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처방 약사도 책임 "현실 모르는 판결"
- 정웅종
- 2005-09-03 07: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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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방문의 의사 직접답변, 간호·조무사 응대시 처벌 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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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여성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여성 탈모에 무분별하게 프로페시아 처방하질 않나, 여섯 살 아이에게 항생제 오구멘틴시럽을 1미리 처방 냈다가 다시 10미리로, 5미리로 바꾸는 처방행태 등 정말 현실을 모르는 소리다."
비록 의사의 잘못된 처방이라도 약사가 이를 제대로 처방검토하지 않아 환자가 피해를 보았다면 약사도 의사와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에 대한 한 일선약사가 밝히 솔직한 심정이다.
법원은 1일 부인과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처방받은 약을 복용한 뒤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최모씨의 유족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의사와 약사는 함께 1억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약사도 의사와 마찬가지로 환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의사 처방에 금기 약물이 있었다면 이를 발견해 조제 전 의사에게 확인했어야 했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사망한 최씨가 복용한 테르페나딘과 케토코나졸은 서로의 억제기능으로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상호 동시투여가 금지된 약물이다.
이번 판결은 치명적인 약화사고 시 의사의 처방이 1차적으로 잘못됐더라도 이를 제도로 검토하지 못한 약사의 2차 책임도 무겁게 지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약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일선약사들은 "처방검토를 하지 못한 약사도 분명 책임이 있다"면서도 "치명적인 약화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규정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한약사회 엄태훈 정책실장은 "약사는 의사에 확인해야 한다는 조항은 있으면서 의사는 그러한 처방검토 문의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무가 없는 법조항이 문제"라고 말했다.
엄 실장은 "현실적으로 간호조무사 등 무자격자가 약사를 전화를 받는 경우나 의사가 회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가 "약사의 처방문의를 간호사가 응대하는 것도 무면허행위에 속하고 의사는 이 같은 문의에 부득이 한 경우를 제외하고 직접 응해야 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는 한 가지 사례가 최근 또 벌어졌다. 경북 경주시 Y약국. 이 약국은 얼마 전 인근 내과의원에서 처방된 약을 대체조제하고 사후통보를 하지 않아 합동단속을 실시한 보건당국에 적발됐다.
Y약국 약사는 "전화를 해도 의사와 통화하기 힘들고 간호조무사가 이래라 저래라 지시하는 게 못마땅해 사후통보를 하지 않았다"면서 "조제를 기다리는 환자에게 '처방에 문제가 있는데 의사가 전화를 안 받으니 기다리라'고 말하면 의아해 하는 게 현실"이라고 항변했다.
이는 의사와 약사간의 의사소통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해 의약사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언제라도 약화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중순 전국의 개국약사 6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전화로 처방문의를 한 경우 응대한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에 '간호·간호조무사가 응대했다'는 대답이 무려 67.3%에 달했다.
반면 '의사가 직접 응대했다'는 응답은 22.6%에 머물렀다.
이 같은 결과는 의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으로 간호사, 간호조무사, 사무장 등 응대인 것으로 밝혀져, 이들에 대한 규제가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개국약사는 "당시에는 병용금기에 대한 자동 차단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이라 처방과 조제시 의사와 약사 모두 실수했을 개연성이 높다"며 "서로의 잘못을 따지기 보다는 이를 계기로 약화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2중 3중의 안전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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