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총 고비 넘긴 권영희 집행부…대관·소통 과제는 남았다
- 김지은 기자
- 2026-10-12 06: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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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희 “임총까지 나오시게 해 죄송”…소통 부족 인정하며 사과
- 현 비대위 유지됐지만 정부 대응력·회원 참여 방식에 질책 이어져
- 조직 구성 논쟁 넘어 구체적 전략과 정책 성과로 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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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 임시대의원총회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을 부결시키면서 현 집행부는 기존 대응 체계를 이어갈 힘을 얻었다. 이사회 추인을 받은 현 비대위가 유지되면서 별도 기구 구성에 따른 조직 재편 부담도 덜게 됐다.
다만 표결에 앞선 현안 논의에서는 집행부의 대관 역량과 소통 방식에 대한 대의원들의 질책이 이어졌다. 새 비대위를 구성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정부 정책을 사전에 파악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전략과 실행력을 보완해야 한다는 과제도 확인됐다.

대한약사회는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한건축사협회 1층 컨벤션홀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주요 현안 대응방향과 비상대책기구 구성·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총회에는 ‘현안에 대한 대한약사회 대응방향에 관한 건’과 ‘제1호 의안에 따른 비상대책기구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건’이 상정됐다. 현안 논의는 비대면진료 의약품 배송 확대, 안전상비의약품 품목·판매처 확대, 창고형약국 등 약국 시장질서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핵심인 새 비대위 구성안은 전자투표 결과 찬성 108표, 반대 138표, 기권 5표로 부결됐다. 최광훈 총회의장은 표결 결과를 발표한 뒤 집행부에 현 비대위를 잘 운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통 부족” 사과로 시작한 임총…현 비대위는 유지
이날 임시총회는 대의원 결의대회로 문을 열었다. 붉은 머리띠를 두른 대의원들은 약배송과 안전상비의약품 확대 중단, 창고형약국 규제, 약사·한약사 업무 명확화를 요구하며 공동 대응 의지를 다졌다.
이어 인사말에 나선 권영희 회장은 주요 현안으로 회원 약사들이 느끼는 불안과 상심에 공감한다며 사과의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권 회장은 “오늘 대의원님들께서 불편한 마음으로 임시총회까지 나오시게 해드린 것까지 모두 회장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안 해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회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마음을 살피는 데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시에 집행부가 추진해 온 대응과 성과를 설명했다. 정부 부처 항의 방문과 대국회 활동, 1만여명의 약사·약대생이 참여한 전국약사 총궐기대회, 창고형약국 관련 입법 등을 제시하며 집행부와 비대위가 실질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과와 함께 기존 대응체계에 대한 지지를 요청한 것이다. 권 회장은 대의원들의 충고를 듣고 실행하겠다며 이번 총회가 비대위에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임총은 정부의 약배송 확대 등에 대한 대응과 비대위 구성·운영을 둘러싼 문제 제기 속에 대의원 202명의 소집 요구로 마련됐다. 앞서 지난 1일 이사회가 현 비대위 구성을 추인했지만 총회에서 별도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는 의견은 계속됐다.
새 기구 구성을 주장한 대의원들은 총회 뜻을 반영해 권한과 책임을 갖춘 비대위를 세우고 전문성과 대응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존 비대위가 규정에 따라 구성된 만큼 별도 기구를 만들면 대표성이 나뉘고 대정부·대국회 활동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반론이 나왔다. 기존 비대위에 인원과 조직을 추가해 대응력을 높이자는 절충 의견도 제시됐다.
최종적으로 새 비대위를 구성하는 안은 찬성 108표, 반대 138표, 기권 5표로 부결됐다. 집행부로서는 기존 체계를 유지하며 현안 대응을 이어갈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이날 표결 대상은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지 여부였다. 부결 결과를 집행부의 대응 전반에 대한 동의나 현 비대위 운영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로 확대해 해석하기는 어렵다. 토론 과정에서 기존 비대위 유지를 주장한 대의원도 운영에 대한 불만과 평가에는 일리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의원들, 집행부 대응력 지적…1만 회원 결집 이후 전략 요구도
현안 심의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된 문제는 대관이었다. 정부의 약배송 확대 논의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었는지, 발표 이후 어떤 협의를 진행했고 향후 정책 추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질문의 중심에 섰다.
오건영 서울 대의원은 “대약이 성과를 낸 것을 알고 있고 열심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회원들은 앞으로가 우려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부가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지와 함께 그 활동이 정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 무엇을 막거나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다. 국정감사에서 나온 정부 답변의 의미를 놓고도 집행부와 일부 대의원의 평가에는 차이가 드러났다.

집행부는 복지부로부터 약 배송 확대와 관련 사회적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점을 강조했지만 일부 대의원은 그것이 약배송 확대 중단을 뜻하는지 향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의미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발표를 사전에 알지 못한 책임을 집행부에 모두 지우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여당 의원들조차 사전 의견 교환이 없었다고 밝힌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대관 역량을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어졌다. 이광민 부회장은 대관 담당자로서 사과하며 대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회원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식과 국민을 설득할 대안에 대한 질책도 나왔다. 이향란 대의원은 집행부의 안전상비약 확대 대응 방침을 지적하며 “정부는 품목 확대를 고시로 바꾸려고 하는데 우리는 카카오톡 프로필을 바꿔야 하나”라고 물었다. 회원들에게 참여 과제를 제시하는 만큼 중앙회가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공심야약국 확대와 공공약국 설치라는 대안 역시 취약 시간과 지역별 차이, 예산 확보 방안까지 구체화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의원은 “지난 총궐기에서 회원 약사, 약대생 1만명이 모인 것을 성과로 내세우기 전 왜 1만명이 모였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면서 "회원들의 결집을 확인한 데서 더 나아가 그 위기의식을 정책 대응 전략과 실행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희 회장은 비대위 구성 관련 안건 토론 과정에서 현 비대위를 보강하는 방향으로 뜻을 모아주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도지부장들이 모두 공동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지부장 간 의견이 나뉘고 지금의 상황이 온 것은 제 탓으로 생각한다"면서 더 소통하고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거듭 말하기도 했다.
이번 임총에서 집행부가 현 체계를 유지할 힘을 얻게 되면서 대의원들이 요구한 정부 정책에 대한 선제적 대응, 구체적인 대안, 소통 개선을 실질적인 입법과 제도 변화로 이어갈 수 있는 지에 회원 약사들의 시선이 모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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