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끝나도 안심 못해"…조기 유방암 재발 위험 낮추려면
- 손형민 기자
- 2026-10-12 06:00:4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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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림프절 전이 없어도 고위험군 존재…개별 위험 평가 강조
- CDK4/6억제제 추가 치료로 재발 감소…비용 부담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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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손형민 기자] 조기 유방암 치료에서 수술 이후 재발 위험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호르몬수용체 양성·HER2 음성(HR+/HER2-) 유방암은 치료 종료 후 10~20년이 지나서도 재발할 수 있는 만큼 림프절 전이 여부뿐 아니라 종양의 크기와 등급, 생물학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지형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10일 한국노바티스가 서울 용산 롯데시네마에서 개최한 조기 유방암 인식개선 캠페인 'ONE, THE WOMAN' 토크콘서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시간을 길게 봐야 한다"며 "내분비요법을 5년 또는 10년까지 받았더라도 재발 위험이 0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와 추적관찰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조기 유방암 환자들에게 재발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치료 이후에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ONE, THE WOMAN'은 유방암을 극복해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에 주목하는 캠페인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기 유방암 환자와 보호자 약 100명이 참석했다.
캠페인 앰버서더인 박경희·용석경·박지원·김혜진 씨는 각자의 유방암 진단과 치료 경험, 이후의 일상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이어 김 교수가 재발 위험과 장기 관리의 중요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환우들의 질문에 답했다.
림프절 전이 없어도 고위험군…종양 특성에 따른 평가 필요
조기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1~2기와 일부 3기 환자를 포함하며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 그러나 수술을 통해 암을 제거했더라도 재발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HR+/HER2- 유방암은 다른 아형과 비교해 장기간 재발 위험이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마치고 5~10년 동안 내분비요법을 받더라도 이후 재발이 발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호르몬 양성 유방암의 장기 재발 위험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는 20년간 원격 재발 위험이 약 22%였으며, 림프절 1~3개에 전이가 있는 환자는 약 3분의 1, 4개 이상 전이된 환자는 약 절반에서 원격 재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특정 연구 환자군에서 관찰된 결과로, 개별 환자의 재발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재발 위험을 평가할 때는 림프절 전이 여부가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그러나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라고 해서 모두 재발 위험이 낮은 것은 아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종양 크기가 크거나 조직학적 등급이 높고 세포 증식 지표인 Ki-67 수치가 높은 경우 림프절 음성 환자도 고위험군에 해당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유전자 발현 검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치료 필요성을 판단한다.
실제 고위험 특성을 가진 림프절 음성(N0) 환자의 7년 재발 위험이 16.9%로 림프절 1~3개에 전이가 있는 N1 환자의 17.1%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김 교수는 "림프절 전이가 없거나 1기라는 정보만으로 재발 위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종양의 크기와 등급, 증식도, 유전자 정보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환자별 위험도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환자에게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재발 위험이 낮은 환자는 기존 표준치료만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고위험군에서는 예상되는 치료 효과와 부작용을 고려해 추가 보조요법을 결정한다”고 부연했다.
CDK4/6 억제제 임상 성과…재발 예방 치료 선택지 다양화

조기 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보조요법도 발전하고 있다. 특히 HR+/HER2- 조기 유방암에서는 기존 내분비요법에 CDK4/6 억제제를 추가하는 치료 전략이 임상에서 재발 위험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노바티스의 '키스칼리(리보시클립)'와 릴리의 '버제니오(아베마시클립)'가 있다. 두 약제 모두 암세포의 증식에 관여하는 CDK4/6을 억제하지만 주요 임상시험의 환자 선정 기준과 치료 기간에는 차이가 있다.
키스칼리는 3상 NATALEE 연구를 통해 림프절 양성 환자뿐 아니라 일부 고위험 림프절 음성 환자를 포함한 2~3기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기존 내분비요법에 키스칼리를 3년간 추가하는 방식이다.
김 교수가 소개한 5년 추적 결과에서 키스칼리 병용군의 침습성 무질병생존율(iDFS)은 약 85%, 내분비요법 단독군은 약 81%로 집계됐다. 두 군의 절대 차이는 약 4.5%p였으며 침습성 질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은 상대적으로 약 28% 감소했다.
반면 버제니오는 3상 monarchE 연구에서 림프절 전이가 있는 고위험 HR+/HER2-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추가 투여하는 전략을 평가했다.
김 교수는 버제니오의 7년 추적 결과에서도 재발 위험 감소 효과가 유지됐으며 전체생존율(OS) 개선 결과도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다만 두 연구는 환자군과 임상 설계, 추적 기간이 달라 약제 간 치료 효과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김 교수는 "두 임상시험은 처음부터 재발 고위험군을 정의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 약제의 치료 대상도 다르다"며 환자의 병기와 림프절 상태, 종양 특성에 따른 치료 선택의 중요성을 짚었다.
추가 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임상적 효과뿐 아니라 치료 기간과 부작용, 경제적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는 국내 조기 유방암 추가 보조요법의 급여 적용에 제한이 있어 비용 문제로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진료실에서 추가 치료를 권유하면 재발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환자도 있지만 비용 때문에 선택하지 못하겠다는 환자도 있다"며 "우리나라 보험 급여 체계가 조기암 환자들에게는 다소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치료를 권유하더라도 환자의 경제적 여건과 치료 기간, 부작용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조기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막연한 재발 불안보다 정확한 이해…일상 복귀도 중요
이날 행사에서는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한 치료뿐 아니라 환자들이 치료 이후 겪는 심리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중음성유방암 3기를 진단받았던 박경희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환자들이 의료진에게 보다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좋은 음식이나 생활습관 등을 추천해 달라는 질문에는 원론적인 답변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치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후유증에 대해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상 가능한 치료 후유증을 알고 있다면 이후 신체에 변화가 나타나더라도 이를 무조건 재발의 징후로 받아들이는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박 교수는 환자들이 주치의에게 앞으로 어떤 증상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지, 어떤 경우에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등을 적극적으로 질문할 것을 권했다.
김 교수 역시 재발에 대한 막연한 공포보다는 자신의 암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봤다.
조기 유방암 환자들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마친 이후에도 피로, 근육통, 손발 저림, 수면장애 등 다양한 후유증을 경험할 수 있다. 직장 복귀와 가족 내 역할 회복에 대한 불안도 적지 않다.
김 교수는 "새롭게 발생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된다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면서도 모든 신체 변화를 재발과 연결해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환기했다.
추적검사와 관련해서도 검사를 자주 받는 것만으로 생존기간이 늘어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전했다. 정해진 진료 및 검사 일정을 준수하면서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생활 관리에서는 환자 개인의 체력과 회복 상태에 맞춘 운동, 적절한 체중 유지, 균형 잡힌 식사와 충분한 수면 등을 권고했다. 치료 부작용이 발생하면 참기보다 의료진에게 알리고 필요에 따라 용량 조절 등 적절한 조치를 받도록 했다.
김 교수는 "환자들이 자신의 유방암이 어떤 종류인지, 재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추가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과 부작용은 무엇인지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질문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이후에도 환자라는 정체성에만 머물기보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일상과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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