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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사 넘어 연결형 수술실로…J&J 외과 혁신의 140년

  • 황병우 기자
  • 2026-09-09 06:00:46
  • 요약
  • 멸균 봉합사에서 절개·지혈·재건까지 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
  • 2025년 메드테크 매출 337억9200만달러…그룹 전체의 35.9%
  • 수술 에너지 통합한 듀알토…오타바 FDA 허가로 로봇 시장 진입

[데일리팜=황병우 기자]봉합사로 현대 외과 수술의 기반을 다진 존슨앤드존슨이 수술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통합 수술실로 혁신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140여 년간 봉합과 절개, 지혈, 피부 봉합으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구축했다면 이제는 개별 기기의 성능을 넘어 수술실 공간과 장비 설정, 유지관리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여러 수술 에너지를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듀알토 에너지 시스템을 국내에 선보였다. 연조직 수술로봇 오타바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봉합사에서 시작한 외과 수술 사업이 연결형 수술실과 로봇수술로 확장되고 있다.

봉합에서 재건까지…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

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 사업을 담당하는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는 심혈관과 외과 수술, 신경혈관, 미용·재건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데이터 사이언스, 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도 기존 의료기기와 결합하고 있다.

메드테크 사업은 존슨앤드존슨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책임진다. 지난해 존슨앤드존슨의 글로벌 매출은 941억9300만달러로 이 가운데 메드테크 사업이 337억92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35.9%에 해당한다.

전년과 비교하면 그룹 매출은 6.0%, 메드테크 매출은 6.1% 증가했다. 의약품과 함께 의료기기가 그룹 성장을 뒷받침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외과 수술 사업의 출발점은 멸균 봉합사였다. 이후 최소침습수술과 개복수술 전반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봉합사와 내시경 수술기구, 자동봉합기, 에너지 기기, 지혈제 등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현재는 바이크릴 플러스와 스트라타픽스 등 봉합 제품을 비롯해 자동봉합기 에셜론, 에너지 기기 하모닉·엔씰, 지혈 제품 서지셀·베라실, 피부 봉합 제품 더마본드·프리네오 등을 공급한다. 봉합사에서 시작한 사업이 절개와 지혈, 조직 재건을 포함한 수술 전 과정으로 확장됐다.

제품과 기술의 확장을 뒷받침해온 또 다른 축은 1943년 제정된 Our Credo(우리의 신조)다. 환자와 고객, 직원, 지역사회,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담은 경영철학으로 존슨앤드존슨은 이를 연구개발과 품질 관리, 인재 육성 등 주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제품군이 넓어진 만큼 다음 과제는 장비 간 연결이다. 최소침습수술과 고난도 수술이 늘면서 한 번의 수술에 여러 에너지 장비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장비마다 제너레이터와 설정 체계가 다르면 설치 공간이 늘어나고 준비와 관리도 복잡해진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관계자는 "외과수술 솔루션 사업부는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의료진 술기 교육과 임상 협력, 디지털 기반 솔루션을 결합해 수술 과정 전반의 효율성 향상을 지원하는 통합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며 "의료진과의 소통과 피드백, 장기적인 R&D 투자를 기반으로 기술 고도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 장비 하나로…듀알토가 바꾼 수술실

존슨앤드존슨이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듀알토는 모노폴라와 바이폴라, 어드밴스드 바이폴라, 초음파 등 여러 수술 에너지 방식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운용하도록 설계됐다. 초음파 절삭기 하모닉과 바이폴라 에너지 기기 엔씰도 연동한다.

듀알토 제품사진

핵심은 여러 장비의 기능을 한데 모아 수술실 운영을 단순화하는 데 있다. 회사가 실시한 R&D 측정에서 듀알토 2대와 에너지 모듈 2대를 쌓은 구성은 기존 에너지 시스템 4대를 설치한 환경보다 차지하는 공간 부피가 최대 46% 작았다.

절개 성능도 기존 제너레이터와 비교했다. 두꺼운 조직을 모사한 사내 R&D 평가에서 듀알토 계열 시스템과 하모닉 포커스 플러스를 결합한 경우 GEN11 제너레이터보다 절개 속도가 최대 25% 빨랐다. 하모닉 1100과 듀알토 조합에서는 최대 9% 향상됐다.

듀알토의 역할은 장비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터치스크린으로 에너지 설정과 장비 상태를 확인하고 외과의사와 시술별 설정을 프로필로 저장할 수 있다. 의료진이 수술마다 설정을 반복하는 과정을 줄이고 일관된 사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이다.

폴리포닉 플리트 소프트웨어는 장비 설치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원격 기술 지원을 담당한다. 개별 의료기기의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여러 기기와 운영 과정을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구조다. 듀알토가 단순한 에너지 기기보다 연결형 수술실을 구현하기 위한 플랫폼에 가깝게 설계된 이유다.

지아영 한국존슨앤드존슨메디칼 및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북아시아 외과수술 솔루션 사업부 대표는 "듀알토 출시는 단순히 새로운 에너지 장비를 선보이는 것을 넘어 차세대 에너지 플랫폼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디지털로 연결된 수술 생태계를 구축해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교육·협업 기반 넓히고 수술로봇 시장 진입

존슨앤드존슨은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동시에 의료진 교육과 국내 기업 협업을 통해 한국 시장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서울 용산 술기센터와 부산 MedTech Lab에서 외과 수술·심혈관 분야의 실습형 교육을 제공하며 Expert Program과 ETHUCATION, S.T.E.P 등 분야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시뮬레이션도 교육 과정에 접목했다.

Our Credo에 기반한 조직문화와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국 법인은 2023년 가족친화 우수기업 인증과 윤리경영 ESG 포럼 대표상을 받았다.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CSC(Credo Steering Committee)를 중심으로 플로깅과 연말 나눔 캠페인, 다문화가정 청소년 멘토링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혔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과의 협업 사례로는 의료 AI 기업 휴톰과 체결한 수술 내비게이션 플랫폼 RUS 공동 판촉 계약이 꼽힌다. 글로벌 제품을 국내에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국내 기술을 자사 네트워크와 사업 기반에 연결하려는 행보다.

오타바 제품사진

수술로봇도 새로운 사업축으로 합류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지난 7월 연조직 수술로봇 오타바에 대해 FDA 드 노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위 우회술과 위절제술, 담낭절제술 등 상복부 일반외과 수술에 사용할 수 있는 허가로, 회사는 미국 내 일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오타바는 수술대와 로봇 팔을 통합한 구조로 설계됐다. 개방형 디지털 생태계와 연결해 수술실 공간과 임상 흐름을 효율화한다는 구상도 듀알토가 지향하는 연결형 수술실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의료진 술기 교육과 디지털 시뮬레이션 기반 역시 향후 수술로봇의 글로벌 확산 과정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내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존슨앤드존슨 메드테크 코리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한국 허가 신청은 결정된 부분이 없지만 미국 상용화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규제기관과 소통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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