 곧 소비자는 약국에서의 ‘체험’이 익숙해 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것들(헨리 약사의 친절함)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것들(약사의 체험 디자인)을 약국에서 만나보기를 기대해 봅니다.
- 고려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 - 논문: 지역약국(Community Pharmacy)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콘텐츠 개발 연구 - 부광약품 마케팅 이사 - 세일즈 콘텐츠 및 헬스 커뮤니케이션 등 연구
필자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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