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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부터 치료까지 통합솔루션 제공...기업도 통큰 지원

  • 정새임
  • 2023-01-19 06:20:29
  • 산학연 대규모 정밀의료 프로젝트 가동③
  • 한국로슈그룹, NGS 검사·분자종양보드부터 항암 신약까지 전 과정 지원
  • 루닛도 KOSMOS2서 AI 서비스 제공…참여 의향 보이는 국내외 기업 늘어
  • 제약사 참여 늘수록 데이터 풍성·환자 치료 기회 확장…"함께 힘 모아야"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한국형 정밀의료 프로젝트 KOSMOS 연구에 1700억원을 투자한 기업이 있다. 바로 한국로슈그룹이다. 국내 기업도 아닌 글로벌 제약사가 왜 한국 정밀의료에 막대한 비용을 쏟았을까.

대한종양내과학회·대한항암요법연구회 교수들이 한국형 정밀의료 연구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무렵 로슈도 글로벌 차원에서 '맞춤의료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암 환자의 전 여정을 아우르는 맞춤의료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정밀의료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다는 목표다. 서로의 목표가 맞아 떨어지면서 한국로슈는 기업 최초로 파트너십에 참여, 연구를 위해 필요한 의약품과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로슈는 늘어나는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을 낮추고, 학계나 산업계의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체외진단 1위 기업인 진단사업부와 바이오의약품 1위 기업인 제약사업부가 함께 있어 진단부터 치료,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한국로슈진단의 분자종양보드 '네비파이 튜머보드'는 의료진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 한국로슈)
한국로슈그룹은 2020년부터 5년 간 KOSMOS1과 2 연구에 총 1700억원 어치의 의약품과 검사 및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방위 지원에 나선 한국로슈가 KOSMOS 연구에서 맡은 역할은 상당하다. KOSMOS 연구의 시작은 환자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검사다. NGS 검사 결과를 여러 전문의들이 함께 보고 의논할 수 있는 '종양보드'에 저장한다. 한국로슈진단은 이 과정에 필요한 유전체 검사 서비스와 분자종양보드(MTB) '네비파이 튜머보드'를 제공한다.

특히 네비파이 튜머보드는 암 진료에 특화된 종양보드다. 조직 검사, 영상정보 등 다학제 진료에서 필요한 환자 데이터를 하나의 대시보드에 취합해 준다. 또 유사한 유형의 환자 사례를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로 다른 병원에 속한 의료진이 함께 모여 다학제 진료를 펼치기 때문에 자칫 의사 결정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네비파이는 각기 다른 의료진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환자 특성에 맞는 임상시험 옵션을 도출하거나 전 세계 최신 의학 문헌과 간행물, 임상 가이드라인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

한국로슈는 다양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포트폴리오를 지녀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제를 제공한다.
치료 단계에선 한국로슈가 환자들이 쓸 수 있는 신약도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로슈는 면역항암제 티쎈트릭부터 VEGF억제제 아바스틴, HER2 표적치료제 허셉틴, 퍼제타, ROS1 표적치료제 로즐리트렉, HER2 항체약물접합제(ADC) 캐싸일라, RET 표적치료제 가브레토 등 광범위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파일럿 연구인 KOSMOS1에서는 100명의 환자가 한국로슈의 신약을 받았다. 규모가 3배 이상 커진 KOSMOS2 연구에서는 300명에게 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도 KOSMOS2 연구에 합류하며, 국내사 첫 참여 기업이 됐다. 루닛은 자체 개발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제공하고 있다.

분자종양보드에서는 NGS 검사 결과를 두고 임상적으로 유의한 유전자 이상 소견에 대한 리뷰와 어떤 치료가 가장 권장되는지, 해당 치료제를 썼을 때 효과가 어떨지 등을 전문가들이 모여 의논한다. 루닛은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유전형질을 분석해 결과지 해석을 돕는다. 또 항암제를 썼을 때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여한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로 항암제 치료 효과 예측을 돕는다.(사진: 루닛)
루닛 관계자는 "전국 3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KOSMOS2 연구는 진행성 암 환자에게 정밀진단 및 치료의 근거를 마련하고, 임상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루닛은 이번 연구에 자체 개발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제공해 정밀한 치료방침 결정과 항암제 신약의 새로운 적응증을 개척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KOSMOS 프로젝트에 참여해 새로운 연구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한국로슈그룹이 1700억원을 투입한 배경이다. KOSMOS 프로젝트는 임상에 등록한 환자들의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해 고품질 데이터베이스(DB)를 축적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국가암데이터센터인 국립암센터가 통합 DB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치료로 이어진 환자들을 추적 관찰한 결과도 담는다. DB가 완성되면 암 종류 별로 어떤 변이 양상을 보이는지, 특정 변이에 특정 약제를 썼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은 DB를 토대로 새로운 신약이나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다. 더 많은 제약사가 참여해 다양한 약제를 제공할 수록 데이터는 더욱 풍성해지고 환자들도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이사
300명을 대상으로 한 파일럿 연구 KOSMOS1이 좋은 성과를 내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제약사가 늘고 있다. KOSMOS2 연구를 주도하는 김지현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국내 기업 중 약제 임상을 제공해 임상시험 계약을 앞두고 있는 회사가 있으며, 몇몇 제약사도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규모가 커진 만큼 많은 제약사로부터 약을 제공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제약사가 기대효과를 얻기까지 2년 가까이 걸리는데, 그 이해관계를 맞추기 위해 길고 어려운 논의를 해야 한다. 다행히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참여를 약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이사는 한국형 정밀의료 프로젝트에 산업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그는 "친환경 자동차가 널리 사용되기 위해서는 자동차 개발을 넘어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구축 및 인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하는 것처럼, 정밀의료 환경 조성 역시 개별 기업만의 노력만으로 이뤄낼 수 없다"며 "기업 최초로 한국형 종양학 정밀의료 파트너십에 참여한 로슈에 이어 기업, 정부기관 등 더 많은 주체들이 힘을 모아 보건의료 패러다임을 바꿔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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