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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수혜 문전·병원 '올인'...양극화 심화

  • 정웅종
  • 2005-06-02 06:49:36
  • 약국당 약제비 24% 급증불구 조제수입은 -5%

창간6주년 특집-의약분업 5년 빛과 그림자 의약분업은 2000년 7월 진통속에서 시작됐다. 찬반여론 또한 끊이질 않았다. 한쪽은 의약분업을 의료개혁이라 한다. 의료계는 실패한 제도라고 맞서고 있다. 시각차는 여전하다.

분업의 최대 목적인 의약품 오남용은 과연 얼마나 줄었을까. 의료기관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제도에 국민들은 적응하고 있는 것일까. 정부는 국회, 의약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평가단을 구성해 대규모 평가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찬반양론을 떠나 우리 의료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었다. 시행 5년을 맞아 총 6회에 걸쳐 의약분업을 반추해 보았다. 과거에 대한 성찰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편집자 주-

|의약분업 5년의 손익계산서-의료기관|

의약분업 이후 의원급 진료수입은 5년 동안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병원과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분업직후와 비교해 각각 7%와 30%씩 성장하며 승승장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의 분업 성적표를 수우미양가로 나눈다면 의원은 '미', 병원은 '우', 종합병원은 '수'인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심사통계지표에 따르면, 2004년 의원의 기관당 진료비는 2억4,367만원으로 분업당시인 2000년의 2억3,796만원보다 2.3%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5년 동안 의원은 571만원, 병원은 1억 더 늘어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진료비 증가분은 고작 571만원에 그친 것이다.

2000년 분업 때의 의원의 기관당 진료비 지수를 100이라고 할 때, 2001년 113.6으로 급증했다가 2002년 106.8로 하락하고 2003년 100.4로 분업당시로 회귀한 뒤 2004년 102.3으로 정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2001년에서 2002년 사이 진료비 증가가 갑자기 하락으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1년 동안 무려 1,832곳의 의원이 새로 문을 열면서 생긴 '개원러시' 때문이라는 설명이 가장 설득력 있다.

이렇게 동네의원의 수입증가가 정체를 빚는 동안 병원은 비록 분업직후 가시밭길을 걷다 2003년부터 서서히 진료수입 증가세를 회복했다.

2004년 병원의 연간 기관당 진료비는 15억4,775만원으로 분업 때보다 7.1%가 늘어 1억387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의 분석방식과 같이, 분업 당시의 기관당 진료비인 14억4,388만원을 100이라고 가정하면 2001년 91.3%로 급락한 데 이어 2002년 92.1로 진료수입 감소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그러다 2003년 100.3으로 분업당시 수준을 회복한 후 2004년 107.1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병원과 의원간 기관당 진료비 격차는 분업당시 12억원에서 2001년과 2002년 11억원으로 줄어들다가 2004년 13억원으로 더 벌어졌다.

정작 분업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종합병원급 이상의 대형병원들이다. 300여개에 이르는 종합병원과 종합전문요양병원은 분업 때보다 연간 기관당 진료비가 무려 30.9% 증가해 50억여원의 진료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병원이상 의료기관의 기관당 진료비는 2000년 164억590만원에서 2004년 214억7,714만원으로 분업전 대비 50억7,124만원(30.9%) 증가했다.

종합병원이상 진료수입 30% 증가 '고공행진'

분업 다음해인 2001년 분업당시의 기관당 진료비의 93% 수준까지 수입이 줄었다가 2002년 분업 당시로 회복한 후 2003년과 2004년 진료수입이 급증했다.

분업 후 병원급의 수입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바로 입원진료비의 급증이다. 2000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연간 입원진료비 규모는 3조5,038억원으로 총 진료비의 61.4%를 차지했다. 외래는 2조2,041억원으로 38.6%의 비중을 보였다.

지난 5년간 병원급이상 의료기관의 입원진료비는 분업 당시에 비해 무려 49.0% 증가해 1조7,193억원이 늘어 2004년 5조2,231억원으로 같은 해 의원의 5조4,454억원의 턱 밑까지 추격해 왔다.

