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범부처 협의 가동…임신중지약 허가·급여 가시화
- 이탁순 기자
- 2026-08-20 06:00:58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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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리실 협의체 가동 속 복지부 '임상 가이드라인·건강보험 급여화' 본격 검토 착수
- 식약처 품목허가 심사 기류 변화 주목… 의료계 "표준 지침·사후관리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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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오랫동안 입법 공백과 부처 간 이견으로 묶여 있던 임신중지의약품의 국내 도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통령의 실용적 도입 주문 이후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범부처 협의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전문학회의 임상 가이드라인 마련 지원과 건강보험 급여화 검토에 착수하는 등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은 결정적 계기는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나온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임신중지약이 허용되지 않아 여성들이 해외 직구로 이를 구입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이라며 "허용 주수를 법으로 정하는 데 매몰되기보다 의사 재량에 맡기는 등 실용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 지시 이후 정부의 움직임은 실행 단계로 빠르게 전환됐다. 현재 국무총리실 주재로 법무부, 보건복지부, 성평등가족부, 법제처 등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회의가 가동되어 의약품 사용 방안과 소통 대책을 긴밀히 논의 중이다.
특히 주무 부처 중 하나인 보건복지부의 후속 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비공개 간담회를 열어 약물 도입 관련 실무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약물 도입을 전제로 한 제도적 안착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열린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약물 허가 시 전문가 단체(학회)가 안전 사용을 위한 임상진료 가이드라인을 자율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행 모자보건법상 수술적 임신중절 대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체계를 준용해, 약물 도입 시 적용할 보험급여 대상과 기준에 대한 사전 검토 작업에도 들어갔다. 이는 정부가 약물 도입을 단순 허가에 그치지 않고 제도권 의료체계 내로 편입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범부처 차원의 도입 준비가 진척되면서 품목허가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국내 첫 경구용 임신중지의약품으로 허가를 신청한 현대약품의 '미프지미소(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 복합제)'는 2024년 말 신청 이후 2년째 '심사 중' 상태에 머물러 있다.
식약처는 그간 효능·효과 설정과 위해성 관리계획(RMP) 수립 등을 위해 법률적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미 과거 식약처와 복지부의 법률 자문이나 한국법제연구원 연구 등에서 '약사법 기준에 부합하면 법 개정과 무관하게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검토가 이뤄졌던 만큼,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총리 주관 협의체 논의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종합 검토 중"이라며 전향적인 입장을 열어뒀다.
정부가 도입에 속도를 내는 데는 불법 유통에 따른 안전 사각지대가 심각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미허가 임신중지의약품의 온라인 불법 판매·알선 적발 건수는 최근 5년간 3189건에 달하며, 2026년 1~7월에만 이미 449건이 적발되는 등 음성적 해외 직구로 인한 여성 건강권 위협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도입 및 현장 안착을 위해서는 의료계의 반발을 해소하는 것이 필수 과제다. 산부인과계 의사회는 법적 테두리와 명확한 기준 없이 처방을 허용할 경우 사법적 분쟁과 부작용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의들은 ▲초음파 진단을 통한 주수 확진 체계 ▲국가 차원의 표준 진료지침 확립 ▲응급상황 대비 사후 추적관리 시스템 구축 등 구체적인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총리실 주재 범부처 협의를 중심으로 복지부의 임상지침 및 건보 급여화 준비, 식약처의 허가 심사 검토가 맞물리면서 임신중지의약품 도입은 가시권에 들어섰다. 국회의 법 개정 논의와 병행해 행정부 차원의 실용적 대안이 최종 확정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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