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제네릭 약가인하…중소제약사 생존 갈림길
- 최다은 기자
- 2025-12-09 06:00:47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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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 안정 위한 해법? 산업 생태계 붕괴로 이어지는 역설
- 혁신 신약 투자 외치면서, 제네릭 기반은 붕괴 비판
- 국가 비전과 현장 정책 간 괴리…중소제약 생존권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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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제네릭 약가 인하가 또다시 중소 제약사의 숨통을 죄고 있다. 약가 인하가 실현될 경우 가장 큰 피해는 제네릭 비중이 높은 중소 제약사들에게 향한다. 매출의 70% 이상이 제네릭에서 발생하는 중소 제약사 입장에서는 약가가 10% 이상 축소될 경우 존폐 기로에 서게 되는 구조로 체질이 변질될 수 있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약가 정책은 연이어 강화되고 있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약가인하가 시작된 것은 1999년부터다. 당시 정부는 의약품 보험급여 제도를 개편하면서 의료보험 등재 의약품 가격을 평균 30.7% 낮다. 이후 2006년 '건강보험 약제비 적정화 방안'으로 복제약 약가는 기존 오리지널 가격의 80%에서 68%로 떨어졌다.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는 고가 약제 사용이 확산되고 제네릭 출시가 더 늘어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에 정부는 2012년 약가제도 전반에 대한 대수술에 들어갔다. 제네릭 등재 순번이 증가할수록 최초 제네릭 대비 약가를 단계적으로 하향 적용하는 '계단형 약가체계'를 없애고,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과 제네릭 모두의 상한가격을 53.55%로 통일하는 '일괄 약가인하'를 단행했다.
그리고 최근 복지부 발표한 개편안에는 혁신 신약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재정을 제네릭 가격 인하로 마련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의 제네릭 가격 결정 기준인 53.55%를 40%대로 낮추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내년 하반기에 실행하는 것을 목표 중이다.
제네릭 산업의 한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다. 그 충격을 가장 먼저, 크게 맞는 곳은 R&D나 글로벌 사업 기반이 약한 국내 중소 제약사들이다. 다수의 기업이 동일 성분·동일 제형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세분화했고, 결국 원가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약가 인하까지 겹치며 수익성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위탁개발생산기업 (CDMO)과 비급여 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제외한 국내 제약기업 100곳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8%, 순이익률은 3%에 불과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가제도 개편의 문제는 단순히 정부의 보험 재정 절감에 매몰됐다는 점이다. 반면 약가 인하에 따른 산업적 지원 전략은 두루뭉실하고 모호하다. 정부는 제약바이오를 미래 산업이라고 외치지만, 정작 그 산업을 떠받치는 기업들의 현실엔 무관심하다. 현실의 약가 규제는 체급이 작은 중소 제약사부터 시장에서 탈락되는 가격 압박에 그친다.
약가 인하로 예상되는 가장 큰 부작용은 기업들의 R&D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이다. 당장 운영비 고갈과 재무적 위기감이 심화된 기업은 R&D는 사치로 여기게 될 것이고, 전문 인력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시장의 현실과 정책의 목표가 어긋난 채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제약사들도 정부의 제도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와 수익 전략을 개편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제네릭 기반 매출을 유지하되, 수익률이 낮은 품목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당장 R&D 부담이 크다면, AI·플랫폼·외부 R&D 협업을 통한 비용 분산형 연구개발 접근도 필요하다.
약가 인하가 건보 재정을 안정시키기 위한 수단이고, 혁신 신약에 더 많은 예산이 배분돼야 한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약가 후려치기 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은 지나치게 단순하다. 재정 효율화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면 결국 제약사들의 수익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 정부의 제약 비전은 허상으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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