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9단계 쪼개 매출 계산'…정교해진 바이오 IPO 출사표
- 차지현 기자
- 2026-09-03 11:58:2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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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비디, 증권신고서 제출…200만주 전량 신주 모집·희망공모가 9400~1만1500원
- 188억~230억원 조달·시총 1346억~1647억…오가노이드 항암제 감수성 검사 강점
- 9단계 매출 산식 공개…처방률·병원침투율·지불가능률까지 매출 산정 근거 세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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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3차원 세포배양 기반 정밀의료 기업 엠비디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기업공개(IPO) 초읽기에 들어갔다. 자체 오가노이드 배양·검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항암제 감수성 검사 사업을 확대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회사가 이번 신고서에서 환자 수부터 실제 검사비를 내는 환자 비율까지 미래 매출 산정 근거를 세분화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오가노이드로 항암제 반응 확인…온코센시 사업 확대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엠비디는 지난달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 7월 30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지 20영업일 만이다. 앞서 엠비디는 4월 10일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바 있다.
엠비디는 이번 IPO에서 보통주 20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한다. 희망공모가는 9400~1만1500원이다. 공모 예정금액은 188억~23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346억~1647억원이다. 대표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21~29일, 일반청약은 내달 6~7일 진행할 예정이다.
엠비디는 2015년 설립된 3차원 세포배양 기반 정밀의료 기업이다. 삼성전기 출신 정밀 제조 전문가들이 창업해 반도체·부품 공정에서 축적한 정밀 제어·자동화 기술을 3차원 세포배양 공정에 접목했다. 구보성 대표는 아주대 화학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친 뒤 미국 렌슬리어공과대에서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기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을 거쳐 현재 엠비디 대표이사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회사의 핵심 기술은 3차원 세포배양과 검사 전 과정을 자동화한 'CODRP' 플랫폼이다. 자체 개발한 자동화 장비 'ASFA', 3차원 세포배양 플레이트 'Cellvitro', 분석 소프트웨어 'PhenoSW' 등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암 조직에서 오가노이드인 튜머로이드를 배양한 뒤 항암제나 방사선을 직접 처리해 반응을 확인하는 항암제 감수성 검사 '온코센시'를 개발했다. 환자의 암세포를 몸 밖에서 키운 뒤 여러 치료법을 직접 시험해 어떤 치료가 가장 잘 들을지 미리 골라주겠다는 아이디어다.
엠비디는 2021년 ASFA 장비를 사업화한 데 이어 2024년 3월 온코센시를 상용화했다. 폐암을 시작으로 난소암·위암·대장암 등으로 적용 암종을 넓혔다. 현재 국내 45개 병원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누적 임상 데이터는 1만3015건을 넘어섰으며 검사 성공률은 80~100%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 엠비디 매출은 2023년 9억원에서 2024년 2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1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억원을 올렸다. 다만 아직 비용 부담이 큰 탓에 적자 상태는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 영업손실은 2023년 53억원에서 2024년 62억원으로 확대됐고 지난해에는 56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상장 이후 온코센시 적용 암종과 국내 병원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파트너사 키야텍(Kiyatec) 검사 건수 증가에 따른 로열티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유럽에서는 현지 의료기관과 임상 검증과 파트너십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환자 수부터 결제까지…미래 매출, 9단계로 쪼갰다
이번 증권신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미래 실적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엠비디는 온코센시 예상 매출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실제 유료검사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9단계로 쪼갰다. 단순히 예상 시장규모에 점유율을 곱하는 대신 각 단계에서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는 환자를 차례로 제외했다.
먼저 전체 암 환자 수에서 신규·재발 환자와 병기별 환자를 구분했다. 이후 실제 치료를 받는 비율과 약물·방사선 치료 비율을 반영했다. 이어 감수성검사를 처방받는 비율과 온코센시를 선택할 의향이 있는 환자 비율을 적용한 뒤 실제 온코센시 검사가 가능한 병원 비중과 검사비를 낼 수 있는 환자 비율을 따졌다. 마지막으로 실제 유료 검사로 전환되는 비율까지 반영한 뒤 검사 단가를 곱해 매출을 계산했다.
전체 암 환자→신규·재발 및 병기별 환자→치료 환자→약물·방사선치료 환자→감수성검사 처방 환자→온코센시 수요 환자→검사 가능 병원 이용 환자→검사비 지불 가능 환자→유료검사 환자로 범위를 좁힌 셈이다. 암 환자 수가 100명이라고 해서 100명 모두를 잠재 매출로 잡는 것이 아니라 실제 치료를 받고 감수성 검사를 처방받은 뒤 온코센시를 선택하고 검사비까지 지불할 환자가 몇 명인지 단계적으로 계산했다는 얘기다.

비슷한 오가노이드 사업을 영위하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지난해 IPO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와 비교하면 매출 추정 변수가 한층 세분화됐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역시 미래 매출 산정 근거를 상세하게 공개했다. 신소재평가솔루션의 국내외 제약사 파이프라인 수와 오가노이드 평가 도입률, 예상 시장점유율, 시장 성장률 등을 토대로 목표 건수를 산출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경우 실제 접촉한 211개 기업 가운데 실제 계약한 23곳을 기준으로 구한 뒤 다시 50%를 할인해 국내 도입률을 구했다. 예상 국내 시장점유율은 50%로 잡았다.
엠비디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실제 검사가 이뤄지는 과정을 여러 변수로 나눈 것이다. 의사가 공급 여건과 관계없이 온코센시를 얼마나 선택할 의향이 있는지를 '처방수요도'로 산정하고 실제 검사가 공급 가능한 병원 비중은 '병원 침투율'로 별도 계산했다. 병기별 분포와 치료율, 처방수요도 등은 미국 주요 병원 암종별 전문의 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과 전문가 인터뷰를 근거로 삼았다.
병원 침투율은 연도별 전망도 내놨다. 엠비디는 국내 병원 침투율이 올해 55%에서 2029년 100%까지 높아질 것으로 가정했다. 미국은 올해 5%에서 2035년 70%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의사가 검사를 원하더라도 실제 해당 병원에서 온코센시를 이용할 수 없다면 매출에서 제외하겠다는 의미다.
엠비디는 환자가 실제 검사비를 부담할 수 있는지도 따졌다. 온코센시는 국내에서 비급여로 제공되는 만큼 검사비 부담이 변수로 작용한다. 엠비디는 처방 대상 가운데 검사비를 지불할 수 있는 환자 비율을 88%로 잡았다. 무료·프로모션 검사가 매출로 잡히는 것을 막기 위해 '유료전환율'도 따로 적용했다. 유료전환율은 출시 첫해 11%에서 2년차 21%, 3년차 39%, 4년차 75%로 높아지고 5년차부터 100%가 되는 것으로 내다봤다.
장비와 임상시험수탁(CRO) 매출도 계약 가능성을 따져 반영했다. 엠비디는 영업 진행 상황을 6단계로 나눴다. 이 가운데 계약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4단계 이상 거래를 중심으로 미래 매출에 넣었다. 거래처마다 현재 어느 단계까지 영업이 진행됐는지와 예상 매출도 공개했다. 아직 계약이 끝나지 않은 거래는 협상이 늦어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위험도 함께 명시했다.
이 같은 변화는 지난 7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제약·바이오 공시 종합 개선방안의 취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바이오기업이 IPO 과정에서 미래 실적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경우 예상 시장규모와 치료율·진단율, 시장점유율 등 핵심 가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단순히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떤 가정을 거쳐 미래 매출과 기업가치가 산출됐는지, 해당 가정이 어긋날 경우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투자자가 함께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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