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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CDK4/6 항암제, 조기 유방암 맹활약...급여 고민할때"

  • [CDK4/6 억제제] ㊦나디아 하벡 & 임석아 교수 대담
  • 젊은 환자 많은 한국 유방암, 재발 위험 더 높아
  • "조기에 한정된 기간을 급여로 쓰는 게 더 비용효과적"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조기 유방암에서 CDK4/6 억제제의 활약은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에 그치지 않는다. '키스칼리(리보시클립)'도 지난 6월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성공적인 수술 후 보조요법 데이터를 발표했다.

같은 계열 약제이지만 조기 유방암에서 두 약제의 임상 디자인은 여러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버제니오는 림프절 전이가 있는 고위험군 환자로 투약 대상을 특정했다. 반면 키스칼리는 림프절 전이 여부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환자군도 임상에 포함했다.

투약 용량과 기간도 다르다. 버제니오는 전이성 유방암과 동일한 용량을 쓰면서 2년 간 투약이 마치면 내분비요법 치료만 이어간다. 반면 키스칼리는 용량을 3분의 2로 낮춰 임상을 진행하면서 투약 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 용량을 줄임으로써 부작용 위험을 낮추겠다는 의도로 보여진다.

이렇게 조기 유방암에서 CDK4/6 억제제 옵션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일선 현장에서의 활용은 제한된 편이다. 급여권에 들어선 약제는 없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지난 5월 버제니오의 조기 유방암 급여기준을 심의했지만, 기준을 설정하지 않았다.

조기 암에 대한 선입견도 있다. 말기 암보다 환자군이 넓은 데다 상대적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황은 아니라는 시선이다. 보조요법의 급여 등재가 험난한 여정으로 여겨지는 배경이다. 동시에 수 명의 재발 위험을 줄이기 위해 100명 모두에게 상당한 약제비를 쓰는 것이 비용효과적이냐는 현실적인 의문도 자리한다.

데일리팜은 독일 뮌헨대학교 유방센터장 나디아 하벡(Nadia Harbeck)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조기 유방암의 치료 전략 변화와 개선점을 들어봤다.

임석아 교수
-CDK 4/6 억제제가 조기 유방암으로 확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삶의 질 측면에서 조기 유방암 환자들의 예후와 미충족 수요를 어떻게 충족할 것으로 기대하는지.

=임석아 교수 : 우리나라는 유방암 검진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어 조기 유방암이 많은 국가다. 유방암 중 80% 가량은 HR+ 유형인데, 45~55세의 젊은 층에서 해당 유형의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서양은 전체 유방암 환자 중 폐경 전 여성 환자의 비율이 20~30%이지만, 우리나라는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젊은 여성의 유방암은 조금 더 공격적인 특성이 있는데, 특히 HR+ 유형 중에서도 내강형 B(Luminal B) 타입이 내강형 A(Luminal A) 타입보다 종양 성장 속도가 빠르다. 진료 경험에 비추어 보면 현재 국내 40~50대 여성의 HR+ 유방암에서는 Luminal B 타입의 환자 비율이 더 높다. 이러한 환자들은 수술 후 내분비요법을 5년 진행하는 동안 첫 2~3년 사이 재발이 꽤 흔하게 일어난다. 개인적으로 재발 빈도가 높은 2~3년 동안 버제니오를 사용해 재발률을 낮춘다면 환자의 완치 기회와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HR+/HER2- 유방암의 보조 요법으로 난소기능 억제제와 아로마타제 억제제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 이제 여기에 버제니오를 추가해 폐경 전 여성 환자를 포함한 조기 유방암 환자들의 재발율을 감소시켜 예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치료 전략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디아 하벡 교수 :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들은 과거 미충족 수요가 상당히 컸다. 환자들이 내분비요법이나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더라도 생존율 측면에서 데이터가 양호하지 못했다. 이제 버제니오를 조기 환자에게 사용해 완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돼 매우 고무적이라고 본다. 조기 유방암에서는 완치가 궁극적인 치료 목표이기 때문이다.

나디아 하벡 교수.
-최근 버제니오에 이어 타 CDK 4/6 억제제도 조기 유방암 분야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했다. 향후 조기 유방암 영역에서 CDK 4/6 억제제 활용을 전망한다면?이와 함께 약 3명의 환자의 재발 위험을 막기 위해 100명에게 약제를 투여하는 것은 비용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임 교수 :CDK 4/6 억제제의 등장은 무엇보다 그간 제한적인 치료옵션 때문에 재발에 대한 공포가 컸던 조기 유방암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또한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된 만큼 고위험 조기유방암 환자들이 재발 및 전이성 유방암으로 확산되지 않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다른 임상 연구도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조기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는데 있어서의 CDK 4/6 억제제의 활용도가 좀 더 넓어질 것이라 본다.

조기 유방암 치료제는 복용기간이 정해져 있다. 만일 일정 기간 조기 유방암 단계에서 적극적인 치료적 개입을 통해 환자의 재발을 막을 수만 있다면, 해당 환자의 전이성 및 진행성 유방암 단계에서 소요될 사회·경제적 의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용효과성을 검토할 때 이러한 점들도 함께 고려가 되었으면 한다.

-버제니오는 독일에서 지난해 허가된 이후 곧바로 급여가 적용됐는데, 급여 결정 기준은 무엇인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하벡 교수 : 독일에서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약에 대해서는 바로 급여가 시작된다. 버제니오의 처방과 급여는 monarchE 연구 기준에 준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상당히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 실제 monarchE 임상 연구 사이트 중 하나로 참여한 입장에서 연구 과정에서의 경험에 이어 실제 리얼월드(real-world)에서도 일상적으로 처방이 진행되고 있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면 치료 초기에 일부 설사 또는 피로감으로 용량 조절이 필요한 환자들이 있지만, 대부분 치료 만족도가 높고 치료 순응도 역시 매우 우수하다. 환자 자신들이 재발 고위험군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재발 위험으로부터 본인을 보호해줄 수 있는,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가 있다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국내에서 CDK4/6 억제제가 조기 유방암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임 교수 : 환자들은 버제니오가 새로운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효과가 있다면 항암화학요법 과정을 생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4개 이상의 액와 림프절에 전이가 된 고위험 환자들에게는 보조 항암화학요법이 재발율감소에 명확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표준 치료로 인정되고 있다. 환자들에게 항암화학요법의 필요성과 표준치료 후 내분비요법과 버제니오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치료 접근성을 높이려면 보험 급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비용효과성이 높은 치료제를 통해 질환이 완치된다면 재발 또는 전이되는 환자 수는 물론 이들의 치료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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