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바이오 최고 전문가와 한국형 신약 전략 승부"
- 차지현
- 2025-07-07 06: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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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은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 IP 100% 자산화, 신약개발 전 과정 역량 내재화…AI 플랫폼도 구축
- FB-101, 미국 직진출 대신 '일본 경유'…"2027년 코스닥 상장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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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회사를 창업할 시기 마음속에 새긴 표어가 있다. 환자가 우선(Patient First)이라는 원칙이다. 수많은 갈림길 앞에 설 때마다 이 철학을 따라가고 있다."
경기 용인시 본사에서 만난 김재은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신약개발 방향성과 조직 운영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신약개발 갈림길에서든 경영 판단을 내릴 때든, 어려운 결정을 마주할 때 '어떤 선택이 환자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복잡하던 상황도 의외로 명확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와와 국내 제약사 넘나들며 연구개발(R&D)부터 사업개발(BD), 전략 수립까지 전 주기를 두루 경험한 신약개발 전문가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명공학 학사와 생물과학 석사 학위 취득 후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대표는 미국 와이어스에서 신약개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이니시에이션 업무를 맡아 과학적 타당성, 개발 경로, 사업성,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와이어스에서 6년 넘게 근무한 뒤 프랑스 사노피에 합류했다. 김 대표는 사노피에서 신약 발굴·평가 부서(Search & Evaluation)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국내 초기 신약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이를 사노피와 연결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김 대표는 사노피에서의 경험을 "신약개발의 시작점을 설계한다는 건 단순히 기술을 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과학적 타당성, 규제 요건, 시장성, 경쟁 환경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종합 예술'과도 같다는 사실을 실무를 통해 체감한 시기"라고 회상했다.
이후 김 대표는 이후 GC녹십자, 한독 등 국내 제약사에 몸담았다. 당시는 국내 제약사 사이에서 '신약다운 신약'을 개발해보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때였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는 오랫동안 미투(Me-too)나 제네릭 중심 개발에 머물러 있었던 터라, 정작 신약개발의 출발점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김 대표는 빅파마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의 R&D 체계 정립과 파이프라인 기획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 대표가 말하는 퍼스트바이오의 강점은 기초 체력이 탄탄한 회사라는 점이다. 초기 퍼스트바이오를 창업할 때 그가 구상한 모델은 기획형 바이오(Buy and Build)다. 이는 경험 많은 전문가와 풍부한 자본을 바탕으로 회사를 설립한 뒤 지속해서 밸류업을 시켜나가는 전략이다. 성장성이 높으면서 경쟁이 치열해 신속한 임상 개발이 요구되는 분야에 전력을 다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아이디어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모더나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김성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머크와 종근당 효종연구소장을 거친 인물이다. 이진화 최고과학책임자(CSO)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독 등을 거친 글로벌 R&D 전문가다. 이성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일리아스 바이오로직스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친 인물로, 오름테라퓨틱에서 특허와 법무, 컴플라이언스 관련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국내 바이오 시장은 기획형 바이오가 현실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자본과 제도적 기반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수조원이 드는데, 우리나라가 투입하는 자금은 빅파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이건 조기 축구회에 공 하나 쥐어주고 월드컵에서 우승하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자금이 제한적인 국내 바이오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국의 모델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한국형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국 바이오텍은 미국 회사와는 달라야 한다는 것. 김 대표는 "차별화를 위해 퍼스트바이오의 기본 방침은 지적재산권(IP)을 100% 회사가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의약화학 역량을 전적으로 인하우스(in-house)로 보유해 히트물질 발굴부터 합성, 최적화 후보물질 선정(PCC)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내부에서 완결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그는 "2021년도부터 AI 부서인 AID(Accelerated In-silico Discovery)팀을 신설했고 예측모델 등 독자적인 AI 플랫폼을 갖춰 고도화를 진행 중"이라며 "보유 AI 플랫폼을 이용하면 수십만개 이상 화합물 스크리닝과 후보물질군 확장을 통해 높은 신뢰도로 후보물질의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FB849는 퍼스트바이오 파이프라인 중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있다. FB849은 HPK1(hematopoietic progenitor kinase 1)을 타깃으로 하는 차세대 면역항암제다. 기존 면역관문억제제(ICI)에 불응하거나 내성을 보이는 환자군을 대상으로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물질이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미국 모피트(Moffitt) 암센터 와 공동임상 계약을 체결,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FB-101은 퍼스트바이오의 첫 프로젝트다. c-Abl 저해제로, 퇴행성 뇌질환의 근원적인 병리 기전을 조절 가능한 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높은 뇌혈관장벽(BBB) 투과율과 낮은 오프타깃 독성, 우수한 선택성을 기반으로 경쟁 후보물질 대비 강점을 갖췄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FB-101은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과 파킨슨병을 적응증으로 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초 미국에서 임상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자금 운용 효율성과 임상 진행 속도를 고려해 국내로 임상 거점을 전환했다. 국내에서 단일 용량 상승(SAD)과 반복 용량 상승(MAD) 시험을 마무리한 후 일본과 호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b과 2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일본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해 조기 승인 가능성을 확보한 뒤, 자본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다시 미국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R&D 측면에서 가시화한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퍼스트바이오는 지난 4월 리가켐바이오와 공동연구·기술이전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단계별 기술이전 옵션이 포함된 광범위한 R&D 협력 구조로, 양사는 기존 항체약물복합체(ADC)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저분자 항암제와 차세대 페이로드(payload)를 공동 개발한다는 목표다. 해당 계약을 통해 퍼스트바이오는 리가켐바이오로부터 초기 연구자금을 확보했고 프로그램의 진척도에 따라 추가적인 연구비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바이오USA에서 파이프라인 관련 미팅도 활발하게 진행했다. 김 대표는 "임상 단계 물질인 FB849와 FB-101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ALS에 관심있는 일본 회사와도 미팅을 다수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번 행사 참가는 퍼스트바이오의 파이프라인과 개발, 사업화 전략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재확인하고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후속 미팅과 비밀유지계약(CDA) 체결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퍼스트바이오 지난달부터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 단계 신규 투자 유치를 본격화했다. 연내 클로징을 목표로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앞서 퍼스트바이오는 2016년 시리즈A 80억원, 2018년 시리즈B 190억원, 2020년 브릿지펀딩 170억원, 2022년 시리즈C1 151억원, 2023년 시리즈C2 168억원 등 누적 76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기술보증기금 싱가포르지점 개소식에 초청돼 파이프라인과 사업을 소개하고 현지 벤처캐피탈(VC)과 미팅을 진행했다"면서 "FB849의 초기 임상 POC를 확인하고 2026년께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한 뒤 2027년에 코스닥 상장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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