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약사 '소신 없고 눈치만 있다'
- 정시욱
- 2003-08-28 09: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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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실거래가제에 의한 약가인하가 단행되면서 대형 제약사를 필두로 복지부 상대 소송을 준비하는 곳이 늘고 있다.
당초 100개가 넘는 제약사들이 포함, 대규모 소송까지 거론된 적도 있었다.
제약사들은 지난달부터 복지부에 맞서 약가인하 이의신청 자료를 분주히 마련하고 자사 약들이 부당하게 인하된 점을 부각, 인하폭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왔다.
이에 복지부는 980개 품목 중 일정부분 약들에 대해서는 인하율을 조정하고 실거래가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이때 뭉쳐야할 제약사들은 되려 상호 제약사간 불신을 조장하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제약계 일각에서는 "상위 제약사의 약들은 상징적으로 인하율을 낮춰주고 이의신청을 받아준 반면, 나머지 약들은 당초 인하율대로 진행시켰다"며 반감이 높다.
이에 인하된 제약사도 난처하고, 인하되지 않는 제약사도 불만이다.
그래도 대부분의 공감대로 최저실거래가 자체가 성립이 안되는 제도라며 법적 소송을 최후의 방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각 제약사 담당자들 대부분은 "다른 제약사는 어떻게 진행되느냐", 혹은 "모 제약사가 소송걸면 따라 가겠다"며 때아닌 '눈치작전'을 벌인다.
제약사들이 자사 품목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침대로 밀고 나가려는 의지는 온데간데없다.
이에 대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사실 약가인하를 부당하게 당한 것에 정면 반발한다. 하지만 제약사의 섭리가 정부에게 잘못 보이면 그대로 손해보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린다.
비단 제약사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이번 현안에 대한 대처능력만으로 두고보자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른 제약사가 먼저 나서주면 우리도 따라간다"는 '2등' 발상이 통할 때가 아니다.
분명 '눈치보다는 소신'이 앞서야 할 때가 아닌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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