의원의 총 외래진료비와 병원급이상의 입원진료비는 분업당시부터 2002년까지 거의 1조원 안팎의 격차를 보였었다.

이는 만성중증질환자가 늘면서 의원과 병원급이상 의료기관의 입원진료비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과 병원급이상의 입원진료비는 분업 때보다 각각 53.4%와 49.0% 늘어난 반면 외래진료비는 각각 28.0%와 24.9%로 증가율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의약분업 5년의 손익계산서-약국|

서울시 종로구 소재 S약국. 서울대학병원을 낀 대표적인 문전약국인 이 약국은 의약분업이 얼마나 문전약국의 조제수입 파이를 키워줬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S약국은 분업 다음해인 2001년 총약제비가 78억8,689억원에서 2002년 92억8,941만원으로 14억여원이 는데 이어 2003년에는 2001년 대비 44.5%가 늘어난 114억348만원의 총약제비를 지급 받았다.

문전약국의 특성상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분업 후 3년 만에 무려 약제비가 35억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급기준에 따르면 이 약국은 2001년 약제비 지급순위 7위에서 2002년 5위로 상승한 데 이어 2003년 2위로 껑충 2계단을 더 올라갔다.

약국당 약제비는 24% 급증, 조제수입은 -5%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연도별 심사통계를 분석한 결과, 분업 직후인 약국의 연간 약제비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약국당 약제비는 2억4,683만원에서 2004년 3억575만원으로 2001년 대비 23.8% 증가했다.

2001년 약제비 규모를 100이라고 볼 때, 2002년 107.0, 2003년 111.5에서 2004년 123.8로 매년 일정비율로 증가한 것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약제비의 급증이 곧 바로 약국의 실질수입원인 조제행위료의 증가로 연결되지 않았다. 국회에 제출된 심평원의 자료를 보면, 조제행위료 비중은 2001년 38.36%에서 2002년 34.07%, 2003년 31.02%로 줄어들다가 2004년에는 30% 이하인 29.32%로 추락했다.

반비례로 약제비에서 차지하는 약품비 비중은 같은 기간 61.64%→65.93%→68.98%→70.68%로 증가해 약국수입 증가의 발목을 잡았다.

2004년 약품비를 제외한 약국당 연간 조제행위료 수입은 8,964만원으로 분업 직후인 2001년의 9,468만원보다 504만원이 줄어들었다.

이를 쉽게 풀어 얘기하자면, 분업당시의 조제행위료 수입을 100이라고 한다면 현재 약국의 조제수입은 당시의 94.6%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전체 약제비는 매년 급증했지만 약품비 비중도 덩달아 늘어 조제행위료 수입은 ▲2001년 9,468만원 ▲2002년 9,006만원 ▲2003년 8,537만원 ▲2004년 8,964만원으로 분업 직후에 비해 5.4% 줄었다.

연간 조제행위료 분업직후보다 약국당 504만원 감소

2004년 약국이 청구한 총약제비는 6조1,676억원으로 2001년의 4조5,742억원보다 무려 34.8% 증가했다. 4년 동안 늘어난 1조5,934억원의 약제비는 약품비는 늘고 조제행위료는 줄었다는 점에서 약사들보다는 상당한 부분이 제약사로 흘러갔다고 추정할 있다.

연간 총약제비에서 뽑아낸 연도별 조제행위료 총액을 보면 ▲2001년 1조7,546억원 ▲2002년 1조7,227억원 ▲2003년 1조6,860억원 ▲2004년 1조8,083억원으로 분업 이후 2만여 약국이 가져간 실질적 조제수입은 537억원에 그친다.

이 같은 조제수입의 정체는 결국 약국들이 일반약 판매 등 비처방품목과 건강기능식품과 한약판매 등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이를 반증하듯 최근 약사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약사의 91.8%가 '건식을 취급하고 있거나 취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고, 건식이 약국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9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분업의 최대 수혜는 대형유명병원을 위시한 종합병원들과 그 앞에 개국한 문전약국이다”며 “병의원 처방범위에서 멀어진 약국들은 도태되거나 부수입원으로 건식, 한약 등 보험권 바깥에 신경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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