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는 옛말...R&D 성과로 돈 버는 바이오기업들
- 차지현 기자
- 2026-02-14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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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테오젠, 영업익 1148억·이익률 57%…온코닉 126억·에임드 206억 흑전
- 기술이전 마일스톤·로열티 유입 본격화…제품 판매 수익 가세, 체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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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 기술수출을 넘어 실제 이익을 내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에 더해 자체 제품 판매 매출까지 확보하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테오젠, 에임드바이오, 온코닉테라퓨틱스, 에이비엘바이오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의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알테오젠 개별기준 지난해 매출은 2021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78% 증가한 11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7%에 달했다. 1000원을 벌어 절반 이상인 570원을 남긴 셈으로 제조업이나 유통업 등 타 업종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수준의 수익성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굵직한 글로벌 계약을 연이어 성사했다. 알테오젠은 자체개발 'ALT-B4' 기술을 앞세워 작년 3월 아스트라제네카(AZ_ 연구개발(R&D) 자회사 메드이뮨과 두 건의 계약을 체결하며 2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영국 법인과 체결한 계약은 선급금 364억원을 포함해 총 1조910억원 규모다. 미국 법인과 체결한 계약은 선급금 291억원을 포함해 총 8729억원 규모로 두 건의 계약으로 알테오젠이 확보한 선급금은 655억원에 이른다.
알테오젠의 ALT-B4는 피하의 히알루론산을 가수분해해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다. 환자가 병원에서 4~5시간 맞아야 하는 IV 제형과 달리 SC 제형을 이용하면 환자가 집에서 5분 내로 스스로 주사할 수 있다. 알테오젠은 지난 2019년부터 MSD, 인도 인타스 파마슈티컬스, 스위스 산도스 등 글로벌 제약사와 꾸준히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알테오젠은 기술수출 성과를 넘어 자체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상용화 단계에도 진입했다.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큐렉스'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도 유럽 내 성인 33개 적응증 전체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따라 알테오젠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에 연동된 로열티 수익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매출 793억원을 기록, 외형이 전년보다 138% 성장했다. 대형 기술수출 계약에 따른 단계별 경상 기술료(마일스톤) 수익이 매출에 반영된 영향이다. 다만 연구개발(R&D) 비용 증가로 인해 지난해 영업손실은 40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전년(-594억원) 대비 손실 폭은 축소했지만 흑자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해 글로벌 빅파마와 연달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이중항체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빅파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총 21억4010만파운드(4조1104억원) 규모로 이전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 미국 일라이 릴리와 최대 26억200만달러(3조8236억원) 규모 그랩바디 플랫폼 기술수출과 공동 연구 계약을 맺었다. 작년 한 해에만 8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성과를 낸 셈이다.
선급금 측면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GSK 계약을 통해 3850만파운드(739억원)를, 일라이 릴리 계약을 통해 4000만달러(585억원)를 수령하며 지난해에만 1300억원이 넘는 현금 재원을 빅파마로부터 확보했다.

에임드바이오는 매출이 2024년 118억원에서 지난해 473억원으로 약 4배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44% 수준이다.
에임드바이오도 기술수출 성과가 실적에 집중 반영되며 단기간에 외형이 급팽창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서울병원 소속 교수가 창업한 신약개발 바이오텍이다. 남도현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2018년 설립했다. 에임드바이오는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국내 첫 바이오텍이다. 삼성 라이프사이언스펀드는 삼성물산과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그리고 그룹 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삼성벤처투자가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다.
에임드바이오는 설립 후 비교적 단기간에 괄목할 만한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회사는 2024년 말 미국 바이오헤븐에 FGFR3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2'를 기술이전했고 작년 6월 SK플라즈마와 ROR1 표적 항암 후보물질 'AMB303'에 대해 공동개발·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이어 같은 해 10월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차세대 ADC 후보물질에 대해 최대 1조4000억원 규모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3종의 전임상 단계 ADC 자산을 모두 이전하는 쾌거를 이뤘다.
제일약품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매출 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26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23.6% 수준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실적 개선을 이끈 건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정'이다. 자큐보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2024년 10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이후 처방이 빠르게 확대됐다. 출시 첫 달 월 처방액이 약 5억원 수준이었으나 1년 만에 60억원대를 넘어섰고 지난해 4분기 처방액은 171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발매 1년 만에 누적 처방액 500억원을 돌파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여기에 중국·인도 등 해외 기술이전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자큐보는 제품 판매 매출과 기술료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올릭스는 매출이 2024년 57억원에서 지난해 147억원으로 15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09억원에서 305억원으로 소폭 축소했지만 적자 기조는 이어졌다.
RNA 기반 신약개발 기업 올릭스는 지난해 2월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과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OLX75016'(OLX702A)을 일라이 릴리에 기술수출했다. 총 계약 규모는 6억3000만달러(9117억원)다. 이어 올릭스는 같은 해 6월 로레알과 짧은 간섭 리보핵산(siRNA) 활용 피부·모발 공동 연구 계약을 추가 체결했다. 올릭스는 로레알과 계약 당시 선급금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작년 말 해당 프로젝트에서 마일스톤 연구개발비를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계약으로 수령한 마일스톤 금액은 2024년 연결기준 매출(57억원)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앱클론은 매출이 2024년 23억원에서 지난해 47억원으로 10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56억원에서 184억원으로 확대됐다. 앱클론은 지난해 2월 터키 TCT헬스테크놀로지에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후보물질 'AT101'을 이전한 바 있다.
알지노믹스는 전년 매출이 없던 상황에서 71억원의 신규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29억원에서 154억원으로 늘었다.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일라이 릴리와 후보물질 도출부터 선급금·연구비·마일스톤·로열티까지 단계별로 발생하는 플랫폼 딜 형태로 다중 옵션 구조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알지노믹스의 플랫폼은 DNA에 영구적인 변이를 유발하지 않고 RNA 수준에서 작용해 안전성을 높이고 하나의 물질로 다양한 돌연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실제 이익을 내는 바이오 기업이 등장하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체질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헤삭이 나온다. 단순히 기술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사 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글로벌 판매 수익(로열티)과 자체 개발 신약의 직접 매출을 동시에 확보하며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다. 특히 알테오젠이나 온코닉테라퓨틱스 등 일부 기업은 자체 제품 판매까지 더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질적 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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