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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미국 사업 ‘껑충’…관세 우려에도 현지화 속도

  • 김진구 기자
  • 2026-09-05 06:00:56
  • 요약
  • 셀트리온 미국 매출 3배 쑥…SK바팜 42%‧녹십자 78%↑
  • 셀트리온‧녹십자, 한국→미국 공급 급감…현지 매출은 쑥
  • 관세 불확실성 장기화…생산‧원료‧판매망 미국 현지화 속도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우려가 불거진 지 1년여가 지난 가운데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사업이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1년 새 미국 지역 매출이 3배 이상 늘었고, SK바이오팜은 전년동기 대비 42% 증가했다. GC녹십자의 경우 미국법인 매출이 78%,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법인은 91% 증가했다.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미국 사업은 단순한 수출 확대에서 현지 판매‧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현지 생산시설을 잇달아 확보했다. GC녹십자는 원료 공급망, SK바이오팜은 판매·마케팅망을 현지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셀트리온 미국 매출 203%↑…SK바팜도 42% 증가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올 상반기 미국 지역 매출은 494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1630억원보다 203% 증가했다. 회사에 따르면 짐펜트라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체 미국 사업 매출 확대를 이끌었다. 짐펜트라의 상반기 매출은 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다.

SK바이오팜도 미국 지역 매출이 2983억원에서 4221억원으로 42% 늘었다. 주력 제품인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가 꾸준히 처방실적을 확대한 결과다. 2분기 기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총 처방건수는 14만3000건으로 전분기보다 8% 늘었다.

GC녹십자의 미국법인 GC Biopharma USA는 1년 새 425억원에서 754억원으로 78% 증가했다. GC Biopharma USA는 2024년 8월 미국 발매된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판매를 전담한다. 회사는 올해 미국 알리글로 매출을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 지역에서 595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엔 9521억원이었다. 작년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 하면서 관련 매출이 빠진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사업 자체는 순항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아메리카의 매출은 1년 새 68억원에서 130억원으로 91% 늘었다. 올해 3월 인수를 완료한 미국 록빌 생산시설이 2분기부터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현지 생산 기반도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녹십자, 한국→미국 공급 줄고 현지법인 매출 확대

흥미로운 점은 한국법인과 미국법인 간 거래 흐름의 변화다. 셀트리온과 GC녹십자는 올 상반기 한국법인에서 미국법인으로의 판매·용역 거래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지난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에 대응해 현지 재고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영향이 올해 숫자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의 경우 2024년 상반기 247억원이던 한국법인에서 미국법인(Celltrion USA)으로의 특수관계자 거래가 지난해 상반기 4413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미국 현지에 2년치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올 상반기엔 한국법인→미국법인 거래가 431억원으로 다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미국 현지법인 매출은 작년 상반기 1202억원에서 올 상반기 5905억원으로 391% 증가했다. 지난해 관세에 대비해 미국에 미리 공급한 물량이 올해 현지 판매로 이어지면서 거래 흐름이 반대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GC녹십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GC녹십자가 미국 법인에 대한 판매·용역 등 거래액은 작년 상반기 825억원에서 올 상반기 307억원으로 63% 감소했다. 반면 GC Biopharma USA의 매출은 같은 기간 425억원에서 754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관세 대응을 위해 미국 공급을 확대한 이후, 올해는 현지에서 판매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관세 장기화에 생산·원료·판매망 현지화 가속

주요 기업들은 재고를 미리 확보하는 단기 대응에 그치지 않고, 미국 내 생산과 공급망을 직접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어가고 있다. 관세 부과 여부와 수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미국 시장을 현지에서 생산·공급하는 체계로 바꾸려는 전략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작년 9월 일라이릴리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의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절차는 작년 12월 31일 마무리됐다. 약 4600억원을 들여 확보한 이 시설은 6만6000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능력을 갖췄다. 인수 직후 릴리와 약 6787억원 규모의 CMO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2월부터 생산라인에서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12월 GSK와 2억8000만달러 규모의 메릴랜드주 록빌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3월엔 6만 리터 규모의 원료의약품(DS)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했다. 록빌 공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내 첫 생산거점으로, 한국 송도와 미국 록빌을 잇는 이원화 생산체계를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GC녹십자는 미국 시장의 핵심 제품인 알리글로를 중심으로 원료 공급망 현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서 혈장을 직접 확보해 알리글로 생산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알리글로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모품의 안정적인 공급망까지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생산시설을 직접 확보하기보다 미국 내 판매·마케팅 인프라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현지화를 이어가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에 이어 두 번째 혁신신약 확보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달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2029년 미국 출시가 목표다. 기존 엑스코프리를 통해 구축한 미국 영업·마케팅 인프라를 후속 제품에도 활용해 미국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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